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디자인 포 디버시티
아파트 구조물
기차가 마주 오는 것 같은 철길
강아지와 산책을 나섰다.
아침 일곱 신데 사위가 어둑하다.
자전거 전용도로 옆에 있는 폐 철길. 지금은 보행자 통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나는 지름길인 철길 쪽으로 북쪽 공원을 오간다.
기찻길에 깔린 자갈
철길이 보행자 통로인 것을 안 날 신대륙이라도 발견한 듯 호들갑스럽게 뛰어올라갔다. 하지만 두 걸음도 제대로 걸을 수 없어 놀랐다. 발바닥이 아픈 듯 배기고 불편해서 무척 힘들어서다. 자칫 잘못하면 발목 접질리기 딱 알맞았다. 환상의 자갈길은 고행길이나 다름없었다.
철길 아래는 인도가 없다. 암스테르담에서부터 암스텔베인 옆 옆 도시까지 이어지는 혼잡한 자전거 전용도로였으므로 보행은 절대 금지였다. 인도 끝나는 데서 돌아가지 않았다면 250미터 떨어진 건널목까지 어떤 일이 있어도 걸어야 했다.
와드득, 이리 삐뚤!
뻐드득, 저리 빼뚤!
250미터가 10리 길처럼 먼 것 같았다.
자갈길이 이토록 힘든 줄이야.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났다.
서른다섯 살 어머니는 크고 거칠기 이를 데 없는 자갈 깔린 길을 난봉꾼 아버지를 찾아 초저녁부터 오밤중까지 걸었다고 했다.
버스에서 내린
미연 삼거리부터 언양읍 반천리까지
250미터도 죽겠는데 어머니는 10킬로미터 훨씬 넘는 밤길을 어떻게 걸었을까?
철길도 며칠 걷다 보니 침목만 골라 디디는 등
요령이 생겨 익숙해졌다.
북쪽 공원에 있는 미끄럼틀
여태 무심하게 지나치다 오늘은 발길을 멈추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구부러진 나무 기둥을 그대로 짜 맞추어 감각 있게 완성한 것에 감탄했다.
공원은 언제나 한산해서 어린이가 미끄럼 타며 노는 모습은 한 번도 못 봤다.
아침이라 그런지 물오리도 잠에서 덜 깬 것 같다.
여기저기 지천으로 떨어져 있는 도토리
풍요로운 계절의 상징인 것 같다.
그런 한편 먹을거리가 길바닥에 함부로 나뒹구는 것이 아깝기 짝이 없다.
만약 내가 여기 눌러 산다면 도토리를 가장 많이 주워 묵을 쑤었을 것이다.
실제로는 더 예쁜 보라색 꽃
꽃봉오리에 맺힌 빗방울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강아지와 죽자 사자 달렸다.
비가 뚝! 그쳤다.
거짓말처럼 하늘이 맑아지며 아침 해가 쨍하다.
다섯 잎 클로버
네 잎 클로버 딴 곳에서 이번에는 다섯 잎 클로버를 발견했다. 검색해 보니 다섯 잎 쿨로버는 큰 성공, 금전적인 행운을 상징한단다.
와우, 대박!
꺅, 초대박!
무명인 내가 드디어
유명한 소설가가 되려나 보다
에헤라디야 ♩♬♪
또, 또. 시작이다.
워워 김범순
제발 나잇값 좀 하자 응?
디자인 포 디버시티 암스테르담
감각적인 건물
옥상의 붉은색 철구조물은 옥에 티
딸과 초등 손님과 장 보러 온 대형 마켓
매장 장식이면서 상품
예쁜 화병 때문에 밑에 있는 그릇의 품질이 덩달아 좋아 보인다.
발코니에 놓고 공원 감상하기 딱 좋은 의자
디자인이 뛰어난 칸막이
오래된 듯한 나무 받침과 철 작품
책장 옆에 두면 저절로 생각이 깊어질 것 같다.
재미있는 사진
부처상도 자주 보니까 감흥이 일지 않는다.
풍요로운 가을에 디자인 초점을 두고 진열한 여러 종류의 호박
쇼핑센터 안 식당의 점심 식사
기대를 잔뜩 걸었던 수프는 정말 맛이 없었다. 늙은 호박으로 만들었는데 호박죽도 아니고 호박국도 아니었다.
고기와 빵조각이 잔뜩 들어간 샐러드는 먹을 만했고 무료인 초콜릿우유는 맛있어서 두 잔이나 마셨다.
술인지 오일인지 모르지만 진열을 너무 예쁘게 해 놓았다.
진열대 측면
측면도 너무 예뻐서 지나칠 수 없었다.
소가죽으로 만든 우리나라 북만큼 커다란 치즈
한국식품 전문 판매점 신라가 있는 쇼핑센터
디자인 포 디버시티 암스테르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만난 아파트.
작년에는 공사 중이었다고 했다.
맨 위에 있는 여자 손 사진은 저 아파트 앞에 있는 구조물이다. 이 사진 정면에도 있지만 아주 작아서 잘 안 보인다.
아름다운 플라타너스 길
이 길을 오갈 때마다 감탄하며 사진 찍었지만 고스란히 담을 수 없었다.
실제 숲 터널 아름다움이 100%라면 이 사진은 60% 정도 표현되었을 것 같다.
세 가지 모양의 도토리
디자인이 돋보이는 마늘 그릇
식물 줄기로 엮어 만든 그릇에 마늘을 저 모양대로 담고 망을 씌워 판매한다.
이 마늘은 과연 몇 쪽일까?
6쪽?
아니면 5쪽?
둘 다 아니다.
통마늘이다.
요리할 때 아주 편하고 맛도 똑같다.
우리나라도 서산 6쪽 마늘에 자만하지 말고 서산 통마늘로 품종을 개량하여 생산하면 어떨까?
공항 근처 디자인이 뛰어난 힐튼 호텔
사흘 전 포르투갈로 출장 가는 사위를 배웅하러 가면서 찍었다.
사위가 없으니까 허전하고 밤이 되면 조금 무서웠다. 사위가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니 집안이 꽉 차고 아주 든든했다.
포르투갈 치약
포르투갈은 치약, 와인, 이것 세 가지가 유명하다고 했다. 받은 즉시 써봤더니 정말 좋았다. 70 평생 써본 치약 중 가장 뒷맛이 깔끔했다. 얼른 네 개를 달라고 해서 챙겼다.
포르투갈에서 유명한 또 하나
이 상자 안에 유명한 또 하나가 들어 있다.
생선 통조림이었다.
통조림도 얼른 챙겼다.
사위가 입구에서 찍은 사진
사위가 안으로 들어서며 찍은 사진
서커스 공연장 같은 분위기의 이 가게에서는 무엇을 팔까?
그것은 바로 생선 통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