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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May 08. 2024

2031년 5월 21일

프롤로그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자, 도시 중심부에 마치 고대 요새처럼 거대하고 웅장한 초고층 아파트 단지가 솟아 있었다. 유리와 금속으로 이루어진 외벽이 태양의 마지막 빛을 받아 환하게 빛난다. 이곳은 아파트 국가로 이루어진 대한아파트국.     

어느새 같은 부류 같은 소득층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작은 나라의 기능을 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의 규칙은 곧 법이며, 내부에서도 계층이 형성되었다. 아파트국을 총괄하는 대통령의 역할은 AMR(an apartment management representative) 이 하고 있으며 내부 자체 교육 체계, 의료 시설, 쇼핑센터,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갖추고 있다. 외부 와의 접촉은 대한아파트국 공동체로 일을 하는 경우 외에는 불필요하며 단지 내 아민(아파트국 사람을 지칭)들은 외부의 접촉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며 아파트별로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주민들은 대부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건물 내에서 일생을 보내며, 외부와의 소통은 최소화되어 있었다.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내부에서 생산되거나 필요한 경우 고도로 발달된 드론 배송 시스템을 통해 쉽게 조달되었다.

지하로의 10개 층은 식량조달과 공산품을 위한 생산의 공간이자 물자이동 통로다.      

폐쇄된 환경 속에서도 아파트국의 사람들은 외부세계의 소식을 종종 들으며 호기심 정도의 수준으로 궁금해한다. 누군가에게는 한 때 지나가는 호기심,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 전체가 바뀔 운명 씨앗이 되기도 한다. 아파트국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아파트 국경선, 이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바로 그 이야기 말이다.          



           

제1화 2031년 5월 21일          

새벽의 서울은 아직 채 깨어나지 않은 듯 고요했다. 가남동 로열클래스 아파트의 고급스러운 연회장에서는 가연과 동우의 결혼식이 한창이다.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가연은 아이보리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동우의 팔짱을 끼고 입장한다. 동우의 눈빛은 오직 가연만을 향해 있었고, 가연의 눈가에는 행복과 동시에 불안이 서려 있었다.     

그녀의 떨리는 손을 더 꽉 잡으며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대신하는 듯하다. 

“나와 결혼해 줘서 고마워.”          



아파트 내부에서만 허용되는 결혼이라는 규칙을 어기고,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계층의 결혼을 강행한다. 두 사람보다 더 긴장하고 있는 이들은 그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하객들이다.           

가연과 동우는 가연의 부모님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두 눈 가득 눈물을 담은 채, 가연의 아버지가 딸을 향해 말했다.

“너만 행복하면 된다. 아빠는"

"고마워요, 아빠." 가연이 부드럽게 대답하며 아버지를 꼭 안았다.     



새로운 보금자리 로이 아파트로 향하는 차 안에서, 가연과 동우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었다. 로이 아파트는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가연과 동우처럼 서로 다른 계층 간의 결혼을 한 사람들이 새롭게 만들어나간 국가이다.      



차에서 내린 가연과 동우는 소박한 아파트의 문을 열었다. 작은 거실에는 가연이 고른 작은 소파와 동우가 고른 식탁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가연은 창가로 걸어가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비록 높지 않은 곳이었지만, 그곳에서 보이는 하늘은 넓고 맑았다.     

"동우야, 이제부터 시작이네."      

동우는 가연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그녀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맞춤을 했다.

 "그래, 가연아. 여기서부터 시작이야. 우리의 미래가"     



로이 아파트에서의 첫날밤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창밖으로는 도시의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지만, 그들의 집 안은 오롯이 두 사람만의 공간이었다. 

도시 속 작은 섬처럼, 로이아파트의 모든 풍경이 낯설다. 

낯섦과 희망이 뒤섞인 시작은 어쩌면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사람의 마음을 알리 없는 서울의 밤하늘은 여느 때보다 더 평화롭다.      

"우리의 삶이 언제나 이렇게 평화롭기를," 가연이 말한다.







