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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 그 역사적 현장에서

1945년 우리 선조들이 되찾은 광복, 2025년 우리 후손들이 누리는

by 곽한솔

대망의 제80주년 광복절이 도래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확히 80년이 되는 2025년 8월 15일 10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축식에 다녀오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내년에 참석하고 싶으신 국민 여러분들을 위해, 어떻게 신청하고 최종적으로 가게 되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경축식 참여 신청과 선정, 초대장 수령

-행사 장소 : 세종문화회관(서울 종로구)
-신청 대상 :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
-신청 기간 : 2025년 7월 28일(월) ~ 8월 1일(금) 12:00
-신청 방법 : 온라인(인터넷 홈페이지) 신청
※ 신청 인원이 많을 경우 추첨을 통해 결정

우선 신청은 '광복 8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누리집을 통해 국민 누구라도 가능했습니다. 다만 본인 인증 절차 등이 있어 온리인 신청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분들이라면 자녀분들이나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으시면 좋을 듯합니다. 신청 기간은 2주 전인 7월 28일 월요일부터 그 주간 금요일까지로, 내년도 경축식 참석 희망자께서는 최소 2-3주 전부터 신청 안내사항을 찾아서 확인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경축식 신청 안내 화면(광복 8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누리집)

신청 인원이 많을 경우 추첨을 통해 결정되는데, 경축식 장소가 아무리 크다고 한들 사실상 추첨까지 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광복 80년 서포터즈 영광분들 중에서도 경축식 행사 기회를 못 얻어 아쉬워하신 분들이 여럿 됐던 것을 보면 아마도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정말 운이 좋았어요.


당첨자 확인은 8월 8일 금요일 홈페이지 조회로 가능했는데, 떨리는 마음으로 조회를 하고 실 눈을 한 채로 확인에 들어갔는데 초대 대상자로 선정되었더라고요. 안도와 환희의 감정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초대장은 사전 신청 때 기재한 집 주소로 광복절 사흘 전인 8월 12일에 도착했습니다.

참여 신청 결과 조회 화면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하오니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 주시기 바랍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명의의 모시는 글과 소지용과 회수용으로 구성된 입장 카드가 들어있었고 카드 뒷면에는 입장 절차 및 시간, 반입 금지 물품 등이 담긴 안내가 기재돼 있었습니다. 핵심은 신분증을 가지고 오되 텀블러나 장우산, 페트병과 같은 반입 금지 물품은 두고 오기, 경축식 시작 시간인 10시 보다 50분 전에는 도착하기로 아마도 국가 기념일 행사라면 모두 동일 및 유사한 절차로 보이니 위 사항들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경축식 행사장 입장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찍은 사진

자, 모든 준비를 마치고 광복절 당일 한 시간 전 행사 장소인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최근에 경축식이 주로 열렸던 장소이기도 한데 특히 제40주년 광복절 경축식도 이곳에서 열렸던 만큼 그 40년 후 같은 장소에서 80주년 경축식을 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입구에서 신분증과 입장 카드, 소지품 검사를 한 다음 수령받은 배지를 단 다음 안으로 입장, 나름 적정히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도 이미 먼저 오신 국민 참여자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으셨어요. 겨우내 2층 끝자리에 착석했는데 저보다 조금 늦게 오신 분들은 3층으로 가셔야 했답니다.


본 행사 전 무대 리허설 모습

좌석에는 미니 태극기와 경축식 식순, 애국가와 광복절 노래, 이날 현장에서 수상하는 독립유공 포상자 5명의 명단과 주요 공적이 담겨있었습니다. 독립유공자의 주요 공적을 꼼꼼히 읽어봤는데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새삼 또 들더라고요. 독립운동가분들 존경하옵고 깊이 감사드립니다. 유공에 대한 포상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그 후손들도 잘 살아야 하는데, 적어도 최소한 그 삶이 열악하지는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잘 마련되고 시행되어야겠습니다.



