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 가는 출근 길에,
아니면 집으로 오는 길에
오늘 하늘이 어땠나요?
당신이 본 하늘은 무슨 색이었는지 기억하십니까?
그 하늘에 있던 구름은 어떤 모양이었나요?
해는 어디쯤 있던가요?
혹시 그 하늘에 비행기가 꼬리에 구름을 달고 지나가지는 않았나요?
무리지어 날아다니던 새들은 보셨나요?
너무 이른 새벽이라, 너무 늦은 밤이라 못 보셨다구요?
그럼, 밤 하늘에 떠 있는 달은 보셨나요?
별은요?
밤 하늘에도 반짝거리며 비행기가 지나가는데, 그건 보셨나요?
밤 하늘이 온통 구름으로 뒤덮여 있어서 아무것도 못 보셨다구요?
그래도 하늘을 보시긴 했네요.
저는 하늘을 올려다 보는 걸 좋아합니다.
하늘을 자세히 보다보면 같은 하늘인데도 색깔이 다르더라구요.
어떤 부분은 하늘색에 가깝고, 또 어떤 부분은 다른 하늘보다 더 파랗기도 하구요.
시간에 따라서도 하늘은 그 색이 정말 달라요.
해가 뜨기전 빨갛게 달아오르는 하늘은, 정작 해가 뜨기 직전에는 그 색이 옅어지구요.
해가 지기 직전에 노을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보고 있으면 해가 뜰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늘인데도,
왜 이렇게 아쉬운 마음인지.
또 그 노을진 하늘에 샛별이라도 혼자 그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 걸 보면
왜 이렇게 또 마음이 몽글몽글 해 지는지.
여러분 그거 아세요?
밤 하늘은 검은 색이 아니라는 사실.
밤 하늘은 어둡지만, 천천히 구석구석 살펴보면
숨어있는 빛들이 있습니다.
희미하게 빛나는 별도 있고,
반짝 거리며 좀 봐 달라고 떼를 쓰는 별들도 있습니다.
운이 좋은 날엔, 밤 하늘에 떨어지는 별똥별도 볼 수 있죠.
구름 낀 밤 하늘은 도시의 여러가지 빛에 물들기도 하고
가끔은 구름이 높은 빌딩을 삼켜버리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오늘 몇 번이나 하늘을 보셨나요?
제가 하늘을 보기 시작한 건,
어느 힘들었던 날,
하늘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해서였는데요.
하늘을 마음껏 누비는 새와 매번 그 모습을 바꾸며 생겨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구름,
매 순간 그 색을 바꾸며 나를 물들여주는 하늘의 아름다운 색깔,
구름꼬리를 만들며 날아가는 비행기가 들려주는 여행 이야기,
저 먼 우주에서 수억년 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별빛들, 그리고 보기만 해도 설레는 달 까지.
하늘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마치 오늘 하루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은,
마치 오늘 하루 내가 했던 일들은,
마치 내가 그렇게 목 메었던 목표들은,
마치 나를 괴롭히던 그 수 많은 마음의 짐들은,
아무것도 아닌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조금 더 여유롭게 생각해도 됐는데,
나를 그렇게까지 밀어부치지는 않았어도 됐는데,
너를 그렇게까지 밀어부치지 않았어도 됐는데,
그렇게까지는 말하지 않았어도 됐는데,
조금만 더 안아 줄껄
한번만 더 손 잡아 줄껄
한번만 더 웃어 줄껄.
당신은 오늘 몇 번이나 하늘을 보셨나요?
가끔 하늘을 보세요.
한 자리에 서서
구석구석 살펴보세요.
천천히, 그리고 집중해서 하늘을 보다 보면
하늘이 당신에게 아주 멋진 이야기를 들려줄 겁니다.
이 이야기를 다시 들을 때에는
당신의 머릿속에
아주 멋진 하늘이 있기를 바랄게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저에게도 들려주세요.
오늘 당신의 하늘은 어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