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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귀향, 꿈의 귀향

시 백구

by 설애

고요한 귀향


조병화


이곳까지 오는 길 험했으나

고향에 접어드니 마냥 고요하여라


비가 내리다 개이고

개다 눈이 내리고

눈이 내리다 폭설이 되고

폭설이 되다 봄이 되고 여름이 되고

홍수가 되다 가뭄이 되고

가을 겨울이 되면서

만남과 이별이 세월이 되고

마른 눈물이 이곳이 되면서


지나 온 주막들 아련히

고향은 마냥 고요하여라


아, 어머님 안녕하셨습니까


꿈의 귀향


조병화


어머님 심부름으로 이 세상 나왔다가

이제 어머님 심부름 다 마치고

어머님께 돌아왔습니다.


고향은 고요합니다.

고향은 언제나 그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어머니나 할머니가 있습니다.

마음 안정되는 그 곳이 고향입니다.


긴 추석 연휴가 지났습니다.

고향에 다녀와 모두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덧붙이는 말]


조병화 시인과 서정주 시인은 전두환 시대에 찬양시를 썼던 이력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완벽하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시를 시로만, 시인은 시인으로만 보고 싶은데, 이런 이력이 따라오면 시를 소개하기가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글은 사람을 보여주는 거울이므로, 글 쓰는 사람을 보지 않을 수 없어 굳이 사족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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