식전 공연


약 9시 40분쯤이었을까요? 처음에는 첫 순서인 여는공연인 줄 알았는데, 아직 식 시작 전인 것으로 봤을 때 식전 행사임을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성함을 듣긴 했는데 정확하지 않아 기재는 하지 않겠습니다. 국방부 군악대대 주무관께서 트럼펫 연주 무대를 꾸며주셨습니다. 먼저는 솔로로, 다음 곡은 피아노 연주자와 함께,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낼라판타지아' 무대. 다양한 버전의 수많은 낼라판타지아 무대를 봐왔지만 이 공연은 남달랐습니다. 그렇네요. 영화 미션이 침략자로부터 죽음의 위기에 처한 원주민의 이야기로, 일제강점기 속 대한민국과 유사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구슬프게 느껴졌고 눈에 눈물도 고였고 가슴은 뭉클해졌어요.


TV로는 생중계되지 않은 현장 참여자만이 볼 수 있었던 예상하지 못한 공연에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연주자분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배성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본 행사를 이제 나누려 하는데요. 사회자께서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고 하셨기에 식 중에 행사 사진을 찍지 않은 점 그래서 유튜브 생중계 영상의 캡처 화면으로 대신한다는 점에 양해의 말씀을 올립니다. 사실 행사장 특정 좌석에서 찍는 사진보다 생중계 카메라에 잡힌 영상 속 사진이 훨씬 보기 좋고요, 경축식 영상은 유튜브로 지금도 다시 볼 수 있는 만큼 저는 제가 느낀 점을 위주로 나누려 하오니 자세한 내용은 3사 중계 영상을 확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는공연,개식, 국민의례

80인의 독립 유공자 및 후손이 아리랑 랩소디 연주에 맞춰 입장하고 있다.(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10시가 되자 먼저 대통령 내외분이 독립유공자 후손 분들과 함께 입장, 객석에 착석했습니다. 여는 공연 곡명은 아리랑 랩소디로, 김지원 군의 아리랑 구절 노래 후 이지수-국방부 군악대대 연주에 맞춰 80인의 독립유공자 및 후손이 입장했는데요. 제가 여태껏 봤던 행사의 오프닝과 입장식 중 가장 웅장했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국민의례에서는 독립운동 당시 사용된 8개의 태극기가 함께 등장한 것도 감격스러웠습니다.


독립운동 당시 사용된 8개의 태극기(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국기에 대한 경례에서는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에 동참하셨던 조진웅 배우께서 비장하면서도 담담한 음성으로 맹세문을 읊어주셨습니다. 조 배우님은 독립운동가를 다룬 영화 '암살'에 출연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외에도 김구 선생 역할을 맡은 '대장 김창수', 그리고 구국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다룬 대한민국 영화 역대 흥행 1위 '명량'에도 출연하셨지요.


물론 본업 활동이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 행보를 보면 본업인 배우 활동을 통해서 국가 영웅을 재조명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데 분명히 기여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전술한 것처럼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 과정과 최근 개봉 영화 <독립군: 끝나지 않은 전쟁>의 내레이터로도 참여하셨고요.


나라를 위해 하는 활동이니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연한 게 마냥 쉬운 일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영화계에서 위상이 대단하며 국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로서 스케줄이 얼마나 바쁘겠습니까. 그럼에도 기꺼이 국가를 위한 활동에 참여하고 헌신해 주시는 조 배우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조진웅 배우님, 사랑합니다.

조진웅 배우 맹세문 낭독(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이어서 진행된 애국가 제창. 광복 80주년 경축식 행사였기에 남달랐던 또 하나의 장면으로 애국가 제창을 1절부터 4절까지 완창 했습니다. 1절만 부르는 게 통상적이지만, 이날만큼은 1절만 부를 이유가 없기도 했고 국가기념일 행사였던 만큼 4절까지 다 완창 했는데 어느 행사에서보다 제창의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애국가를 1절부터 4절까지 모두 부른 적이 정말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완창 했을 뿐인데 가슴이 또 웅장해졌고, 무엇보다도 한 목소리로 애국가를 다 함께 부르는 그 시간 우리 국민이 하나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가슴이 몽글몽글해지기도 했습니다.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끝으로 하며 국민의례를 마쳤습니다.


