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리포레relifore Apr 08. 2024

속독은 늘 좋은 걸까요?

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7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쿵쿵 아파트_ 국내외에서 수상을 하며 주목받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토요일 다세대 주택’을 바탕으로 만든 그림책입니다.


  포근한 양모 펠트로 만든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원하는 일을 하다가 보니, 아파트에서 소동이 벌어져요. 다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캐릭터들 때문에 다른 공간에서는 자다가 놀라고, 머리가 아픈 상황들이 벌어지고... 과연 이 이웃들은 모두 행복하게 아파트에서 지낼 수 있을까요?

 

평소에 공동주택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생각할 거리를 주는 귀여운 그림책이었어요. 아파트에 살고 있지 않아 늦은 시간에도 자유롭게 활동하는 둘찌가 이 그림책을 보면서 다른 주거 공간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었어요.


2. 케이크가 커졌어요!_ 우당탕탕 야옹이 시리즈는 늘 유쾌합니다. 시리즈를 읽다보면, 늘 비슷하게 반복되는 패턴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뒷 이야기를 추측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죠. 그래서 편안함을 느끼며 책에 빠져들 수 있답니다.


 이런 시리즈물의 장점을 가진 우당탕탕 야옹이 시리즈, 이번 이야기에서는 멍멍씨네 케이크 가게를 엿보던 말썽쟁이 야옹이들이 개미 광선 때문에 작아져 버렸어요. 덩달아 마미까지 작아져 버린 상황! 작아져서 들키지 않고 몰래 케이크를 먹어 즐거워 하다가 갑자기 목이 말라졌습니다. 그런데 작아졌기 때문에 물을 마실 수가 없죠. 이들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원래의 크기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 속독은 늘 좋은 걸까요?


최근 베스트셀러로 유명세를 탄 <도둑맞은 집중력>에 아래와 같은 글이 나옵니다.


 “여러 과학 연구팀이 수년간 다음 질문의 답을 구했다. 인간이 글을 진짜진짜 빠른 속도로 읽게 할 수 있을까? 연구팀들은 그럴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언제나 대가가 따른다. 연구원들은 평범한 사람들을 데려다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글을 읽게 했다. 훈련과 연습을 거치면 속독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사람들은 글자를 빠르게 훑고 자신이 보고 있는 내용을 기억할 수 있다. 그러나 읽은 내용을 검사하면 글을 빨리 읽을수록 이해한 내용이 적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빠른 속도는 곧 적은 이해를 뜻한다…(중략)…

 이 연구를 실시한 과학자들은 글을 빨리 읽게 하면 복잡하거나 어려운 내용을 붙잡고 늘어늘어질 확률이 훨씬 낮아진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매우 단순한 문장을 선호하기 시작한다." p.55


 저 또한 어린 시절 책  한 권을 빨리 읽는 것이 자랑스러워 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책을 빨리 읽어야 많이 읽을 수 있다고 막연하게 좋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는 속독을 해야 언어 영역 지문도 빨리 읽고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했죠.


 물론, 당연하게 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히 읽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러나 그 빠른 속도로 모든 글을 동일하게 읽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예요. 어쩔 수 없이 시험에서는 지문을 빨리 읽어야 할지라도, 소설 속에서 주인공의 상황에 공감하며 천천히 그의 마음을 따라가고, 정보글에서는 이해가 어려운 부분을 여러 번 읽으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등의 상황에 따른 독서 속도가 필요합니다. 이미 능숙한 독자들이라고 할지라도 주제의 친밀도에 따라, 책의 장르에 따라 책 읽는 속도를 달리한다고 하니까요.


 제가 어린 시절 그랬듯, 늘 빨리 읽어 버린다면 아이의 머릿속에 남는 것은 대충의 줄거리만 남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빨리, 많은 책을 읽는다고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책을 통해 충분히 사유하는 것이 필요한데 말이죠.


그러니 속독을 하는 것은 결코 독서의 목적이 될 수 없답니다. 속독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우리가 많이 놓쳐버리는 ‘깊이있게 읽기’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이전 05화 상상하고 추측하게 만드는 그림책!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