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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by 설애

할아버지는 이미 이 세상에 없다.
처음부터 상당히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이것은 어찌할 수 없는 사실이다.

첫 문장이 간결하다고 느꼈다. 또 담백하달까.

고서점을 운영하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고등학생인 린타로에게 책을 지키는 말하는 고양이가 나타나 미궁으로 들어가서 책을 구하는 이야기이다.




나쓰키 서점은 오래된 집들과 건물들에 파묻히듯 조촐하게 서 있는 작은 서점이다. 구조는 상당히 독특하다. 입구에서 안쪽까지는 길고 좁은 통로가 이어지고, 양쪽 벽에는 천장까지 만들어 붙인 붙박이 책장이 통로를 내려다보았다. 머리 위에는 여기저기에 복고풍 램프를 매달아 놓아, 윤기 있는 바닥에 부드러운 빛이 서점을 가득 메웠다.

미궁은 크게 3개로 이루어져있다.


책을 가두는 자는 말그대로 책을 다독하며 전시하는 자이다.


"무턱대고 책을 많이 읽는다고 눈에 보이는 세계가 넓어지는 건 아니란다. 아무리 지식을 많이 채워도 네 머리로 생각하고 네 발로 걷지 않으면 모든 건 공허한 가짜에 불과해"


책을 자르는 자는 책을 잘라 압축하여 후세가 더 많은 책을 쉽게 읽을 수 있게 하는 자이다


"난 책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어. 사람들이 읽지 않는 이야기는 언젠가 사라지는 법이지. 나는 그게 너무도 안타까워 이야기가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는 것뿐이네. 줄거리를 만들고 속독법을 만들면서 말이야. (중략)"


팔아치우는 자는 '세계제일출판사' 사장으로 잘 팔리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다. 서점도 돈은 벌어야 하지만, 책의 의무는 잘 팔리는 것에만 있지 않다.


세 사람을 만나 책을 해방하고 할아버지의 고서점을 이어받는 이야기다. 문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무엇 하나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도 스스로 선택한 소박한 일상을 자신의 발로 걸어가는 것이 지금 린타로에게 주어진 임무다.




책에 나오는 책과 독서에 관한 고찰이 참 좋은 책이다.

<책의 미로> 스물네 번째 책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를 읽어보시길

제가 읽고 난 후, 표지가 더 예쁘게 바뀌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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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