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호구

위로와 공감을 주며 따뜻함으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사람

by 영리한 호구

요즘 유튜브나 여러 sns나 책을 보면 셀프 브랜딩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더라고요.

자기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것이고, 이것은 아.. 저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하더라고.. 마켓오는 고급진 과자를 만드는 곳이고, 나이키는 스포츠 용품을 만드는 곳이고.. 이런 거죠.. 그래서 제가 처음 인스타를 하면서 정했던 제 브랜드는 "따뜻한 위로를 주는 사람"이었어요.


현대에 살면서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만 보더라도 돈 버는 방법, 여러 가지 기술들, 그리고 물품들을 가르치고 소개하는 분들은 많았지만요.. 정작 따뜻한 관계를 만드는 법이나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것에 대해서는 가르쳐주거나 위로를 주는 영상은 못 봤거든요..


그런데 저는 공동체에서 사람들이랑 모여 살면서 그리고 인스타 같은 SNS를 하면서 세상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들 위로받기를 원하지만 위로를 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느꼈어요. 이거는 상담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상담에 전문적인 기술은 없지만요. 위로는 해줄 수 있거든요. 위로는 지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상대랑 있어주고 공감해 주면서 상대가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가지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상 특히나 코로나로 사람을 만나서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상황이죠. 이런 때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맺는 것이 점점 어색해졌죠. 그러다 보니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표현을 잘못해서 서로에게 상처 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뭘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답은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따뜻함이죠. 그리고 이 따뜻함은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고요. 그리고 그 관계는 서로를 위로해주며 형성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제 브랜드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면서 관계 맺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정하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그것을 표현하는 하나의 단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탄생한 것이 영리한 호구입니다.


영리한 호구는 기본적으로 '호구'입니다. 이건 제가 워낙 옛날부터 많이 들었던 말인데.. 사람들이 제게 호구라고 말할 때는 저를 무시하는 말투가 아니라 사랑 가득한 애칭 같은 느낌으로 말해주거든요. 심지어 저는 수도원에 있을 때 중고등학생들한테도 호구 소리를 들었습니다. "수사님 그렇게 물러서 나중에 험한 세상 어떻게 살려고 그래요. 호구돼서 사기당하기 딱 좋겠네.."라고 말이죠. 물론 저는 그 안에서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저를 생각해 주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은 진짜 싫어하면 말도 안 걸거든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존경받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은 다르다는 것이었어요.


우리가 능력이 뛰어나고 완벽해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는 있지만요 그 사람들이 꼭 사랑받는다고는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사랑받는 사람은 뭔가 비어 보이고 부담 없고 여유로워 보여서 사람들이 편하게 다가와 쉴 수 있도록 곁을 내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죠. 그리고 호구라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별로 경계를 안 해요.

그런데 여기는 문제가 하나 있어요~!! 저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거죠.


호구로 살면서 놀림을 당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괜찮지만 과하게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제가 기분이 상할 정도로.. 제가 호구가 되는 것은 따뜻하게 사람들을 품어주고 싶어서지 정말로 저를 다른 사람들이 마구 이용해도 되는 하찮은 존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호구로 살되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는 받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영리한 호구'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상대가 선을 넘지 않게 하는 방법은 각자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 경우는 웃으면서 할 말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정색한 표정을 잠깐씩 섞어주면.. 좀 더 빨리 알아주는 것 같아요. 저는 원래 잘 웃다 보니까.. 잠깐만 정색해도 사람들이 흠칫하더라고요.. 제가 수도원에 있을 때 한 번은 화가 너무 나는 일이 있었거든요. 근데 수도원은 밥을 다 같이 모여서 먹어요. 평소에는 잘 웃고 이야기도 조잘조잘하던 제가 말 한마디 안 하고 밥그릇만 쳐다보면서 밥만 먹었거든요. 그때 참 죄송한 일이었지만 식탁 자리가 어는 느낌이 들었어요. 나중에 기분 풀리고 같이 있던 형제들이 분위기 싸해서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온도 차이를 낼 수 있는 것이 어떻게 보면 강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평소에 따뜻한 사람은 조금만 차가워져도 주변에서 금방 알아채거든요. 그리고 사람들은 그 따뜻한 사람이랑 멀어지기 싫어서 조금은 알아서 조심해 주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맨날 화내고 짜증 내는 사람은 차가워지면 주변에서 달라진 것을 알지도 못할뿐더러 오히려 잘 되었다고 더 피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따뜻함은 제가 가진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가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볼 때 불문율이 있어요.


실눈캐는 원래 아주 세다. 실눈캐가 눈을 뜨는 순간.. 상황이 종료된다는 거죠. (실눈캐는 만화에서 맨날 웃고 있어서 눈동자가 잘 보이지 않는 캐릭터들을 이야기해요. 슬레이어즈의 제로스 같은 느낌? ^^;;)


그런 느낌입니다. 내가 약하고 능력이 없어서 호구가 된 것이 아니니 여기까지만 하면 좋겠어..라고 '잘' 표현하는 것이죠. 평소에 관계를 잘 쌓아 두었다면 주변에서도 '쟤가 오죽하면 저러겠냐..'라고 이해해 주기 때문에.. 과도하게 화를 내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영리한 호구'의 모습입니다. 자신의 사소한 실수 부족한 모습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고 드러내면서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고 아.. 쟤도 사람이구나 하면서 편하게 다가올 수 있게 하는 것, 그러면서도 나는 상처 입거나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것.. 말로 하니까 쉬운 것 같지만.. 저도 아직 참으로 멀기만 한 목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저는 제 소개를 할 때 "영리한 호구가 되고 싶은" 힐러 라파엘이라고 소개를 하죠.


그래서 저는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져서 호구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요즘 많은 글들이 호구가 되면 안 된다.라고 이야기를 해요. 근데.. 그게 되나요? 생각은 그렇게 해도 그렇게 가시를 세우면 세울수록 내가 아닌 것 같고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엄청 불편할 껍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세상에 호구는 정말로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자신이 상처받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면서 자존감 충만하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죠. 그러니까 지금 자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 못하고 부탁 다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흔히 요즘 세상이 하지 말라고 무시하는 '호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주눅 들지 마세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지금 세상에는 엄청 필요하고요 조금만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다듬는 다면 우리가 가진 이런 따뜻함이, 남을 밟고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퍼져있는 요즘 세상에 크고 따뜻한 울림을 줄 수 있는 큰 능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나도 위로가 필요하지만 저 사람들도 위로가 필요하겠구나..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서로를 위로해주고 사랑해 주다 보면 세상이 조금 더 사람 살기 좋아지고 따뜻한 곳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루하루 자존감을 높이면서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어 줄 수 있는 '영리한 호구'가 되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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