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던 방파제 옆에서 고기를 낚아채 낚싯대를 높이 올린 낚시꾼을 보고 나도 모르게 달려갔다.
그는 낚싯대 끝에서 꼬리를 파닥거리는 고기를 시멘트 바닥에 철썩 한번 내쳤다. 통통하고 푸른 등이 매끄러운 고기는 잠시 기절했는지 미동을 멈추었다.
무슨 고기냐고 물었더니 “뱅에 돔”이라고 짧게 답한다.
바닷가를 산책하다 보면 항상 낚시꾼들이 있고 코가 꿰인 고등어, 갈치, 한치를 가끔 보게 되지만 뱅에 돔 잡은 분은 처음 마주쳤다. 호기롭게 바구니에 고기를 던져 넣고 다시 미끼를 꿰는 그는 오늘 낚시 운이 트인 모양이다.
방파제 아래 바다에는 해녀 세분이 물질을 하고 있었다. 여러 곳에서 휙휙 던지는 낚싯대가 바라보기에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실제로 낚시 줄이 테왁을 휘감아 위험한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해녀들뿐 아니라 해초 사이에서 끊어진 낚싯바늘을 물게 된 물고기는 평생 바늘을 물고 살아야 한다고~ 게다가 낚시꾼들이 던져 넣은 미끼가 해양을 오염시키기도 한다니 편하게 바라볼 수 없다.
돌아 나오는 길, 용천수에 세제 거품을 풀며 빨래하는 동네 어르신마저 불편해 슬쩍 외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