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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엘/사랑이/호두/담비/캐빈

우리 함께 지내요~~~

우리 {♡♡}이를 소개해 주세요^^

• 이름 : Ciel (씨엘)
• 나이 : 2살 (뗏에는 3살 되네요~^^)
• 성별 : 남
• 견종 : 비숑
• 몸무게 : 4.7kg
• 성격 : 입질 한 번 안 하고, 가족과 있으면 짖는 소리도 들을 수 없는 정말 온순하고, 착한 강쥐에요~^^ (제 눈에 콩깍지도 있겠지만 정말 천사 같은 아이에요~^^)
• 알레르기 음식 : 닭고기 알레르기가 있는 거 같고요~ 비숑이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기성품 간식은 안 먹이고 있어요~
• 예약 기간: 2024.2.9-2024.2.14
• 개인 준비물 : 산책줄, 입마개, 침대, 사료, 애착 인형이나 장난감

● 전달사항 : 강쥐 키우면서 저희가 계속 케어 하고 싶어서 해외여행을 안 갔어요~
너무 곱게? 키워서 다른 강쥐들과 어떤 식으로 어울릴지 모르겠는데요~
치이지는 않을지 ㅋㅋ
붕가붕가도 안 하는 아이라
그런 걸 다른 강쥐들테 배우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 제가 너무 과하게 오버 하네요 ㅎㅎ 암튼

새벽어둠이 막 흩어지고 아침 하늘이 하노이 도시에 스며들고 있었다

열리고 닫히는 로비 현관문은 새벽 찬바람을 한 묶음씩 실어 나르고 유유히 공중부양했다


바리바리 씨엘의 짐을 챙겨 오신 보호자님은 씨엘에 관한 정보를 꼼꼼히 알려 주셨다


밥을 잘 안 먹어서 소고기를 섞어서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주셨다

보호자님과 떨어져 지내 본 경험이 없어서 씨엘의 사회적 관계를 잘 모르겠다는 말속에 불안한 마음이 엿보였다


보호자님 가슴에 안긴 씨엘은 잠이 덜 깬 각성 상태처럼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을 애써 하려 들지 않으며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른 새벽부터 새로운 친구의 등장으로 초코, 캐빈, 담비가 새벽 산책도 잊은 체 씨엘에게 몰려와 관심을 보였다


평소에 담비와 안면이 있어서 인지 씨엘은 크게 불안해하거나 두려운 기색은 없어 보였다

나는 씨엘의 소지품을 정리하며 씨엘을 눈여겨보며 관찰했다

낯 선 장소를 무서워하기보단 호기심과 궁금증이 앞섰다

거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녔고, 먼저 온 형아들의 지나친 스킨십도 예민함도 없이 순하게 받아들였다


새벽이지만 약간의 웰컴 간식(보호자님이 챙겨주신 간식)으로 긴장을 풀어 주었다


새벽은 빠르게 아침에게 자리를 내어 주었다

1조 산책조 :  초코와 캐빈을 짧게 산책을 다녀왔다

2조 산책조 :  담비와 씨엘을 준비했다


새벽 공기가 차가워 외출복을 입혀 볼까 했지만, 평상시 외출복을 좋아하진 않는다는 보호자님의 정보가 생각났다


혹여 입기 싫은 외출복으로 처음 본 나와 감정적 불편함이 우려되 다음 산책 타음으로 미루었다


찬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밖으로 나온 씨엘은 천방지축 좋아했다


오고 가는 사람은 물론 문을 연 상가가 없는 모습은 한 해 최대 명절 연휴 다웠다

상점 외부에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베트남 전통의 장식들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춥다 추워~~ 씨엘 어여 들어가서 아침밥 먹자~~"




어렵게 함께하게 된 사랑이다

매번 연휴가 되면 항상 오던 사랑이가 이번엔 안 오나 보다 했었다

보호자님은 나를 너무 믿고 있어서 당연히 사랑이를 맡길 수 있을 거란 안일함에 늦게 연락을 했다며 많이 미안해하셨다

사실... 나도 연휴 때가 되면 사랑이를 기다리곤 했었다



사랑이는 사실 덩치에 비해 너무도 순한 아이다

덩치가 크다 보니 거칠거나, 행동이 클 것 같은 선입견을 처음엔 나도 가졌다


하지만, 막상 사랑이와 하루를 살아 보니 순해도 이렇게 순할 수가 있나 싶었다


거대한 몸짓을 가진 사랑이가 집으로 들어오니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사랑이에게 관심을 보였다

냄새를 맡는 아이, 사랑이 주변을 배회하며 염탐을 하는 아이 등등 제각각 바쁘게 움직였다


자신에게만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이 낯 설고 불편한지 사랑이는 집중적 관심을 받고 있는 자리를 피하고 있었다

예전보다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난 사랑이는 사랑 그 자체였다

짧은 기간이지만 듬뿍 사랑하며 지내보려 한다




장년 여름에 장기 투숙한 이후로 다시 만나게 된 호두다

깨발날 호두가 외모와 행동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하는 붕 뜬 기대감이 들었다


캐리어에서 천천히 앞 발을 빼꼼히 빼는 순간부터 많은 댕댕이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작은 몸이 잠깐 주춤거렸다


