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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치 Mar 02. 2023

14일 만에 일일바 차린 이야기(5)

요식업에 관심은 없지만 일일바는 차리고 싶어

Cheers! 



2023년 1월 14일, 고진감래바를 뒤돌아 봅니다 

어언 고진감래바를 열고 약 2달간의 시간이 지났다.  


2주간의 준비도 바쁘고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지만 

바를 열고 난 당일에 느낀 점들이 많았다. 2달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할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  

2022년이 지나기 전에 준비기간이 짧고 바쁘더라도 일단 열어보길 잘 했다. 


요식업이 왜 힘든지도 알게 됐고, 현실은 실제랑 다르게 움직였고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도 명확해 졌기 때문에. 그냥 하고 싶다, 생각에서만 그쳤다면 몰랐을 것들이 많다.  



1. 수익 계산과 금액 분석을 함께 해야 한다  

정확한 금액은 밝히기 어렵지만 사실 고진감래바는 총 지출 비용 대비 수익률이 모자란 적자로 종료됐다. 


하지만 고진감래바가 종료되고 묘하게 켕기는 구석이 있었다. 그냥 이익률이 마이너스니까 이건 실패한 프로젝트야! 에서 그치기에는 뭔가 놓치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그래서 다시 개별 수익과 당일 수익 그리고 지출 비용을 계산하고 

이 비용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했는지 보게 되었다.  


결과를 보니 기존 입장료 대비 당일 수익이 추가로 173% 이상 발생한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건 와주신 손님들께서 더 잘 되라고 주신 애정이고, 그 애정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모자르지 않은 준비를 했다. 


새삼 애정으로 가득한 일일바였다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사랑만 받고 끝나는 경험은 잘 오지 않는 것을 알기에 그 마음에 감사드린다.  



2. 요식업 힘들다 . 하지만 바로 피드백을 볼 수 있다.

왜냐면 준비 해야 할 것들이 많고, 그 준비를 매일 매일 한다고 하면 

체력적, 정신적인 소모가 클 것 같기 때문이다.  


공간과 차 그리고 일정 금액 이상의 가게를 보호할 수 있는 자금이 꼭 필요했다. 

차가 없어서 택시를 잡아타고 택시기사랑 옥신각신 했던 원치않는 이벤트도 있었고,

장 보러갈 때와 바를 준비할 때 갈기님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가게를 운영할 때만 일을 하는게 아니라 음식 및 재료 준비는 몇일 전 부터 하는 곳들이 대부분일 것이고 

재료 공수는 또 그 사이에 언제 하나... 정말이지 할 일이 많은데 시간은 부족한 그런 일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맛있는 요리와 술을 제공하는 공간을 만드는 경험은 잊지 못할것이다. 내가 만든 상품이 그 자리에서 기분 좋게 소비되는 걸 보는 점도 빼먹을 수 없지!  


자차 준비와 운전 능력, 정말 중요하다. 

특히 내 공간이 아닌 공간을 빌리는 일일바를 연다면 가게 개업 준비 부터 당일날 다 해야 하는데 

그 때 필요한 짐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공유 주방에 조리도구, 그릇, 휴지, 테이블 같은 것들이 마련 되어있다고 해도 준비 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작게는 하이볼 만들 때 들어가는 토닉워터도 당일에 준비해야 하니까.  

택시는 필요하면 탈 수 있지만 역시 자차가 최고다. 

지인 중에 운전할 수 있는 분이 계시다면 차를 빌리거나 운전을 부탁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3. 또 하고 싶은가요? 네. 

일 하면서 하는 딴짓이 재미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당일날에 내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즐거운 경험을 해서 그런지 또 하고 싶다.  

메뉴를 어떻게 짤지 술을 어떻게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어떤 감동을 전달할지, 컨셉은 어떻게 정하고 그 날의 운영은 어떻게 하고 이런 것들 하나하나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2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한 것 치고 막혔던 점들도 없었고 당일 진행은 수월하고 매끄럽게 진행됐던 것 같다. 감사하게 당일 예약 펑크도 없었고!  


다 마쳐보니 어떤 메뉴를 추가하고 제외할지도 감이 왔다. 



결국 바의 개성과 직결되는 부분이고 기회가 된다면 술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컨셉으로도 도전해보고 싶다.  

다시한번 내 성향을 느낀다. 체계가 잡혀져 있는 것 보다 최대한 자유로운 상황에서 없던 것을 만들어가고

빠르게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을 잘 한다는 점. 다음번에 한다면 한번 했던 경험을 수정하며 더 좋은 기획을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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