글과 그림 모두에 천재적인 여류시인의 감성을 헤아리며 번역해 보았어요
나이는 당신이 아니에요.
입는 옷의 크기도,
몸무게나
머리 색깔도 당신이 아니에요.
이름도
두 볼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에요.
당신은 당신이 읽는 모든 책이고
말하는 모든 단어들이에요.
당신은 아침의 가라앉은 목소리고
애써 감추려는 미소예요.
당신은 웃음 속의 사랑스러움이고
그동안 흘린 모든 눈물이에요.
당신은 철저히 혼자임을 깨달을 때
한껏 소리 높여 부르는 노래들이에요.
당신은 그동안 다녀온 장소들이며
당신이 집이라고 부르는 곳이에요.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이에요.
당신은 침실에 놓인 사진들이며
당신이 꿈꾸는 미래예요.
당신은 참 많은 아름다움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럼에도 잊어버린 것 같아요.
당신이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규정하도록 내버려두면서.
by 에린 핸슨(Erin Hanson) / 번역가 김광수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