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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포레relifore Apr 29. 2024

아이에게 어떤 위인전을 읽혀야 할까요?

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7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심장 소리_ 사람마다 달리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일등을 하거나, 공을 잡거나, 살을 빼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고, 누군가는 놀기 위해, 빨리 누군갈 만나기 위해 달립니다. 산책하고 싶어서, 도망가거나 쫓아가기 위해, 건강해지려고 달리기도 하죠. 하지만 주인공이 달리는 이유는 달랐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가만히 심장 소리를 듣기 위해, 그리운 소리를 듣기 위함입니다.

 단순하지만 감성적이고 따뜻한 정진호 작가의 시선이 담뿍 담긴 그림과 많은 여운을 주는 글이 잘 어우러진 그림책이었어요. 요즘 거의 매일 시골길을 달렸던 우리라, 어제도 둘찌와 어떤 이유로 달리는 지 한 참을 이야기 했습니다. 엄마는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서였고, 둘찌는 '재미있어서'였다고 합니다. ㅎㅎㅎ

 "어쨌든 우리 넷이 함께 달리는 노을 지던 그 시간들이 나중엔 참 그리울 거야. 그땐 이 책의 주인공처럼 가만히 가슴에 손을 얹어보렴."


2. 한 입만_ ‘엘리베이터’처럼 이 책에도 공룡이 등장합니다. 경혜원 작가가 더 궁금해져 작가의 말을 가만히 들여다 보는데, 이런 말들이 적혀 있었어요.

 ‘언제 처음 공룡을 알게 됐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공룡을 알게 되자마자 반해 버린 것은 확실합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소원 중의 하나는 공룡을 직접 보는 것입니다.’

 티라노사우르스가 다양한 공룡들에게 찾아가 한 입만을 외쳐요. 착한 공룡들이 흔쾌히 허락하지만, 티라노는 커다란 입을 벌려 상당한 양의 음식을 먹어 버리고… 테리지노사우르스의 초코볼을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물었는데 그건 바로 코코넛 열매였습니다. 이빨이 안 빠지는 티라노사우르스.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맨 뒷장에 다양한 공룡들과 공룡들의 먹는 음식에 대해 적혀 있어서, 앞에서 잘 모르던 공룡들의 이름도 찾아보고 무엇을 먹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경혜원 작가 책을 추천합니다.



* 어떤 위인전을 읽힐 것인가?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 수상 김경희 교수의 창의영재 교육법이 담긴 <틀 밖에서 놀게 하라>에 보면 위인전에 관련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위인 이야기 함께 읽기

 위인 이야기는 아이에게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길을 보여준다. …(중략)…

 어른이 된 위인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들려주기보다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위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접하게 해 주자.

 그리고 다소 편협한 내용이거나 위대한 업적만 드러나는 위인전보다 에세이나 자서전을 고르는 게 좋다.‘


 큰찌가 1학년 이었을 때, 학교에서 위인전이 있으면 가져오라는 숙제가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아이에게 읽힐 목적으로 위인전을 고르고 구입하게 되었지요. 막상 구입을 하려고 보니, 어떤 위인전부터 시작해야하나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유치원에서 받은 이순신, 김구 등의 위인전이 몇 권 있었지만,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이 많아 우선은 큰찌에게 친근한 그림책 스타일의 위인전을 읽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발명을 하거나 나라를 구한 것만이 위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었어요. 위인은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뜻이니 조금 더 다양하게, 폭 넓게 그리고 어렵지 않게 읽히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큰찌와 같은 성별인 위인들의 그림책을 먼저 골라주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고른 것이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마리 퀴리를 시작으로 곤충학자 에벌린, 최초의 고생물학자 메리 애닝, 자연을 그리고 가꾸고 지켜 낸 베아트릭스 포터, 편견에 맞서 새로움을 창조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그림책이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 가치 있다고 생각한 일을 끈기있게 했던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그 다양한 인물들 만큼이나 그들이 해낸 일들의 분야가 참으로 다채롭기에, 큰찌에게도 네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따라가면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이 위인전을 접할 때, 제가 어린시절 접했던 것처럼 엄청 진지하고 무겁지 않게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늘 비슷한 스타일로 전개되는, 비슷한 직업을 가진 위인들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다채로운 시각으로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들 삶에 있어서는 정답이 하나가 아니니까 말이지요. 정답인 줄 알고 따라갔는데 그것이 나에겐 오답일 수도 있고, 오답이라고 생각한 것이 또 다른 해답이 되어 새로운 문이 열릴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일 것이니까요. 그래서 오늘도 그런 인생을 담아낸 다양한 그림책을 읽히려고 노력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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