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 박웅현
책은 도끼다
책의 제목은 카프카가 한 말에서 유래했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 1904년 1월, 카프카가 친구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책은 도끼다 중에서
[책이 도끼다]라는 책이 다른 책을 통해 읽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다시 그 책을 소개하려니 액자 속에 액자를 넣는 것처럼 어색하다.
액자라는 말에서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한 차장님께서 여자 친구와 사진을 찍어 액자에 넣었는데 헤어진 후에도 사진을 버릴 수 없어서, 새로운 여자 친구와 찍은 사진을 그 위에 올리고 올리다 결혼을 하셨다. 어느 날 아내와 본가에 가서 있다가, 아내가 액자를 들고 같이 찍은 사진을 본다. 무엇엔가 홀린듯 액자를 열어 사진을 꺼낸다. 남편인 차장님과 이전 여자친구의 사진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이 후, 차장님은?
그대의 상상과 일치할 것이다.
액자에 넣어둔 사진처럼 책을 읽고, 그 책을 한 장의 사진으로 찍어서 보관하고 싶지만, 새로운 책이 기억을 덮고 또 다른 책이 기억을 덮는다. 잊혀지지 않기 위한 새기는 독서, 도끼같은 독서를 해서 액자의 개수를 늘리고 싶다. 그렇다면 이 책으로 어떻게 액자를 늘리는지 배워야 한다.
박웅현 작가의 책은 읽은 지 오래되어서 다시 읽고 이 글을 쓴다. 분명 책의 인상이 남아있는데, 다시 읽으니 새롭다.
목차는 아래와 같으며, 나의 독서 이력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서 읽으면서 기뻤고, 새로운 영역으로 넓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는 책에게는 바람둥이이다. 한 번에 읽는 책이 여러 권이고, 한 권을 한 번에 읽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런데 벌이나 나비가 수정을 시키듯, 나는 책과 책 사이에서도 열매를 얻어냈다고 생각한다.
대학교 3학년때부터 읽은 장 그르니에의 책은 4권이나 있으나 아직도 다 읽지 못 했으며, 밀란 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다 읽었으나 여전히 어렵다. 김훈은 더 좋아졌으며, 알랭 드 보통은 조금 소원해졌다. 카프카는 지속적으로 알아가는 중이며, 톨스토이는 잘 만나지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다 읽지 않은 것이지 포기한 건 아니다.
[양철북]은 읽는데 7년이 걸렸고, 다 읽고 나서는 포기하지 않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읽은 책을 소화시키는 시간도 다르다. 읽다 체하는 책도 있거니와 읽은 후 계속 되씹는 책도 있다. 책을 대하는 나는 바람둥이, 벌과 나비, 소, 제우스처럼 변신하며 이 여자, 저 여자 만나는 편인 것이다.
박웅현 작가는 천천히 읽으며 씹어먹는 독서를 권한다.
여행을 가면서 그냥 나서는 사람도 있고,
역사, 문화, 맛집, 기념품까지 다 알고 가는 사람도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정답은 없지만,
독서의 가이드를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을 무기로 만드는 가이드북
<책의 미로> 열네 번째 책
[책은 도끼다]를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