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_1. 인생 최대의 용기였을 것이다

by 이화
우리 {잭슨}이를 소개해 주세요^^
• 이름 : 잭슨
• 나이 :2살
• 성별 :남
• 견종 :푸들
• 몸무게 : 5kg
• 성격 : 소심하고 겁이 많음.
공놀이를 좋아함
• 알레르기 음식 : 없음
• 함께 지내는 기간 : 12월 17일-12월 20일
• 개인 준비물 : 산책줄, 입마개, 침대, 사료, 애착 인형이나 장난감

● 전달사항 : 소심하고 겁이 너무 많아서 낯선 곳에 가면 밥을 잘 안 먹을 수 있어요. 간식보다 공 던져주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

주말 초 저녁 잭슨이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로비로 내려갔다

엄마 보호자님의 가슴에 안긴 잭슨은 코알라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순한 눈망울에 나는 그만 한눈에 반해 버렸다


너무도 겁이 많아서 맡기고는 있지만 걱정이 앞선다는 보호자님의 말씀처럼 잭슨은 순한 눈 빛 속에 두려움이 가득 차 보였다


다행히 잭슨은 나의 가슴에 얌전하게 옮겨 안기면서도 크게 저항하진 않았다

보호자님은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과 함께 편치 않은 마음과 무거운 발걸음으로 떠나셔야 했다


나의 가슴에 안겨 집으로 들어온 잭슨을 본 초코와 쪼니는 새로운 친구의 호기심에 신이 났다


잭슨의 엉덩이에 가까이 다가와 탐색을 했고, 얼굴을 보고 싶다는 건지 마구마구 짖으며 환영? 했다 ㅎ


잭슨은 불안장애가 너무 심해서 무엇이든 무서워하고 특히나 집 밖을 벗어나면 밥을 먹지 못한다는 점을 알려 주셨다


최대한 오래 안아 주며 이방 저방 곳곳을 눈으로만 구경시켰다


때마침 늦게까지 농구를 하고 친구들과 들어온 작은 아이는 나의 가슴에 안긴 잭슨을 보며 너무도 이쁘다며 친구들이 가고 나면 제대로 안아 보고 싶다고 했다


아직 남은 저녁 일 거리가 있어 나는 잠시 잠시 잭슨을 소파 위에 올려놓으며 일 처리를 해냈다

부엌에서 일을 해야 할 때는 침대를 부엌 쪽으로 옮겨서 나를 잘 보이도록 옮겨 주기도 했다



두려움과 불안이 가득한 잭슨은 그만 목석이 되어 있었다

소파 위에서도 가만히....

부엌으로 옮겨진 침대 속에서도....

침대 위 인형 옆에서도 가만히...


온몸이 굳어 버릴 것 같은 공포감에 눈도 깜빡거리지 못 해 보였다

침대에 누워서 부드러운 마사지를 해 주며 긴장을 풀어 주었더니 다행히 이건 좋아했다 ㅎㅎ


목석처럼 가만히 2시간을 버티고 난 후 조금씩 몸을 움직이려는 시도를 했다

거실을 천천히 걸어도 보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패드에 오줌도 누며 영역 표시도 잘 해냈다


아마도 잭슨에겐 인생 최대의 용기였을 것이다


낯 선 집으로 들어와서 산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쉽지 않을 정도가 아닌, 어쩌면 너무 무서워 죽음 직전의 긴장감 일 수도 있다


낭떠러지에 서 있는 내게로 상대가 점점 다가와 나를 저 검은 절벽 아래로 밀 것 같은 생존의 위협이지 않을까 하는 극단적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잭슨은 간식 보다 공 놀이를 무척 좋아해요"


아하! 공놀이를 좋아한다는 보호자님의 팁이 생각났다

잭슨의 소지품에서 여러 가지 장난감을 꺼내 공을 던져주고 장난감을 흔들며 긴장을 풀어 보았다


어머나~~ 이론,,, ㅠㅠ 쪼니와 초코가 더 난리 난리 신이 났다


잭슨은 유일하게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자신의 장난감 근처에도 오질 못했다


시간은 어느덧 잠잘 시간이 다가왔다

개인 침대를 안방으로 옮겨 잭슨을 넣어 주었다

그러나, 온몸이 긴장으로 가득 찬 잭슨은 자신의 침대도 불안해했다


내가 잠잘 준비를 하면 쪼니와 초코는 알아서들 자리를 잡으며 철퍼덕 몸을 눕힌다

나는 살살살 잭슨을 안고 나의 침대 오른쪽으로 쪼니와 겹치지 않도록 눕혔다

그래도 싫진 않은지 잭슨이 처음으로 몸을 눕히며 노곤한 피로를 풀려고 눈을 감았다



그렇게 나도 잠이 들었다

아직 어둑한 새벽녘 잭슨이 몸을 자주 뒤척거렸고 뱅글뱅글 몸을 돌고 있는 게 느껴졌다


오줌이 마려워 일어났겠다 싶어 얼른 잭슨을 화장실에 깔려 있는 패드 위에 올려 주었다


화장실 패드에 살짝 눕고는 거실에 깔린 패드로 가서 시원하게 밀린 오줌과 뚱까지 누었다


나는 잭슨이 다 누면 내게로 올 줄 알고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러나, 잭슨은 스스로 오기가 무서웠는지 한참을 그대로 거실에 있었던 것 같았다


자다가 번뜩 '낑~ 낑~~끼이이잉' 소리에 나는 잠이 깼다

'어? 잭슨 안 들어 왔네'

거실 커튼 사이로 새벽녘 푸르스름한 빛이 희미하게 잭슨의 실루엣이 보였다


나는 살포시 잭슨을 안고 다시 침대로 포근하게 눕혔다

나와 잭슨의 이런 부스럭 소리에 초코와 쪼니가 잠이 깼다


나는 좀 더 남은 아침까지 더 자려 했지만 모두가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였다


그동안 목감기로 운동도 못 하며 컨디션이 안 좋았던 때와는 다르게 나의 몸도 가볍게 일어 나졌다


초코와 쪼니가 아침 스트레칭도 했으니 서둘러 새벽 산책을 준비했다

어둑한 새벽이지만 춥지 않았고 공기는 비교적 좋았다


처음 걸어 보는 동네여서 아마도 잭슨은 산책도 그리 편하진 않았을 것이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무언가 길을 찾았다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한참을 가만히 서 있기도 했다

앞으로 가다가도 다시 뒤를 돌아 보며 의심했다


잭슨의 동선 뒤로 천천히 따라가며 가능한 같은 동선으로 계속 뱅글뱅글 돌며 익숙하도록 유도했다


산책을 다녀와서 좋았던 것일까?

잭슨은 아주 조금이지만 고구마와 닭가슴을 먹어 주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적응해 내려고 스스로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잭슨이 기특하다


아마도 오늘 저녁쯤 되면 한 층 더 좋아진 적응력을 보여 줄 우리 잭슨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