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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연 Jan 19. 2023

치앙마이의 첫날

치앙마이에 도착하다.


기대하던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그리고 벌써 한 달 전의 어느 날이다. 에누리 없이 딱 4주의 방학을 여행으로 채우자면, 한달살이에서 며칠을 포기해야만 한다. 비행기 시간이나  여행의 동선도 고려해야 하지만 여행 후 일상으로 돌아와 출근, 수업, 미팅의 루틴 속으로 들어가려면, 아무리 욕심이 나도 한 달에서 며칠은 양보를 해야만 한다. 치앙마이 여행 계획을 세울 때도 그랬다. 한 달에서 며칠이 모자랐고, 그렇게 비어버린 5일의 아쉽고 아쉬웠다. 그래서일까? 조바심을 가지고 도착한 치앙마이는 반갑고 다정하면서도 뭔가 아쉽고 허전했다.


치앙마이라는 도시의 첫인상은 작고 소박하고 조용한 곳. 여행지라기보다는 조용한 시골 마을 같은 분위기. 그 첫 느낌은 좋기도 하고 살짝 낯설기도 했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한달살이를 꿈꾸는 도시가 맞나? 싶기도 했고, 어쩌면 소박하고 작고 조용한  치앙마이라는 도시의  느낌이 수많은 사람들의 한 달을 이곳에 머물게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치앙마이의 첫날을 맞았다.





첫 숙소의 방 열쇠


 예약해 둔 렌터카를 찾고 숙소에 도착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와 호텔 리셉션 직원의 친절하고 환한 미소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듯한 그야말로 치앙마이라는 도시의 느낌을 그대로 닮은 호텔방 열쇠가 너무나 반갑고 귀여웠다. 들고 다니기엔 약간 번거로울 것 같았지만, 흔한 카드키의 '삐리릭'이 아닌, 열쇠를 돌리는 '찰칵'과 조금은 삐걱이는 나무문이 열리는 소리는 도시를 뒤로하고 느리고 먼 다른 곳으로 도착한 기분이 들게 했다. 방열쇠에서 느끼는 치앙마이의 감성이라니! 피곤한 여정 뒤에 만나는 작고 귀여운 딸랑거림이 한껏 들뜨게 하는 치앙마이의 첫날이었다.


                                                여행의 시작은 로컬맥주로!!


호텔방 열쇠의 귀여움과 아날로그적 환영보다 중요한 건 역시나 여행지에서의 첫 식사, 아니 첫 모금의 맥주였다. 방콕을 경유하는 여정이라 꽤 피곤한 하루였고 , 하루종일 비행기와 공항에서 북적이고 부대낀 탓에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식당으로 이동했다. 구글이 안내해 준 로컬 맛집이라니! 구글리뷰 추종자로서 안심하고 착석했다. 주문한 음식보다 먼저 나온 태국맥주 LEO. 태국 스타일로 얼음을 가득 담아 치앙마이 여행을 위한 Cheers!!!


치앙마이를 여행하는 동안 브런치에 여행기를 써보리라 결심했었다. 나의 계획보다 너무 많은 "관광"을 하느라 여행에서 돌아온 지 2주나 지난 지금에서 여행 첫날을 기록한다.  무사히 도착했던 첫날은 설렜고 고단했고 기대했다. 모든 여행이 그렇듯 예상과 다르기도 같기도 예상을 뛰어넘기도 한 수많은 순간들이 이 여행에도 있었다. 내가 보고 느낀 모든 것을 기록할 순 없을 것이 분명하지만, 12월과 1월 두 해(?) 동안의 여행을 조금씩 남겨보려 한다. 아직도 다 정리되지 못한 몇 백장의 사진과 순간의 기억에 의지해서 지난 치앙마이를 잘 기록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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