プロローグ


太陽が地平線の下に消えると、都市の中心部にまるで古代の要塞のように巨大で雄大な超高層マンション団地がそびえていた。 ガラスと金属でできた外壁が太陽の最後の光を受けて明るく輝く。 ここはアパート国家からなる大韓アパート局。


いつの間にか同じ部類のような所得層のような考え方を持つ人々が集まって暮らす小さな国の機能をしている。 アパート団地内での規則はすなわち法であり、内部でも階層が形成された。 マンション局を総括する大統領の役割はAMR(anapartment management representative)がしており、内部の自主教育体系、医療施設、ショッピングセンター、エンターテインメント空間を備えている。 外部との接触は、大韓アパート国共同体で仕事をする場合を除いては不要であり、団地内のアミン(アパート国の人を指す)は外部との接触なしにも生活が可能であり、アパート別に独立的に運営することができた。 住民たちは大部分が自身が生まれ育った建物内で一生を過ごし、外部との疎通は最小化されていた。 すべての商品とサービスは、内部で生産されたり必要な場合、高度に発達したドローン配送システムを通じて簡単に調達された。

地下路の10階は食糧調達と工業製品のための生産の空間であり、物資の移動通路だ。


閉鎖された環境の中でもマンション国の人々は外部世界の消息をたびたび聞いて好奇心程度の水準で知りたがる。 誰かには一時通り過ぎる好奇心、他の誰かには人生全体が変わる運命の種になったりもする。 アパート局の話はこのように始まる。 アパートの国境線、この中で暮らしている人々の話、まさにその話だ。





第1話 31年5月21日


夜明けのソウルはまだ目が覚めていないように静かだった。 加南洞のロイヤルクラスマンションの高級な宴会場では、ガヨンとドンウの結婚式が盛んだ。 華やかなシャンデリアの下、ガヨンはアイボリー色のウェディングドレスを着て、ドンウの腕を組んで入場する。 ドンウの目つきはただガヨンだけに向かっており、ガヨンの目元には幸せと同時に不安が漂っていた。



彼女の震える手をもっとぎゅっと握って、今後の未来を心配しなくてもいいという言葉の代わりをしているようだ。

"私と結婚してくれてありがとう。”



マンション内部だけで許容される結婚という規則を破って、2人は異なる階層の結婚を強行する。 2人よりも緊張している彼らは、彼らの未来を心配する賀客たちだ。



ガヨンとドンウはガヨンの両親と別れの挨拶を交わした。 両目いっぱいに涙を込めたまま、ガヨンの父親が娘に向かって話した。

"あなたさえ幸せならそれでいい。 お父さんは。"

"ありがとう、お父さん"ガヨンが優しく答え、父親をぎゅっと抱きしめた。



新しい巣ロイアパートに向かう車の中で、ガヨンとドンウはお互いの手を取り合っていた。 ロイアパートは彼らと同じ選択をした人たちが集まって住む所だった。 ガヨンとドンウのように異なる階層間の結婚をした人々が新しく作っていった国家だ。



車から降りたガヨンとドンウは、素朴なマンションのドアを開けた。 小さなリビングにはガヨンが選んだ小さなソファーとドンウが選んだ食卓が位置していた。 ガヨンは窓際に歩いて行き、都市の風景を眺めた。 たとえ高くないところだったが、そこから見える空は広くて澄んでいた。

"ドンウ、これからが始まりだね。"

ドンウはガヨンの腰を抱きながら、彼女の額に優しくキスをした。

"そうだね、ガヨン。 ここからスタートだよ。 私たちの未来が。"


ロイのアパートでの最初の夜は静かで穏やかだった。 窓の外には都市の明かりがきらめいていたが、彼らの家の中はただ二人だけの空間だった。

街の中の小さな島のように、ロイアパートのすべての風景が見慣れない。

不慣れさと希望が入り混じった始まりは、もしかしたら恐怖だと言えるだろう。


二人の心を知るはずのないソウルの夜空は、いつにも増して平和だ。

"私たちの人生がいつもこのように平和でありますように」ガヨンが言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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