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흥정계곡
메밀꽃을 흐뭇하게 볼 수 없어 잔뜩 실망했으나 문학의 숲 골짜기를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를 함께 들으며 위안받고 담소를 나누었다. 12시에 만나 함께 했던 동생 내외와 허브나라 주차장에서 헤어졌다. 흥정계곡을 따라 내려오다가 차에서 내렸다. 맑은 물속에 드문드문 다슬기가 있었다. 참새는 방앗간을 지나치지 않는 법. 채취 본능이 강한 나는 신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섰다.
어머나, 이럴 수가!
생각보다 물이 많고 물살이 세었으며 무엇보다 얼얼할 만큼 차가워서 얼른 나왔다. 다슬기 잡겠다고 얼쩡거리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일 난다.
안녕 흥정계곡, 안녕 봉평!
올 때와 마찬가지로 여주 휴게소를 들렀다. 여주 땅에 무수히 찍혔을 시어머니 발자취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였다. 청상에 홀로 된 서른다섯 시어머니는 시외버스를 타고 금산에서 대전을 거쳐 강원도까지 오가는 인삼 장사였다. 여주는 하루를 묵어가는 중간 기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