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동강 난 연필

욕심쟁이

by 윤자매

욕심쟁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나는 소유욕이 강했다.

교회에서 달란트 시장이 열리면 그 소유욕은 극에 달했다.

교회를 출석하면 2달란트를 준다. 그 달란트를 1년 가까이 모아 달란트 시장에서 물건을 살 수 있었다. 달란트 시장은 크리스마스 행사였다.

나는 그 당시 80 달란트를 모았다. 나처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교회에 나온 아이가 50 달란트 가까이 모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내가 80 달란트를 모았다고 하자 나를 바라보던 교회 선생님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너는 동생의 달란트까지 다 네가 차지했구나, 하는 표정이었다.


사실 그랬다. 동생은 달란트를 잘 챙기지 못했다. 동생은 이제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 고로 고학년이란 말이지. 그만큼 욕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었다.

동생이 달란트를 챙기지 않고 바닥에 두면 나는 그걸 챙겨서 내 서랍에 넣었다. 그때는 정말이지 동생 손만 봤던 것 같다. 저걸 떨어뜨려야 내가 갖는데, 하면서 동생의 동선을 따라 움직였다.


마치 전래동화에 나오는 요술 항아리처럼 두배의 속도로 달란트가 쌓이고 있었다.

물론 달란트를 넣어두는 서랍은 요술 기능이 없다. 다만 내 손이 부지런히,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손꼽아 기다리던 달란트 시장이 열렸다.

달란트 시장에서 연필 한 다스를 샀다. 나는 그게 너무 좋았다. 새 연필이 12개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가방에 그 연필 한 다스를 그대로 들고 다녔다. 사용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새것 그대로 유지하고 싶었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언니가 반 친구와 다투고 있었다. 언니는 남자 애들과 잘 다투었다. 서로 약점을 잡고 말로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다 내가 그 싸움에 개입을 했다. 왜 우리 언니 괴롭히냐고 소리를 질렀던 것 같다. 언니 반 친구였던 그 오빠를 내가 밀었고 당연히 한참 체구가 작은 내가 밀렸다. 밀리면서 가방이 열렸고 열리기가 무섭게 연필이 떨어졌다. 연필은 플라스틱 상자 안에 들어 있었는데 상자가 열리고 연필이 우수수 떨어졌다. 화가 난 그 오빠가 떨어진 내 연필을 들고 12개를 모두 두 동강을 내버렸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아까워서 쓰지도 못한 연필이 속절없이 부러져 버렸다. 집에 도착해서도 엄청 울었다. 나는 슬플 때,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밥을 먹지 않는다. 나만 손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감정적인 내 행동을 고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울고 나니 공책 위에 내 연필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12개의 연필이 잘 깎여져 24개가 되어 있었다.

처음으로 연필을 손에 쥐었다.


동생이 하나만 달라고 해도 절대 주지 않았는데 뭔가 굉장히 허무하고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두 동강 나니 잡기도 편하고 한결 좋았다.

동생도 주고 언니도 나눠 주었다. 달라고 하지 않았는데 내가 먼저 준 것은 사실 처음이었다. 인심 쓰듯 주고 나니 마음이 좋아졌다.


그런다고 내가 욕심쟁이가 아닌 것은 아니지만 그 사건이 있은 후로는 나는 연필을 한 다스 채 들고 다니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사소한 그런 욕심이 얼마나 부질없는 행동인지 나는 깨달았다.


우리 자매들의 필통이 새 연필로 가득 채워졌다. 뭔가 기분이 묘했다.


내 마음도 두 동강이 났는가 보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