기념사 - 이종찬 광복회장

이종찬 광복회장 기념사(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의 손자이자 대한민국 부통령 성재 이시영의 증손자이기도, 한 이종찬 광복회장의 기념사에서는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는 첫 문장이 유독 기억에 남았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의례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는 이 첫 문장이, 광복절날이었기에 굉장히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타국에 나와있으며 어려움 속에서도 조국을 잊지 않고 조국을 빛내고 있는 해외 동포 여러분을 평소 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인데요.


독립운동도 그리고 광복의 기쁨도, 그리고 2002 월드컵 4강 진출과 K-POP의 세계 속에서 빛나는 등 대한민국의 경사가 있을 때 해외 동포 여러분들께서 늘 함께 하셨습니다. 앞으로는 보다 자주, 적어도 이러한 국가 행사 등이 열릴 때만큼은 해외 동포 여러분을 좀 더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 가지고 살아야겠다 다짐했습니다. 광복회장께서는 애국선열들과 선배 세대의 희생이 있어 우리나라가 산업화가 이뤄지고 현재 잘 살게 될 수 있었음을 언급하셨고, 말미에는 세계 시민으로 민족 정체성을 꼿꼿이 세워 주연 배우로 세계에 등장하길 염원한 김구 선생의 말씀을 인용했습니다.


이어서는 주제 영상이 송출되었는데요. 글로, 총과 칼로, 함성으로 대한민국의 새 아침을 열었다는 글귀가 마음에 와닿았고요. 다양한 방식으로 독립운동을 한 많은 민중들을 보며 나도 비록 거창한 기여는 못하더라도 나만의 방식으로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독립유공자 포상

이은숙, 권희준, 김동순, 김동하, 정무동

독립유공자 포상식(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제80주년 8월 15일 광복절 독립유공자 포상 대상자 총 311명 중 현장에서는 다섯 분에 대한 포상 수여식이 진행됐습니다. 독립유공자 고 이은숙의 외손자 김종민 님을 시작으로 이어서 권희준, 김동순, 김동하, 정무동의 손자 및 외손자께서 대리 수상을 하셨는데요. 자손들께서 조부모님이 얼마나 자랑스러우실까요? 그런데 어쩌면은 이 포상이 뒤늦은 감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름 없는 혹은 아직 찾아내지 못한 독립유공자 분들도 많을 테지요. 한 시라도 더 빠르게, 한 분이라도 더 많이 알아내어 포상이 제대로 이뤄지길 소망합니다.


故 이은숙(건국훈장 애족장) : 1929년 전북 전주고등보통학교 재학 중 동맹휴교로 퇴학 처분을 받고 1934년 고창에서 농민독서회 활동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을 받는 등 독립에 기여함

故 권희준(건국포장) : 1919년 4월 7일 강원도 평강군 평강면 나매리에서 동변리까지 군중과 함께 독립만세를 부르며 시위행진을 하다 체포되어 징역 1년을 받는 등 독립에 기여함

故 김동순(대통령표창) : 1919년 4월 5일 충남 청양군 정산면 서정리에서 일본 식민통치에 반대하여 만세를 외치며 시위에 참여하다 체포되어 태 70도를 받는 등 독립에 기여함

故 김동하(대통령표창) : 1928년 12월 경남 울산군에서 조선독립의 열망을 담은 벽보를 경찰서 게시판에 붙이다 체포되어 징역 8월을 받는 등 독립에 기여함

故 정무동(대통령표창) : 1943년 11월 일본 미야기현 도호쿠 제국대학 재학 중 일본의 학도특별지원병 제도를 반대하자는 주장을 전파하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는 등 독립에 기여함


경축사 -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경축사(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이날의 중요한 식순 중 하나죠, 이재명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광복절 경축식의 경축사가 행사 중 큰 비중과 분량을 차지하며 진행됐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하시는 말씀이기에 한 마디 한 마디가 놓칠 수가 없는 중요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서두에는 앞선 광복회장님의 발언과 유사한 취지로 광복이 있기까지의 우리 국민들의 강한 열망과 희생과 헌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광복이 단지 독립이 아닌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미래를 정하고, 우리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권리를 되찾은 날"이라고 한 말씀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우리가 독립 일이나 해방절이라고 하지 않고 광복절이라고 부르는 이유와 일맥상통한 말이기도 했고 말이죠. 광복절의 의미와 가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임을 새삼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광복 이후 식민지 국가 중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유일한 국가", "김구 선생이 염원했던 문화강국의 꿈도 현실이 되고 있다"라고 하신 말씀에서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긴 경축사 말씀 중에 하나하나 허투루 들을 말씀은 없었지만 특히 두 가지 이야기가 저는 인상 깊었습니다.


