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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_'아니? 이 자세로도 잠을 자네?'

표현이 확실한 담비와 씨엘 사이에서 호두가 빈틈을 뚫고 나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똘똘한 모습이 자주 보였다

내가 글을 쓸 때면 나의 허벅지 위로 올라오고 싶다는 적극적인 씨엘 옆에서 호두도 지지 않고 표현한다


나는 이게 가능할까? 했다

일단 씨엘을 올리고 냅돠~~~ 호두도 허벅지 안으로 밀어 넣었다 ㅋㅋㅋ

호두는 씨엘이 눕든 밀리든 상관하지 않아 했다

넉넉하고 편안하게 자리를 잡았던 씨엘이 밀리고 밀려서 뒤 다리가 공중부양 아슬아슬하다


나의 허벅지에 몸을 맡기고 얼굴과 다리가 땅으로 흘러 있어도 누구 하나 내려가겠다고 하지 않는다

'아니? 이 자세로도 잠을 자네?'

'오~~~ 신기해 신기해'


아 그런데 문제는 바로 나에게로 발생됐다

발이 너무 져린 것이다

한 자세로 오래 있다 보니 피도 안 통하고 근육도 욱신거렸다


곤하게 자는 아이들을 방해하기가 미안해서 어찌어찌 시간을 끌고 끌다 도저히 못 참겠다 싶을 때만 자세를 조금씩 움직였다

'옴마나? 뭐냥? 둘이?'


내가 다리를 움직여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던 잠을 이어서 잘도 잔다 ㅎㅎㅎ


이런 울퉁불퉁 자세에서 어찌 저리도 곤하게들 자는지 ㅋㅋㅋ



오늘 새로운 친구의 등장으로 우리 캐빈이 새로운 친구의 반가움이 점점 짧아진다 ㅋㅋ

캐빈 입장에선 모든 게 뒤로 밀린 기분이지 않을까? 싶었다


혼자 넉넉하게 자던 침대도 이젠 모두가 함께 자는 곳임을 잘 받아들였다

하루가 살포시 올라와도 무념무상이다 ㅎㅎ


산책도 다른 친구들이 모두 다녀온 후여서 많이 기다려야만 했다


간식도 다른 친구들 한 입 한 입 돌고 돌아 자기 차례가 오기까지 길게만 느껴질 것이다

얼마나 기특한지...

참을 줄도 알고, 기다릴 줄도 안다


캐빈의 고마운 배려에 나는 무엇으로도 보상해 주고 싶어다

그래서 산책 시간을 다른 친구들에 비해 조금 더 늘려 주었다


담비나 씨엘, 호두, 하루는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표현한다

반면, 사랑이, 캐빈, 초코는 좀 멀찍 감치~~ 떨어져서는 쪼무래기들 ㅋㅋ 이 다 끝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 준다


요즘은 형제가 많지 않아 잘 볼 수가 없지만 형제가 많은 집이라면 형제들의 시끌벅적한 난투극 사이로 가만히 기다리는 아이들이 꼭 껴 있곤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부모는 그런 착한 아이를 효자 효녀라고 부르곤 하며 페런츠어덜트(parent child) 화 되는 아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형제들 중 맏이로 태어난 아이들이 부모의 일과 역할을 돕다 보니 어린 부모가 된다는 뜻으로 애어른이라고들 많이들 표현 한다


세상에나~~~

사랑이, 캐빈, 초코가 나의 일을 도와주다니 말이다


우리 사랑이, 캐빈, 초코도 알고 보면 어리고 도와줘야 할 것도 많은 여린 존재임을 내가 잊지 말아야겠다


이제 곤하게 자고 있는 낮잠을 깨워야겠다

앗!! 우리 맏이들 또 기다려야 하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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