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정원 크로아티아

7 마중

by 글마중 김범순

그때 크로아티아에는 중국 주석 시진핑도 와 있었다.

다리 공사 수주를 위해서라고 했다.

건축 분야는 우리나라 기술이 최고일 텐데 중국이 잽싸게 가로챈 것 같아 약 오르고 속상했다.

어쩌다 피어있는 해당화를 보며 스톤을 떠나 오레비치 항구로 왔다.

13세기 여행가이며 동방견문록의 저자 마르코 폴로의 생가가 있는 코르코출라섬으로 가기 위해서다.

조랑조랑 매달린 황금빛 대추야자가 탐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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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아 바닷물에 손을 담그면 아드리아해가 내 것이 된다고 했다.

아드리아해 주인이 되고 싶어 맑고 투명한 물에 두 손을 담갔다.

햇살과 해풍의 간질임에 나뭇잎들이 배를 뒤집으며 숨넘어가는 소리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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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견문록의 저자 마르코폴로 생가

동방견문록의 원제는 백만 가지 이야기 또는 세계 불가사의의 서이며

마르코폴로의 아시아 여행담을 집필한 사람은 당대의 전기소설 작가 루스티켈로 다 피사였다.

전승에 의하면 루스티켈로는 마르코폴로가 감옥에 있을 때 그의 발언을 기초로 동방견문록을 썼다.

코르출라는 크로아티아 남부에 있는 섬으로 좁은 골목이 곡선으로 구불거려 끝이 보이지 않았다.

강한 바닷바람과 추위를 막기 위해 직선으로 건축물을 짓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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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코출라 항구 주변

코르출라 섬에서 나와 아카시아 꽃이 만발한 해안선을 달렸다.

양지바른 산자락은 모두 포도밭이었다.

그 지역은 강이 범람하며 농토가 비옥해져서 과일과 농산물 품질이 매우 뛰어나다고 했다.

길가에 차가 섰다.

말린 무화과와 꿀에 절인 아몬드를 얻어먹고 유별나게 색이 곱고 탱글탱글한 귤을 샀다.

귤 맛을 악기에 비유한다면 바이올린 선율처럼 달콤하고 심벌즈 소리처럼 쨍했다.


바다에는 굴과 홍합 양식장이 펼쳐져 있었다.

다양하지만 일정한 스티로폼 색과 모양이 무질서한 우리나라 남해안 양식장과 많이 달랐다.

크로아티아는 빨래도 색깔을 맞춰 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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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 골목의 빨래

빨래 널 때와 같이 양식장도 디자인을 고려한 것이 틀림없었다.

바다 건너 마주 보이는 곳은 이탈리아다.


국경을 거쳐 보스니아 네움으로 왔다.

크로아티아는 통합과 분열 등 많은 내전을 거치며 사랑하는 해안선 21km를 보스니아에 줬다.

저녁을 먹고 산책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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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네움의 어느 집 담장에 핀 이름 모를 꽃

바닷가에 다다랐을 때 삽살개를 닮은 강아지가 길길이 뛰어오르며 반가워했다.

빈손이 미안해서 둘러봤지만 가게는 눈에 띄지 않았다.

바다와 바람은 숨 고르기를 하고

산책로 끝 수평선에는 가슴 서늘한 박명의 노을이 마중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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