하나는, 독립 유공자 및 유족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전술했지만 당연한 것이 마냥 당연히 실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축식 행사에서 생중계로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대통령께서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지요. 서훈 독립유공자도 찾아내 예우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씀이 실행에 잘 옮겨져 조국에 헌신하신 분들과 그 유가족이 최고로 예우받고 대우받는 세상이 실현되길 바랍니다.


또 하나는, 일본과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겠다는 것입니다. 광복절 행사를 찾는 내내 일본은 우리 국권을 빼앗은 원수라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었는데 협력해나가겠다고 한 말씀은 제 뒤통수를 한 대 친 것과 같은 임팩트로 다가왔습니다. 과거를 잊지 말고 되풀이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과거의 원수를 지금까지 원수로 여길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위 과거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협력과 공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일본과의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양 국가의 더 나은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야말로 안중근 의사가 바랐던 동양의 평화와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경축공연 : 광야 / 사계 / 상록수 / 그곳에 올라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광야, 사계, 상록수, 그곳에 올라 공연 장면( 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경축공연은 “내가 꿈꾼 대한민국 우리나라 함께 빛난 80년”이라는 주제로, 스토리텔링이 있었으며 성악 및 대중가요뿐만 아니라 우리 국악도 울려 퍼졌기에 많은 이들을 고루고루 만족시키는 공연으로 생각됩니다. 현장에서 공연에 대한 간략한 정보는 사회자를 통해 소개됐지만, 공연가에 대한 소개는 따로 없었기에 참여자들의 정보를 다시 찾아보았음을 말씀드립니다.

(광야) 시 : 이육사, 작곡 : 신도일, 노래 : 국악인 채수현∙광복80연합합창단

(사계) 작사∙작곡 : 문승현, 노래 :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

(상록수) 작사∙작곡 : 김민기, 노래 : 바리톤 고성현∙소프라노 전수빈∙광복80연합합창단

(그곳에 올라) 작사 : 김민지, 작곡 : LEL, 노래 : 정동하


첫 번째로는 저항 시인 이육사의 시 '광야'의 구절을 국악 소리꾼 채수현 님이 노래한 공연, 두 번째는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라는 후렴구로 유명한 '사계'를 스무 명의 어린이로 구성된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이 율동과 함께 제창한 공연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바리톤과 소프라노 성악가가 부른 '상록수' 무대, 마지막에는 한 방송사의 올림픽 공식 응원가 '그곳에 올라'를 가수 정동하 님이 불렀는데, 제목만 들어서는 잘 모르실 수 있지만 "한 걸음 앞으로 나가"라는 구절과 함께 노래를 들으면, "아! 이 노래" 하면서 모두가 잘 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현장에서는 국악, 성악, 합창, 영상 등으로 잘 분배돼 좋은 공연을 봤다고 생각했었는데, 일제 강점기~산업화 시대~민주화 시대~현재 시대까지 각 시대를 상징하는 노래였다는 점을 깨닫고 나니 정말 구성이 좋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모든 무대가 다 좋았지만, 그래도 제 개인적으로 조금 와닿았던 무대로는 우선은 숭고하게 느껴지는 영상과 함께 우리 국악의 소리로 들은 이육사의 광야 무대가 인상 깊었습니다.

상록수 무대(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심금을 울렸던 무대는 단연 '상록수'였습니다. 제가 살면서 '상록수' 노래 얼마나 많이 들었겠습니까. 학생이었던 IMF 때 대한민국 국민에게 위로와 힘을 주셨던 스포츠 영웅 박세리 선수가 US오픈 대회 때 맨발의 샷을 보여주는 영상과 함께 울려 퍼졌으며, 여러 행사 현장에서도 꾸준히 들을 있는 노래 아니겠습니까. 양희은 가수님은 물론이고 다양한 싱어의 버전으로 들어왔었는데, 낼라 판타지아와 마찬가지로 이날의 상록수는 남달랐습니다.


