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_ 1. 적응이 뭐예요?
우리집 단골고객 캐빈
보호자님 가슴에 얌전하게 안겨 로비 저 멀리서 오는 캐빈을 보았다
보호자님과 간단한 인사를 하고 캐빈과 캐빈의 소지품을 건네받았다
캐빈은 우리 집 호텔링 단골 고객이다 ㅎㅎ
붙임성 좋은 캐빈은 너무도 익숙하고 편안하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나의 가슴에 안겼다
캐빈의 장기기억에 나라는 사람이 기억되고 있나 보다
보호자님과 헤어지는 순간에도 크게 동요하거나 불안해하지도 않았다
그런 캐빈의 분위기가 다소 서운해 가늘고 느린 손 인사를 보여 주었지만 보호자님을 머쓱하게 했다
집으로 들어온 캐빈은 방과 거실을 오고 가며 돌아다녔다
모든 방의 탐색이 끝날 즘 유독 나의 방 침대 위 침대 패드와 커버를 킁킁거리며 오래 시간을 보냈다
어제까지 별이가 있었던지라 아마도 별이의 냄새를 느끼는 것 같았다
웰컴 간식도 순삭으로 먹어 치우고는 초코를 봐도 딱히 반갑지도 그렇다고 싫지 않은 데면데면 지나쳤다
학원을 다녀온 후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작은 아이에게 온몸을 흔들고 뱅글뱅글 돌며 다소 호들갑스러워 보일 정도로 반가워했지만 역쉬~~ 캐빈 다웠다
"엄마~~ 캐빈 왔네~~ 와~~ 더 잘생겨져서 왔네"
"그치 그치.. 캐빈 더 남자다워졌지?"
"응으응... 여전히 뱅글뱅글 돌며 나를 반가워해 주니까 기분이 너무 좋다"
"그러게 말이야.... 뱅글뱅글 돌아 줘야 캐빈이지 ㅎㅎㅎ"
캐빈은 방으로 들어가는 작은 아이를 졸졸졸 따라가며 아직 남은 반가움을 더 나누고 싶었나 보다
작은 아이 침대가 일반 침대 높이보다 높아서 올라갈 수 있을까? 하던 생각이 끝나기가 무섭게 캐빈은 맹렬한 전사가 되어서 슈~~~웅 착! 착! 안정적으로 올라갔다
캐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핸드폰을 꺼내 찍으려는 나에게 약간의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작은 아이가 물었다
"엄마~~ 내 침대 엉망인데.. 으흑... "
"괜찮아~~ 괜찮아~~ 중학생 그것도 남자 중학생 침대가 다 그렇지 뭐~~ "
"그래? 다 이래?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나 엄마 말 일단 믿을게 "
"으응 개안아... 걱정을 말드라고 ㅎㅎ"
간단한 대화였지만, 초코와 캐빈은 우리의 대화의 내용 보다 유쾌하게 웃고 있는 분위기를 느끼며 편안한 저녁시간을 보냈다
적응이 뭐예요?
하며 캐빈이 묻는다
우리와 함께 살아온 가족처럼
너무도 자연스럽고~~
너무도 익숙하게~~
집안의 구조며, 동선을 알아서 척척 파악하며 가장 좋아하는 장소에서 긴장을 풀었다
보호자님께도 캐빈이 적응이란 말을 무색할 만큼 잘 지내고 있다고 연락드렸다
"캐빈이 따로 적응도 필요 없이 저도 잘 따르고 바로 일상생활처럼 지내네요 ㅎㅎ 보호자님"
"아 네네 ...아까는 서운했지만...그만큼 그 곳이 편안하다는 거니까요 ㅎㅎ 저는 괜찮습니다 ㅎㅎ"
저녁상을 치우고 잠자리 준비까지 다 끝내고서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소파에 앉아 빨래를 접으며 캐빈의 얼굴과 몸을 쓸어 주고 이름을 불러 주었다
말끔하고 정갈한 미용을 한 모습은 이목구비가 더욱 세련되고 잘생겨 보였다
눈 주위로 퍼진 진한 갈색은 반짝이는 눈동자가 되어 나를 보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오늘 캐빈이 입고 온 옷이 반가웠다
올 초 초코에겐 작은 옷이어서 캐빈에게 주었던 옷을 보호자님은 잊지 않고 입혀 주었다
형과 동생이 옷을 물려주고 물려 입으니 피를 나눈 형제들의 훈훈한 사생활같다
억지 같지만 ㅋㅋ 같은 푸들이니까...
초코와 캐빈도 같이 지내다 보면 아주 조금 일지라도 동지애가 들어간 형제애가 생기는 생활이 되었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