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무 말.
시간이 있었는데, 없어졌다.
눈을 감았다 뜨면 사라지는 시간이 야속하다.
가진 것 하나 없는 내게
있는 거라곤 시간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이렇게 배신을 때린다.
손에 잡을 수 있는 것만이 오래 내 곁에 남는다.
사람도
물건도
지식도
생각도
결국 손에 쥐어지는 것들이 내 곁에 남는다.
나는 그것을 오래도록 알지 못했다.
물질에 집착하지 않는 것만이 바른 삶이라 생각했다.
이것은 어디에서 내게로 온 유산일까.
어쩌다 저쩌다 살다 보니
내게 아이들이 생겼다.
아니 내가 만들어냈다.
내가 만든 것 중 가장 귀한 것.
멀쩡히 살아 숨 쉬는 나 아닌 다른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삶과 존재에 대해 생각한다.
너희들도 언젠가는 그렇게 생각하게 될까?
자신을 키우는 것은 경험과 사유,
내 곁에 남는 것은 모양을 띈 물체라는 것을.
그 옛날부터 귀에 딱지 앉게 들었던 말들이 이런 뜻이었을까
무에서 유를 창조하라.
오늘도 무에서 유를 만들어보자.
신나는 노후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