경축식 진행 동안 눈물이 고이는 정도였는데 이때는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고성현 님의 이 한 소절 그 짧은 시간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한 시대의 노래면서도 이전 시대와 이후 시대에도 적용되는 노랫말과 한국인의 정서를 제대로 울리는 가락을, 바리톤 성악가의 음성으로 바로 이 제80주년 경축식에서 들었기 때문에 그 울림과 감동이 대단히 컸습니다.

영화 암살 속 장면(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독립운동부터 민주화운동에 이르는 대한민국의 지난 80년 사가 제 머리를 스쳐갔고, 힘들었던 상황이 떠올라 슬픔의 눈물이 그리고 이를 기어이 극복해 냈다는 점에서 기쁨의 눈물이 함께 흘렀습니다. 노래 중간에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여러 영화의 명장면들이 화면에 송출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역시나 뭉클하게 했습니다.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폐식

광복절 노래 합창(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애국가 4절보다도, 광복절 노래 소리내어 불러본 건 정말 언제였는지. 2절은 처음 불러본 거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요. 역시나 현장의 많은 국민이 한마음으로 큰 목소리로 제창을, 그것도 모두가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했기에 마음이 웅장해졌습니다. 이날 여러 번 웅장해지더라고요.


AI로 재 조정된 제1회 광복절 기념행사에서의 김구 선생 연설 장면(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그리고 제가 꼽는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만세삼창"입니다. 인공지능 AI 기술 발전에 대한 감탄은 있었지만 감흥이나 감격까지는 아니었는데 만세삼창 때 이를 처음 느꼈습니다. 김구 선생이 제1회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서 선창한 만세삼창을 AI 기술로 재현해서 가능했던 것인데요. 김구 선생이 살아 돌아와 지금의 나와 우리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만세 삼창을 한 것만 같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고 대단히 감격스러웠습니다.

만세삼창(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태어나서 외친 만세 중 가장 큰 목소리로 외쳤던 만세였습니다. 이에 앞서 무대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외고손녀 최수아 님과 지청천 장군의 증손자 지영환 님이 만세 다짐을 함께해 주어 의미가 더해졌고요.


한쪽에서 이날의 행사를 빛낸 숨은 공로자, 배성재 아나운서

경축식 사회자 배성재 아나운서(출처 : KBS 공식 유튜브 계정)

경축식 행사 이야기는 마쳤지만 한 가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이날의 사회자는 배성재 아나운서로, 광복 80주년 경축식에 어울리는 톤과 속도로 정말 군더더기 하나도 없이 깔끔한 진행을 봐주셨습니다. 제게는 스포츠 중계 그리고 예능으로 친숙하며 형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내적 친밀감이 가득한 아나운서신데, 이러한 엄중한 국가 행사 진행도 정말 잘하시더라고요. 아무리 베테랑이시라도 광복 80주년 경축식 행사라면 약간의 떨림이나 긴장감 등이 나타날 법하잖아요?


물론 긴장하셨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장의 참석자로 봤을 때는 완벽했습니다. 경축식 관련 대통령님과 광복회장님 그리고 공연 아티스트 등 많은 참여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되었을 것인데요. 저는 배성재 아나운서의 명 사회 역시 꼭 언급드리고 싶습니다. 본인의 역할을 다 하시며 다른 출연자들 이상으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경축식 입장 시 수령받은 배지

한 명의 국민으로 경축식 자리에 참석해서 자리를 빛낸 나도 경축식이 성료 하는 데 작은 기여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나도 나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이 조국을 위하는 길임을 경축식 폐식 직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대망의 광복 80주년 기념 광복절 경축식은 이렇게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하지만 광복과 그 정신은 계속되고 있으며 영원히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광복의 기쁨을 늘 누리고 나의 일터와 자리에서 그 정신을 계속 살린다면 중단되지 않고 영원히 계속되지 않을까요!?

이러한 동기부여가 식지 않도록, 아직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광복 80주년 관련 행사에 참여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광복 80주년 서포터즈 영광의 이야기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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