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의 별
냉이 / 김덕남
혀 같은 새순 나와
톱니가 되기까지
한 생을 엎드린 채
푸른 별을 동경했다
서릿발 밀어 올리는
조선의 저 무명치마
멀리 맛집을 찾아다니는 편이 아니다. 물론 맛있는 음식을 마다하지는 않는다. 오래전에 냉이된장찌개로 유명한 식당을 찾은 적이 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갔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추천한 탓이었다. 처음에는 내심 생각했다. 굳이 냉이된장찌개 한 그릇 먹자고 차를 타고 멀리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그런데 식당에 도착하니 진풍경이 펼쳐졌다.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손님이 계속 밀려들었다. 식탁마다 냉이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쉴 새 없이 피어나는 김이 실내를 뒤덮고 있었다. 게다가 그 향취가 얼마나 진하던지. 나는 숟가락을 들기도 전에 냉이된장찌개에 빠져들고 말았다. 아주 흡족한 식사였다.
냉이는 이른봄에 고개를 내민다. 새순은 여리지만 돋기가 무섭게 들녘을 움켜쥔다. 시인의 눈은 서릿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냉이의 생명력에 머물렀다. 그 모습이 숱한 고난을 이겨낸 한민족의 역사와 겹친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이라는 별을 꿈꾸며 억압을 견딘 민초들의 삶이 스친다.
냉이는 한봄이 되면 흰 꽃을 피운다. 냉이 한 뿌리에 참으로 많은 꽃이 핀다. 다닥다닥 붙어서 피는 꽃 또한 대단한 생명력을 확인시켜 주는 듯하다. 그리고 그 꽃은 봄볕 속에서 별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오랫동안 꿈꾸던 별은 바로 자신의 가슴속에 있는 것이다.
2024년 3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