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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육아시 2 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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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NJ May 28. 2024

결혼식


 친구가 강원도에서 새로 자리를 잡을 때 제주에 있던 나는 한라봉 한 박스를 선물로 보냈었다. 우리에게 아기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친구는 곧장 이런저런 육아용품을 보내왔다. 거기에 더해 함께 어울리는 멤버들에게 조금씩 돈을 모아 육아 지원금까지 보내주었건만, 내가 돌려줄 수 있는 것은 아이 사진 몇 장이 전부였다. 친구가 결혼 소식을 알렸을 때 드디어 빚을 갚을 기회가 생겨 몹시 기뻤다.


 친구의 어머님은 우리 가족을 유난히 따듯하게 맞아주셨다. 바다를 건너왔다는 이유로 우리에게 뱃삯까지 챙겨주셨던 어머니의 미소는 오래된 친구의 따듯함과 몹시 닮아있었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많은 것들을 이해하며 잘 지내왔던 것 같다. 축가를 부르다가 눈물을 흘린 신랑은 한참 동안 아기의 길쭉한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신부는 나를 빼다 박은 아기를 품에 안고 자신의 어머님처럼 활짝 웃었다.


 우리의 빚이 영영 사라지지 않길 바라며, 먼바다로 떠나는 친구의 앞날에 축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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