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냄비밥

24. 냉이 냄비 밥이 너무 맛있어.

by 김근회

24. 냉이 냄비 밥이 너무 맛있어.


해동되고 3주 차인데 농원에 들어가면 할 일이 많다. 오후 내내 어둠이 내릴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아내와 둘째 처제, 처남, 처남 딸은 집 앞 화덕을 다시 만들었다. 데크 위에 만들고 모닥불을 피우고 멋진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데크가 변색되는 흠이 있어 데크 아래로 쫓겨났다.

큰 처제는 냉이 캐기에 들어갔다. 박스 하나 가득 캐서 형제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뜯는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다듬고 씻어서 봉지에 나누면서 흐뭇했으리라. 형제들은 감사의 마음으로 냉이 향을 맡으며 먹으리라 생각했다. 역시 다음 날 둘째 처제는 남편 점심 도시락으로 냉이무침을 올렸고 아내는 내 점심에 냉이 냄비 밥을 선보였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달래장에 비벼 구운 김으로 싸서 먹으니 너무 맛있어서 과식을 하고 말았다. 허리 아프도록 냉이를 뜯어준 큰 처제한테 고마운 마음을 느끼고 냉이 냄비 밥을 해준 아내에게도 고맙다. 봄에는 들에 흔한 냉이지만 감사함을 느끼는 점심 한 끼는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지만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여운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데 정성이 담긴 음식은 오래 간직되는 거 같다.

나의 점심메뉴인 냉이 냄비밥
둘째 동서의 점심메뉴에 올라간 냉이 무침

나는 농사지을 밭을 일구고 정화조 주변 흙이 무너진 곳을 채우고 비에 쓸리지 않게 다독이고 잔디도 심었다.

둘째 처제는 집 앞 화단을 고르고 작은 기와를 이용하여 배수가 잘 되게 수로를 만들었다. 창의적인 발상으로 멋진 수로를 만들었다.

배고픈 줄도 모르고 각자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오후 3시에 점심식사를 했다. 큰 처제가 준비한 꼬막무침과 막냇동생이 보내준 굴비로 맛있게들 먹었다. 일을 하고 늦은 점심이어서 더 맛있었다. 꼬막무침은 오랜만에 먹으니 더욱더 맛있었다.

내 아들도 갑자기 발생한 A/S를 해주고 들어와 같이 점심 식사를 하고 ㄷ자 철강으로 수로를 만들었다. 그 철강을 자동차 주변에 놓아두어 퇴장할 때 내 차 뒤 범퍼를 손상시켜 오늘 아침 출근 전에 단골 카센터에 맡겨놓고 보험사에 사고 신고를 했다. 새 차 빼고 2년 만에 수리를 하게 됐다.

점심 식사 후에도 어두울 때까지 모두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수로를 정리하는 일이 많다.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비가 많이 내리면 무너지지 않게 물길을 잘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내와 둘째 처제는 그동안 모아둔 씨앗과 새로 산 씨앗을 여기저기 골고루 뿌렸다. 2월에 뿌릴 수 있는 씨앗을 뿌렸고 3월에 뿌릴 씨앗도 엄청 많다. 얼마나 많은 꽃잔치가 되려나. 올해의 농원의 경관이 풍요로울 것이다. 멋질 것이다.


저녁 식사를 하고 모두 피곤한지 늘어졌다. 둘째 처제는 오랜만에 일을 많이 해서 손이 까졌단다. 아내도 힘이 들었는지 장판을 뜨끈하게 올려놓고 누워 몸을 녹였다. 잠시 휴식을 하고 블루투스 노래방을 틀고 각각 몇 곡씩 노래를 불렀다. 유튜브 노래방으로는 키 조절을 할 수 없어 아쉬웠는데 노래방 앱을 쓰니 키 조절이 가능했다. 피곤해서 노래 부를 기운들이 없어 보였지만 키 조절하여 부르는 것을 시험하고 싶었다. 다들 잘 불렀다. 자연스럽게 흥이 오르니 몸을 흔들고 기분이 업되었다. 앞으로 각자의 목소리에 딱 맞는 키 조절을 하고 박자, 음정, 발음, 목소리 톤을 가다듬는 연습을 할 것이다. 오 남매가 다 멋진 가수가 되도록 해보겠다. 농원의 하루 중 필수 코스로 만들어야겠다. 노래로 기분 전환하는 것도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퇴장할 때 하늘에 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나타났다. 언제나 즐거움과 새로움을 안겨주는 그곳은 우리들의 마음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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