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으려 할 만할 즈음 아이에게 또다시 ‘사춘기 짜증 바이러스’가 발동됐다. 오랜만에 같이 넷플렉스 <데블스 플랜>을 시청하며 다음 주 학교 개학 전 자유시간을 실컷 누리기로 한 아이들. 프로그램은 사람들에게 정해진 시간 동안 매 단계 문제들을 맞히게 하고 실패하면 탈락시키는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다. 시청을 시작한 지 몇 분 되지 않아 큰 아이가 방에서 노트북에 핸드폰까지 들고 나와 TV 시청과 웹서핑, 채팅을 동시에 하기 시작한다. 산만하기 그지없는 그 행동이 못마땅스러우면서도 ‘요즘 집중력 떨어지는 사춘기 아이들은 저렇게 스트레스 푸나보다’하며 애써 방금까지 공부한 것에 대한 크레디트를 주려고 노력한다. 이후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하는 와중 들리는 두 아이의 투닥거림.
“지금 방금 저 여자가 뭐라고 한 거야?”
“아니, 아니, 거기서 멈춰봐. 저 게임의 규칙이 뭐였는데? 저 사람이 속인 거야?
“다시 앞으로 돌려보라고!”
웬만해서는 천하 무척 강한 누나 비위를 잘 맞추는 아들이 누나가 요청을 할 때마다 영상을 멈추고 앞 장면을 설명해 준다. 그러나 몇 번 이상 반복되니 한숨을 쉬기 시작. 요리를 하면서도 아이들의 언행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자신의 개인적인 자유’에 강한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 사춘기 아이에게 걸었던 중요한 내 조건 중의 하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다. 본래 간섭받는 것이 싫어 나 또한 다른 사람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스타일이기에 사실 이 부분만큼은 누구보다 예민한 편이기도 하다. 특히나 자기 것만이 중요한 ‘안하무인’ 같은 태도를 아기가 보일 때마다 나랑 부딪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