새로운 친구가 올 때마다 서로 먼저 냄새를 맡으려다 보니 한꺼번에 몰리는 모습을 보는 나 또한 아찔하다

생각보다 호두에 대한 탐색 시간은 짧게 끝내고는 각자의 관심사로 흩어졌다


무엇보다 장년의 깨발날 호두의 이미지는 거의 남아 있어 보이지 않았다

깨발날 아기 호두가 그 사이 세상을 조금 알았다는 의젓함이 보였다


언제 어디서 보든 '호두네 호두였어' 하는 방석 빼기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니 잊고 있던 아기 호두가 온 것 같아 반가웠다


한낮의 낮잠을 곤하게 자고 일어난 호두와 나와 단둘이 오후 산책을 다녀왔다

위험하게 막무가내로 달리지도 않고 조심스럽게 걸으며 시야를 확인하는 모습에서 우리 호두가 확실히 컸구나를 느꼈다


저 작은 몸으로 올망졸망 걷고 달리며 영역 표시도 뿅뽕 날리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ㅎㅎㅎ


내 입은 한참을 헤벌쭉 하며 희죽거렸다

아마도 멀리서 누군가가 허멀게 웃고 있는 나의 얼굴을 본다면 '저 사람 반쯤 정신이 나갔나 봐 ~~ 나갔어' 하지 않았을까? 하는 머쓱함이 들기도 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나는 그냥 호두를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니까 말이다



세상 업어가도 모를 만큼 떡실신 모드로 밤 통잠을 잘 자고 일어났다

나에 대한 신뢰도가 인정되면서 담비 특유의 분리 장애가

새벽 산책을 준비하면서 시작되었다


1조 팀이(초코, 캐빈) 산책을 준비하고 다녀오는 내내 애절하게 울부짖었다

담비의 울음소리는 성능 좋은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상시킬 만큼 복도 공간을 가득 채웠다


서둘러 바로 2조 팀을(담비, 씨엘) 준비하며 담비의 슬픈 마음을 조금이 남아 덜어 주려 바쁘게 움직였다

신기한 건 밖에 나오면 나만 바라보던 접착제의 성능이 상실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신나게 가고 싶은 곳으로 달려 가다가도 "담비야~~ 이쪽으로 가자~~" 하고 말하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의 통제를 잘 따라 주었다


뿐만이 아니다

길을 건너 가거나, 계단을 오르거나, 잠깐 쉴 때 도 나의 걸음 속도와 싸인을 똑똑하게 알아차렸다


산책은 또 얼마나 좋아하는지 맘 같아선 산책줄을 풀고 쉰나게 공놀이도 하며 달리게 해 주고 팠다


밖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집으로 들어오면 담비는 나와 눈만 마주쳤다 하면 안아달라는 신호를 자주 보냈다


담비의 "주세요~~ "

몸을 일자로 곳곳 하게 세우고는 두 앞발을 나란히 붙이고 앞으로 마구마구 흔들어 댄다

마치 어린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엄마에게 공손한 버전으로 "엄마 주세요~~" 하며 흔드는 모습처럼 말이다


뭔가 원하는 게 있어 보였다

앞 발은 계속 흔들고, 눈 빛은 나를 벗어나지 않았다

어린아이라면 "어구 어구 사탕이 먹고 싶다고? 그래그래 주세요를 참 잘하네 우리 아기~~" 하며 소통을 했을 것이다


상대는 댕댕이다

처음엔 담비가 알아듣는 것과는 상관없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의 말을 하며 담비의 의도를 찾아내려 했다


그러나,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그러다 의자에서 '주세요'를 하는 담비를 안아 주었다


어머나?! 이럴 수가?


순식간에 담비의 불안한 울음이 뚝!! 멈췄다


어?!! 이거 뭐지? 이거라고? ! 안아 달라는 거였다고?!


너무 단순한 걸 원하는 거였기에 나는 문제가 해결되었음에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혹시나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싶어 담비의 '주세요~'액션이 나올 때마다 시도해 보았다


오~~마이 갓!!!


다소 무거운 담비지만 ㅋㅋㅋ

잠시라도 안아 주었더니 담비의 어리광이 시간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소멸되어 갔다


아주 조금의 표현일 뿐이지만 담비에겐 커다란 위안이 되길 믿어 보며 오늘도 건강하게 지내야겠다



시간이 흐를수록 날이 갈수록 친구들이 계속 모여들었다

새로운 친구들이 들어올 때마다 호기심이 가득했던 액션들이 캐빈은 점점 시들해져 갔다


이렇게 한 날 한 시에 많은 댕댕이들을 만나고 함께 생활하는 인연이 보통 인연은 아닌 듯 보였다


인연은 시작과 동시에 고리처럼 이어지고 이어져서 오래도록 유지됨을 의미한다

캐빈은 다양한 친구들이 모인 이 인연 속에서 기웃거리고 놀기도 했지만 딱히 마음이 끌리는 친구는 없어 보였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비슷하기에 나는 캐빈의 마음이 그리 낯설게 느껴지진 않았다


부부로써 만난 인연

친구로써 만난 인연

가족으로써 만난 인연

직장에 만난 인연까지....

다양한 인연으로 우리는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어쩌면 오늘 만난 댕댕이들도 일시적 인연으로써의 역할만 남게 되는 만나고 헤어지는 반복으로 끝날 수도 있다


인연이라고 믿었던 인연이 실연이 되기도 하고

인연이 될까 의심했던 사이가 운명이 되기도 한다


오늘 캐빈의 마음을 통해 나의 마음을 넣어 보았다

나는 인간이고 댕댕이들은 동물이지만 나와 댕댕이와의 인연이 가늘고 여린 고리로 연결될지라도 오래 보고 포근한 인연이 되길 바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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