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행복 한 아름
한국에서 예쁜 엽서가 도착했다.
예쁜 엽서를 발견하니
나에게 보내고 싶어 졌다는 그 마음이,
우리끼리만 온전히 이해하고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짙은 농담에,
꾹꾹 눌러써 평소보다 예쁜 너의 글씨가,
나를 이토록 참 행복하게 한다.
가득 찬 기쁨으로 달려간 소품점에서
놀랍도록 못생긴 엽서 한 장을 골라냈다.
독일의 미감은 이런 것이라고 너에게
제대로 보여줄 생각을 하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다는 게 아쉬워서
혈액형이라도 같았으면 했다는 네 농담에
원래 달라야 더 잘 맞는 거라고 대답한다.
엽서 한 장에 가득 함께 도착한 행복 한아름을
너에게도 보내주고 싶은데,
이 못생긴 독일 엽서는 도대체 왜 이렇게 칸이 작니?
많이 쓰지도 못하고,
편지를 다시 하겠다는 말로
고맙고 행복하고 따뜻한 마음을 전해본다.
너와 이렇게 소중한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까.
너와 나의 대단하게도 가난하고
놀랍도록 상처받았던 날들도 함께면
무슨 고급 유머집에 나오는 장난처럼
그렇게나 배가 땅길 정도로 웃긴 것인지.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을
너를 통해 증명해 줄 생각인가 봐.
고맙고 또 고마워.
내 예쁜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