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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푼 Aug 27. 2024

한 통의 전화

가을의 길목






오늘도 아침부터 날이 흐렸다. 자꾸 낮아지는 구름의 무게에 몸이 짓눌린다.


무언가를 하고자 했던 의지가 맥없이 꺾이던 찰나,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근처 로컬푸드 매장에 가고 있으니, 시간 되면 얼굴이라도 보자 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고민했다. 차로 가면 5분, 걸어가면 10분… 잠시 후 카트를 끌며 걸었다.


구름 뒤에 꼭꼭 숨은 해 덕에 걸을 만했다. 가을의 길목에서 지인이 손을 흔들었다. 나도 힘껏 손을 흔들었다. 야외 의자에 앉아 매장에서 파는 사과, 레몬, 케일 주스를 함께 마셨다. 바람은 시원하고 건강한 맛이 온몸에 퍼졌다.


건강과 아이이야기를 하다가 함께 장을 보았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다시 카트를 끌며 집으로 돌아왔다. 가지를 볶았다. 오늘의 반찬 중 하나는 해결이다.


걸음수를 확인했다. 총 3200 걸음이다.  한 통의 전화가 아니었다면 이조차 걷지 못했겠지… 오늘의 나약한 나를 멈추게 해 주어 고맙다. 이제 컴퓨터를 켜야겠다. 아, 이미 켰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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