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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하영 Dec 09. 2020

윤곽수술없이 작은 얼굴 만들기 #9

9. 당신 얼굴이 큰 이유는 당독소 때문이다

 “원장님, 얼굴이 매일 붓는 것 같아요.
짠 음식도 안 먹고, 다이어트도 열심히 하는데 얼굴은 왜 아침마다 달덩이죠?”
“원장님, 저는 몸은 말랐는데 얼굴만 살쪄요. 얼굴살이 관리가 안되요”

환자분들이 종종 나의 진료실에 와서 하는 이야기다.

다이어트를 늘 입에 달고 사는 20대 중반의 여성들이다.

칼로리 조절도 잘하고, 운동도 매일 하고 있다.

심지어 직업도 필라테스 강사다. 그녀의 고민은 하나다.

매일 붓고 커지는 얼굴이다.

 “얼굴이 붓는 이유는 지방보다는 바탕질의 문제가 많습니다.
바탕질의 염증이 원인입니다”


라고 말하면 그녀는 놀란 눈으로 반문한다.

“원장님, 얼굴에 염증이 있다는 말씀이세요? 약 먹어야 하는거에요”

대부분 사람들의 반응이다.


 ‘염증’ 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온다.

뭔가 몸에 안 좋은 일이 벌어졌다는 느낌이 강하다.

‘몸에 염증이 생겼다’는 말은 건강하지 못한 상태라는 어감이 강하다.

약을 먹거나 항생제를 찾아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염증은 정상적인 신체적 반응이다. 외부의 공격에 대해 방어하는 과정이 염증이다.

외부의 병원균, 바이러스, 외상에 대한 정상적인 몸의 대응이 염증반응이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염증 매개 물질들이 외부의 공격을 방어하고 우리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시켜준다.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고 새로운 세포의 재생을 도와 이전의 상태로 돌려준다.

다만 이러한 과정이 빠르게 진행이 될 경우 특징적인 신체적 증상이 동반 된다.
염증 부위가 붓거나, 통증이 생기게 된다. 붉게 발진이 생기거나, 열감이 나기도 한다. 급성 염증 반응이다.

하지만 이런 임상 증상이 발생하지 않고 서서히 진행하는 염증도 있다.

바로 만성 염증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잘 느껴지지도 않는 만성 염증은 잘 인지되지 않는 미세 염증이다.

간과하기 싶고 외면하기 쉬운 염증이기에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우리의 신체와 얼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대표적인 미세 염증이 산화(oxidation)당화(glycation)다.

 우리가 마시는 산소에 의한 염증이 산화고 우리가 먹는 음식에 의한 염증이 당화다.

스스로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숨을 쉬고 음식을 먹지만,

이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들이 만성 미세 염증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활성산소와 당독소가 생기기 때문이다.


 당독소라는 말은 들어 본적이 있는가?

저자가 의대 공부를 하던 1990년대에는 교과서에서도 잘 찾아 볼 수 없던 말이었다.

당독소의 유해성이 밝혀지기 시작하던 때가 1990년대 중반 부터였기 때문이다.

 당독소는 당과 단백질(아미노산)이 떡져서 결합된 형태다.

단백질이 제대로 기능 못하면서 우리 몸에 독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당화된 단백질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학술적 이름으로는

‘최종당화산물(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

이라고 한다.

줄여서 AGEs 라고 부른다. 대중들에게는 당독소로 알려져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당이 독소로 작용하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과량의 당이 우리 몸에 들어 왔을 때, 당독소로 변해 우리의 몸과 얼굴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얼굴 바탕질에 당독소는 축적이 되면서 피부콜라겐의 당독소 수치가 올라간다.

나이가 들수록 쌓이기에 수치는 점점 증가한다.

 바탕질에 존재하는 피부콜라겐의 당독소 수치를 측정해보면

신생아에서 유아, 청소년, 성인, 장년층으로 갈수록 수치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당화된 콜라겐은 기능이 떨어지면서 얼굴의 탄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얼굴이 처지고 커지는 것이다.

당독소 수치 증가표

 우리가 임상에서 당뇨합병증의 위험성을 판단할 때 당독소 수치를 활용한다.

대표적인 것이 당화혈색소라 불리는 Hb A1c이다.

주변에 당뇨환자가 있거나, 당뇨병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지표다.

당화혈색소(Hb A1c)는 혈액 내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안에 혈색소가 당화된 것이다.

당화된 혈색소는 산소의 운반기능이 떨어져 우리 몸에 독소로 작용한다.

당독소인 것이다.

적혈구의 평균 수명기간이 2~3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3개월간의 혈당조절 정도를 알 수 있게 된다.

 정상인도 혈색소가 어느 정도 당화되어 있다.

하지만 당 조절이 안 되고 높게 유지되는 당뇨환자는 당화혈색소가 정상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당화 혈색소가 높게 나타날 때 피부콜라겐의 당독소 수치도 높게 나타난다.

얼굴의 미세 염증이 빨리 진행하고 있는 의미다.

얼굴이 자주 붓고 커지는 사람들이 당독소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당독소를 줄이기 위해서

먼저 당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중 혈당을 갑작스럽게 높이는 당류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말한 필라테스 강사는 매일 오전 요거트와 사과, 오렌지를 착즙해서 먹는 습관이 있었다.

과일은 몸에 좋다는 인식 때문이다.

물론 과일 섭취를 금지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당질, 특히 과일에 포함된 과당을 착즙해서 먹는 것은 좋지 못한 식습관이다.

과일에 포함된 과당을 착즙해서 섭취하는 것은 좋지 못한 식습관이다

 과당은 단당류로 우리 몸에서 바로 흡수되어 혈당을 높이고,

간으로 이동하여 중성지방으로 저장되는 당질이다.

지방간의 원인이 되며 인슐린 저항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히려 착즙하지 않고 먹는 것이 권장된다.

과일 고유의 식이 섬유와 함께 섭취할 경우 급작스러운 혈당 상승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리 과정에서도 당독소를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조리법과 달리 맛과 향을 위해 굽거나 볶는 조리법을 많이 사용한다.

모 티비 프로에서는 설탕과 파기름을 맛있는 요리의 기본처럼 소개하기도 한다.

물론 풍미를 위해서는 좋은 선택이지만 당독소 조절에는 최악이다.

이미 당독소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설탕을 먹는 것도 당 조절 측면에서 문제지만,

설탕을 볶아서 갈색으로 변화는 과정에서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당독소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달고나를 만드는 과정에서 설탕이 흰색에서 갈색으로 변하는 이유가 바로 당독소 때문이다.



 

다이어트에서 당질을 제한하는 것은 단순히 지방 조절을 위해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바로 미세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물론 미세 염증의 원인이 당질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량의 당질 섭취지방의 축적 뿐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당독소의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두 가지 모두 만성 염증의 강력한 원인이다.

얼굴이 커지고, 피부는 붓고, 라인은 처지게 된다.

 건강하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작고 갸름한 얼굴을 원한다면 본인의 당질 습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서 말했듯 맛과 멋은 같이 갈 수 없다. 맛과 풍미를 위해 하루정도는 치팅데이를 둘 수 있다.

하지만 치팅데이가 매일 매일 이어질 때, 우리가 섭취한 당질은 우리의 얼굴을 서서히 망치게 된다.

자신도 모른 채 몸이 망가지고 얼굴은 커지게 되는 것이다.


한번 사는 인생,

건강하고 멋지게 사는 게 좋지 않은가?

삶은 치팅라이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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