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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포레relifore Apr 24. 2024

글을 읽을 줄 알아도 그림책을 읽어줘야 하는 이유

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7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완벽한 계란 후라이 주세요_ 완벽하다는 것은 뭘까?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완벽한 계란 후라이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물들도 귀엽지만, 마지막에 얻어지는 의미도 정말 소중하죠. 완벽함의 가치는 역시 각자 다르다는 것!

 일단 우리 아이들은 나를 사랑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얼까, 계속 탐구해야 합니다. 동물들이 원하는 계란 후라이를 다 보고 나서, 큰찌, 둘찌와 어떤 계란 후라이가 마음에 드는 지 왜 그런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았답니다.


 2. 드라랄라 치과_ 밤 12시에 문을 여는 드라랄라 치과가 어젯밤 우리집에 문을 열었어요. 다양한 환자들이치과에서 여러 치료를 받고 만족스럽게 돌아가는데요. 마지막에 얼떨결에 치료를 받게 된 깜짝 손님이 꽁지 빠지게 도망가는 장면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옥수수 환자가 기억에 남는데, 노란 이빨이 싫어서 온 손님에게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주는 부분이 의미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어제도 이 부분을 읽으며 아이들과 나만의 매력을 컴플렉스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내가 컴플렉스로 생각하는 부분이 사실은 나만의 매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것을 아이들이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3. 개미의 수박 파티_ 어느 쨍쨍한 오후 개미들이 수박을 찾아내서, 집으로 옮기는 과정을 세밀한 묘사로 재미있게 담은 그림책입니다. 영유아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담뿍 담고 있는 그림책이지요.

 익살스럽고 세밀한 그림체도 그렇지만, 이 시기 아이들이 좋아하는 개미와 수박이 등장한다는 점 또한 그렇습니다. 또 그 수박을 파내서 먹고 저장하고 껍질로는 미끄럼틀까지 탈 수도 있다는 판타지적인 생각이 수박 수영장과 닮아 있어, 그 부분도 비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글을 읽을 줄 알게 되어도 ‘여전히’ 책을 읽어주면 좋다는 사실!


 석사 전공으로 문해력 교육에 대해 배우면서, 그동안의 그림책 육아를 돌아보게 됩니다. 잘 해왔던 부분은 경험에 이론과 연구를 더하며 확장하게 되고, 몰랐던 부분은 새롭게 배워 둘째 아이에게 적용해 보게 되죠. 이번에는 그런 부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집에서 아이가 혼자 글을 읽게 되었을 때, 글 읽어주기를 멈춥니다. 그렇지만 문해력 연구와 이론서들에서는 혼자 글을 읽게 되어도 부모가 책을 계속 읽어주라고 말합니다.


 글을 해독하게 되었다고 독해(의미 이해)까지 잘 하는 것은 아닐 수 있고, 글을 읽게 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배울 것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읽어주는 엄마나 아빠(혹은 다른 유의미한 어른)가 글을 읽을 때 어떤 전략을 사용하면서 읽는지, 글을 읽으며 스스로 자기가 읽는 것을 모니터링 하는지, 오류가 났을 때 어떻게 수정을 하며 읽는지, 글에서 어떤 의미를 어떻게 찾는지를 더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읽어주어야 할까요?


 보통은 유아들에게 그림책 읽어줄 때처럼,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아이가 읽을 수 있는 것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책을 부모가 읽어주기를 권해드립니다. 아이가 좋아할만한 책 중에서 어휘나 내용 수준을 미리 훑어봐 체크를 한 뒤, 아이에게 조금은 도전적인 책을 읽어주면 됩니다.


 그런데 사실 열심히 수준을 판별하지 않고서도, 저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교육적 의미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받고 있다는 따뜻한 정서와 책의 재미, 책 읽는 시간의 소중한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죠.


 결국, 중요한 것은 이미 글자를 읽을 수 있는 큰 아이에게도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여전히’ 소중하다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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