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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까만 오른발 Aug 24. 2022

운동 쪽지시험

운동으로 자존감 지키기

  요즘은 평균 주 3회 정도 헬스를 한다. 헬스라는 운동은 들 수 있는 또는 견딜 수 있는 무게가 늘어나거나 반복 횟수가 늘어나면서 내가 성장을 했음을 느낀다. 그런데 일정 범위를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단순히 성장을 넘어 그날의 컨디션이나 영양, 휴식 상태에 따라 성장을 못했음을 느끼기도 한다. 분명히 나는 운동을 했다. 그 노력에 따른 결과로 성장을 했음을 확인하고 싶다. 그 확인 또한 내가 가장 인정받고 싶어 하는 분야나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종목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확인을 하는 게 운동을 오래도록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매주 목요일마다 풋살을 정기적으로 한다. 나에게는 이 시간이 지난 한 주 동안 내가 운동을 한 성장의 쪽지시험이라고 여긴다. 한 주 동안 평균적으로 3회 정도 근력 운동을 하면서 기른 힘과 지구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풋살을 하면서 내 나름 정한 평가의 기준이 있다. 


  1. 무릎 통증

  나는 양 쪽 무릎에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래서 무릎 통증에 가장 예민하다. 하체 근력을 키우고 나서는 이 통증이 점차 사라졌다. 그렇지만 풋살과 같은 방향 전환이 잦은 운동을 하면 통증이 올라오고는 한다. 그래서 하체 근력을 더 강화하려고 주 2회 정도 하체 근력 운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무릎에 가해지는 부하를 견딜 수 있는 근력을 유지하고 있다. 체중이 늘거나 하체 운동을 한 주라도 거를 경우에는 이 통증이 다시 올라오는 걸 느낀다. 무릎 통증만 느껴도 예전에 수술을 해야 했던 때의 고통이 떠올라서 당장 하체 운동을 일주일 동안 쉰다. 그리고 통증이 가라앉을 무렵부터 다시 하체 근력 운동을 시작한다. 내 무릎이 허락하는 내구성 안에서 운동을 하고 하체 근력 운동을 통해 그 허용범위를 더 이상 좁혀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내가 정의하는 성장이다.


  2. 호흡

  근지구력이나 체력의 경우에는 항상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나도 30대에 접어들고 20대의 신입 회원들과 섞여 운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보다 더 잘 뛰는 회원이 많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그렇게 평균 연령은 점점 내려가고 운동 템포는 점점 빨라진다. 이 사이에서 내 호흡을 유지하면서 경기를 따라가기에는 너무 힘에 부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힘이나 근비대보다는 근지구력을 위주로 운동을 했다. 1RM의 60~70% 무게에서 반복 횟수를 늘리는 운동법으로 지구력과 호흡을 길게 늘이려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체력이 늘어갔다. 경기가 끝나면 바로 두 손을 양 무릎에 올리고 숨을 거칠게 내뱉었다. 요즘에는 내 호흡을 점차 유지하다 보니 머리에도 산소 공급이 조금씩 원활해져서 한창 풋살 경기중에도 생각이란 걸 할 수 있다. 그래서 좀 더 여유가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만약 호흡이 뒤쳐지면 내 경기방식이 단조로워지고 앞만 바라보고 뛰게 된다. 시야가 좁아지다 보니 잔실수가 는다. 이런 실수를 최대한 적게 하고 내가 슛을 하는 것보다 양 옆에 있는 팀원들에게 패스를 더 많이 할 때에 내가 지구력 측면에서 성장했음을 느낀다.


  3. 칭찬

  풋살장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경기를 하기 전에 몸풀기로 슈팅 연습을 한다. 최근 들어서는 내가 슛을 할 때 발목 힘이 강해진 것을 느낀다. 그걸 보고 회원들이 놀라면서 나에게 칭찬을 해준다. 몸 둘 바를 모르겠지만 나도 나에게 놀랄 만큼 성장을 한 모습에 속으로 뿌듯해한다. 그리고 요즘에는 기온과 습도가 높다 보니 상의와 하의가 땀에 젖어서 몸에 달라붙어 있다. 그럴 때마다 달라진 내 외형을 보고 감탄을 해주는 회원들 덕분에 반팔을 입는 재미가 생겼다. 이런 칭찬 한마디가 내 자존감을 드높여주는 것 같다. 


  이런 나만의 기준을 세워 매주 평가를 받는다 생각하고 풋살을 하니 집중도 더욱 잘된다. 요즘에는 시간이 더욱 빨리 가는 것 같다. 벌써 8월의 끝자락이다. 말도 안 되게 덥고 습했던 괴로운 밤이 어느샌가 사라졌다. 그 사이에 나는 뭘 했고 뭘 이뤘는지 모르겠다. 비단 운동뿐만 아니라 내 인생에 있어서 다른 면에서도 쪽지시험을 스스로 날짜를 정해두고 봐야겠다. 쪽지 시험은 한번 보고 버릴지언정 내가 성장 혹은 퇴보를 나 스스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이렇게 시간을 허비해버렸다는 생각은 덜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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