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를 꽂은 목장
목장 주인이 남달리 애국심이 강한가 보다.
사위 회사 근처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사위를 회사 앞에 내려주고 딸과 나는 암스텔벤에서 고속도로로 2시간 30분 북쪽으로 달리고 있다.
목적지는 딸 갤러리에 전시할 그림을 찾으러 작은 교육 도시에 있는 표구사이다.
왜 이렇게 먼 곳에 표구를 맡겼느냐니까 친분 있는 화가가 아주 잘한다고 소개했단다.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
고속도로가에 홀로 서 있어 돋보이는 한편 한없이 쓸쓸하고 외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엄마, 네덜란드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무료야. 반면에 세금은 수입의 절반이지만. 아무튼 고속도로 들어올 때마다 무지 기분 좋아. "
"통행료 받느라고 막히지 않아서 더 좋다."
2시간 30분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도 딸이 장거리 운전을 할 때면 언제나 전화로 수다를 떨었다.
끝 간데없는 들판과 바다처럼 드넓은 호수를 몇 개 지났을 때 목적한 도시에 닿았다. 네덜란드스러운 집들이 모여있었다. 옛날 정취를 간직하려고 도로를 넓히지 않아 자전거와 자동차와 사람이 뒤얽혀 복잡했지만 나름 사람 사는 냄새가 풍겨 좋았다.
표구사 대표는 뜻밖으로 중년 여인이었다. 노련하게 작품 포장하는 솜씨로 보아 그동안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왔는지 한눈에 보였다.
벽에 걸려있는 감각적인 표구 디자인
대표한테 허락받고 사진을 찍었다.
네덜란드는 건물외관은 물론 내관과 아울러 표구 디자인까지 중요시하는 것 같다. 풍요로운 생활과 예술의 역사가 깊어서인 것 같다.
표구사에서 가까운 다리 난간의 여인 석상
배가 제법 불룩한 것 같다. 인류의 맥을 이어준 여인에 대한 감사의 염을 담아 제작한 것 같다.
남자처럼 씩씩한 굳은 표정의 여인 석상
중세 시대의 강인한 여성을 상징하는 것 같다.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옛 생활상이 연상되는 푸근함이 풍겼다.
주차 후 첫 건물의 예쁜 등
월남 국수 가게 발견
딸과 나는 월남 국수를 좋아해서 망설임 없이 들어갔다.
깔끔한 내부
소를 타고 있는 두 어린이
틀림없이 중국 그림 같다. 무엇보다 어린이 헤어스타일과 의상이 그렇다.
머리 감는 여인
이 그림 역시 세수 대야나 긴 머리나 바지가 중국 풍이다.
두 그림은 호텔처럼 크고 청결한 화장실 벽에 붙어 있었다. 화장실이 깨끗하니 기분이 굉장히 좋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 집 음식 틀림없이 맛있을 것이다.
식당에서 마주 보이는 건물 외벽에 세워진 그림
착취했던 백인
착취당한 흑인
용서를 구하는 백인
용서를 받아들이고 팔을 길게 뻗은 흑인
종교를 통해 화해하고 친구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2022년 네덜란드 정부는 서구국가 최초로 17~19세기 흑인 노예제에 관해 공식 사과를 한 바 있다.
맛있는 월남국수
면은 설익어서 맛이 없었는데 국물이 끝내줬다. 특히 쌈장처럼 생긴 소스 맛이 일품이었다. 소스 덕분에 고기 한 점 채소 한줄기 남기지 않았다.
구운 고기와도 잘 어울릴 것 같고 상추 깻잎쌈과도 찰떡일 것 같다. 한국에 돌아가면 월남 소스 몇 가지에 땅콩 소스를 섞어 꼭 만들고야 말겠다.
맛있는 과일 주스
오후 6시 저녁 먹기 전에 짧은 산책을 했다.
은혜와 영광이 넘치는 교회 포인트
유명 작자로 거듭나는 빛나는 순간을 기원하다 얼른 마음을 바꾸었다.
남편이나 나나 얼마를 더 살지 모르지만 지금 이대로 유지하게 해달라고
홀로 피어있는 마거리트
우리나라 구절초와 모양이 똑같은데 꽃 크기가 조금 작은 듯하다.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왜가리
꽁지 일부가 물에 비쳐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소담스러운 흰꽃
이 꽃은 우리나라에도 있지만 화사해서 안 찍을 수 없었다.
교회 앞 수련
며칠 전에는 막 피기 시작한 꽃봉오리였는데 그 사이에 이만큼이나 피었다.
네덜란드는 우리나라보다 기온이 약 10도 정도 낮았다. 9월은 완연한 초가을 날씨라 산책하기에 아주 좋다. 이러다 다음 주부터는 계속 비가 내린다고 했다. 9월 초 그리 길던 석양도 많이 짧아져 8시 30분이면 해가 완전히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