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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미숙 Dec 27. 2023

마음은 멀어도 가까운 이웃 나라 (네 번째)

오늘 일정은 ‘도쿄 스카이 트리’를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날이다.

달리는 거리는 깨끗하고 방음벽도 한국처럼 높지 않았다. 대형차보다 소형차가  눈에 많이 띄었고 대부분 속도를  지키며 달리고 있었다. 친절이 몸에 밴 일본 사람들은 어디를 가도 상냥한 웃음으로 손을 모은채 허리를 숙였다.




‘도쿄 스카이 트리’는 634m 높이로 일본 도쿄도 스미다구에 있는 전파 송출용 탑이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로써 도쿄의 랜드 마크다. 주말이라 많은 인파로 꼬불꼬불 줄을 서고 있었다. 텐보회랑(450m)까지 볼 수 있는 티켓은 두 시간 이상 더 기다려야 해서 메인 데크라 할 수 있는 텐보데크(350m)까지만 구매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서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쑥 올라갔다.

높은 빌딩이 내 발아래서 그만 그만하게 서 있었다.

도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스미다 강' 유람선도 한가롭게 떠있었다. '스카이 트리' 관람은  낮보다 밤에 올라와 야경을 보는 맛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스미다 강 불꽃 축제는 '에도 시대'부터 계속되는 축제라고 한다. 코로나 시기에 멈추었다가 올해는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고 한다.

목이 말라 아이스크림으로 목을 축이며  도쿄 시내를 바라다보았다.

 짧은 지식이지만 필자가 알고 있는 일본과 우리나라와 관계된 이야기는 최초 '삼국유사'에 나온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이다.  포항 영일만 부근에서 해초 따는 연오랑이 발을 내딘 바위가 움직여 일본으로 가게 되어 왕이 되었다.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세오녀는 남편 신발이 벗겨진 바위에 올라서자 그 바위도 움직여 일본으로 가게 되어 왕비가 되었다. 신라에서는 이때, 해와 달이 빛이 잃어 일본으로 연오를 찾아가 돌아올 것을 호소했지만 오지 않았다.

그 대신 세오녀가 짠 비단을 받아 가지고 와 하늘에 제사를 지내자 다시  해와 달의 빛을 찾았다. 우리나라 유일한 일월신화이다. 백제시대 귀족 신분의 ‘노리사치계’라는 스님이 ‘성왕’의 명을 받고 일본에 불교를 전파했다.




최인호 작가님의 ‘잃어버린 왕국’이라는 역사소설이 1980년대 중반 신문에 연재되었다.  660년 백제가 나당 연합군에 의해 사비성도 함락당한다.  백제 마지막 의자왕의 누이동생 ‘제명여제’는 왜의 천황으로 친정나라인 백제를 도우려고 군사를 일으켜 오는 중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급사한다. 아들 ‘천지’가 이끄는 왜의 군대와 백제의 군대가 연합군으로 나당 연합군과 맞서 싸웠으나 전세가 기울었다. 계백 장군의 황산벌 싸움도 완전히 패하자 백제의 유민들이 배를 타고 왜로 망명한다. 백제 유민들로 새로운 망명왕국을 건설하고 ‘천지’는 천황의 자리에 올라 국호를 일본이라 칭한다. '천지'가 세상을 떠나자 망명세력이 아닌 구세력들이 대권을 장악하고 난 후 백제와 연결되었던 모든 역사를 청산한다. 백제의 후예가 일본을 있게 한 일본 역사가 사라져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잃어버린 왕국을 찾아서 참조)




일본 역사소설 중 '대망"이라는 장편 소설이 있다.  1500년대에서 1600년대 초기 일본 전국시대에 영웅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카와 이에야스로 일본 열도를 통일시킨 이야기이다.

시대를 앞서간 오다 노부나가는 거의 일본을 통일하고 자신의 부장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남쪽의 모리가문을 치러 갔다. 그 사이 자신의 부장  '다케치 미쓰히데' 반란으로 포위되자 기름을 붓고 자살한다.  이인자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한다.




전국시대의 유명한 3인의 영웅을 성격으로 묘사한 일화가 있다.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오다 노부나가는 칼로 죽여서 울게 만든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지 않으면 때려서라도 울게 만든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

세 사람의 성격을 비유한 유명한 말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한없는 탐욕으로 임진왜란을 일으켰다. 결국 백두산에서 잡은 호랑이 고기를 먹고 식중독으로 죽었다는 설이 있다. 인내심의 끝판 왕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막부의 주도권을 잡고 일본 통일을 완성한 후 에도로 수도를 정한다.

문화중심지로 에도를 키우는데 노력한 결과 연극, 음악, 문학 등이 활발하게 일어나 문화 전성시대를 이루게 된다.




'녹두꽃'으로 유명한 '전봉준 농민혁명'을 진압시키고자 일본군과 합세해서 대패시키고 일본이 우리나라에 주둔하게 된다. 그 결과 일제 36년의 서막이 시작되고 조선왕조는 막을 내린다. 

무서운 일제치하에서 천년 동안 내려온 양반, 상놈이 무너졌다. 백정이 의사가 되고

아씨를 섬겼던 몸종들이 글을 배웠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으로 막부시대가

막을 내리고 서양문물 받아들

더욱더 발전하기 시작한다.

도쿄는 원래 한적한 어촌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일본 수도로 영향력이 대단하지만 이 어촌의 가치를 깨닫고 도시를 만든 사람이 '오타 도칸'이라는 장수였다고 한다.

일본의 수도 도쿄 스카이 트리에서 내려다 보이는 ‘스미다 강’이 유난히 푸르게 흐른다.

마음은 멀어도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 대해서 적대감은 많지만 배울 것이 많은 나라임에는 분명하다.

어디를 가도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고 “고맙습니다” 몸에 밴 민족이다.

원자폭탄 투하했던 미국과도 잘 지내고 있다.


나흘간  알차게 여행을 마치고 7시 비행기 타기 위해 하네다 공항으로 향했다. 리가 아파서 언니랑 나는 공항 내에 있는  료 전동 카를 이용했다.

"나이는 어쩔 수 없네"

밤 비행기를 타고 김포 공항 도착하자 마중 나온 우리 조카 준승이가  손을 흔들며 서있었다.

고맙다 조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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