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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온기 Jan 25. 2022

우리, 마당 있는 집으로 가자

도서 리뷰


우리, 마당 있는 집으로 가자
박상민
잇콘

◆"우리 집 이름을 기억하라고 아이들에게 바라진 않는다. 다만, 희로애락을 겪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집에서 살았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주고 싶을 뿐이다."


◆"우리 집 이름을 기억하라고 아이들에게 바라진 않는다. 다만, 희로애락을 겪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집에서 살았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주고 싶을 뿐이다."

어릴 적 주택과 자연 근처에서 살던 부부의 추억을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세상 단 한채뿐인 집을 지은 가족 이야기다. 딸 셋을 키우며 안정적인 직장이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함에 돈을 공부하던 아빠는 평범한 아파트에 살면서 "괴물 아빠"가 되어간다고 느꼈다.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알고 경험했던 "층간소음"으로 늘 아이들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해야 했던 아빠와 그로 인해 힘들었던 엄마의 결단이 만들어 낸
"우리, 마당 있는 집으로 가자"




분명 평범한 아빠의 내 집짓기 프로젝트에 관한 책인데 딱딱한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가슴 뭉클하고 마지막 한 장까지 다 읽고 나면 독자도 행복해지는 해피엔딩 에세이 같다.

◆"층간소음 때문에 생활에서 자유가 사라졌고... 중략..... 아이들에게 소리치는 나를 나무라는 아내와 양육방식에서 오는 차이로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웠다."

모든 집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나 역시 아이 셋 층간소음으로 항의를 받은 적이 있고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본 적도 있다. 그렇다고 모두 주택을 짓고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이기에 가족 모두 스트레스를 받지만 어쩔 수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게 우리 모두의 현실이다. 그래서 난 집을 짓기로 결심한 이 부부에게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들기 시작했다. 용기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결단이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싶은 집은 아늑하고 따뜻한 집입니다. 벚꽃이 만개한 봄날 '빨간 머리 ' 앤이 창문에 턱을 괴고 하늘을 올려다볼 것만 같은 모습에 아이들이 마당 여기저기를 놀이터 삼아 뒤노는 집입니다 :p44


책을 읽으면서 아빠의 생각은 곧 나의 생각이었다. 몇 년 전부터 시골살이를 꿈꾸고 있는 우리 부부도 어디를 다닐 때도 늘 시골길을 택하고 산과 들과 풀이 있는 곳을 다니며 아이들에게 초록을 충분히 보여주려고 노력하다 보니 시골살이는 꿈도 안 꿨던 내가 자꾸 시골집을 보게 되고 나무를 보게 되고 계절을 만끽하고 싶어졌다. 책 속에서 아빠의 꿈을 한 단어로 말한다면 "행복"이다. 누구나 꿈꾸고 또 누구나 가져야 하는 아주 평범하지만 한편으로는 신기루 같은 "행복" 말이다.

◆"월급은 못 받았지만 직영으로 집을 지은 덕분에 1억 언 이상 시공비를 아낄 수 있었다. 연봉이 1억 원이 넘는다면 시공사에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겠지만 그런 직장인이 과연 몇이나 될까? 결국 휴직하면서 집을 짓기로 한 결정은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성과를 내는 방법이었다." p77


기존에 있는 집을 고쳐서 산다는 건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집을 짓는 건 소위  '맨땅에 헤딩' 하는 것인데 토지매매부터 평면도 설계도, 시공, 자재 선택, 각종 관공서에 낼 서류들까지 말이 쉽지 전문가도 오래 걸리는 일들을 아무 경험 없는 내가 한다고 생각하면 말 그대로 '막막'일 것인데 책 속의 부부는 끊임없이 대화하고 찾아보고 그 시간들을 함께 하고 있었다.
이 책의 최대 수혜자는 독자들이 될 것이다. 내 집 짓기의 로망이 있고 혹시 몇 년 안에 집을 지어 주택살이를 할 사람들에게도 '꿀 팁'이다.




토지매매
자금 조달
설계의 단계
공정
예산편성
시공업체 선정
공사 시작 전 챙길 것

큰 테두리를 결정하고 내부 공사에 들어가면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쓰여있다. 5인 가족의 집은 가족 구성원들이 편하고 좋아하는 내부라는 걸 강조하고 있다. 각자의 생활습관 패턴을 고려해서 방의 위 치과 창문의 모양 그리고 아이들의 안전과 단열 등 공사 현장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진들과 노하우 등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서 내 집을 내 손으로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책 한 권으로 뚝딱! 집을 짓는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어려운 용어 가득한 건축 도서보다 내 가족의 삶이 고스란히 담길 집이기에 가족과 집 짓기가 연결이 된 책을 먼저 읽어본 뒤 각자의 집에 대한 기준점을 잡을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드디어 새 집으로 출발한다. 눈길을 뚫고 이삿짐 차량이 무사히 도착했다...... 중략.... 눈 덮인 우리 집을 보자마자 매고 있던 가방을 내게 건네주고 아이들은 눈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마음껏 뛰어 놀라고 이사 온 것이지만 도착하자마나 눈싸움이라니.. 그 모습을 바라보니 '이삿날 폭설이 내린 것도 나쁘진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p32


명작동화의 맨 끝에 나오는 말
"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닭장 같은 아파트를 벗어나기 위해 1년 넘게 휴직을 하고 중간중간 힘들기도 했고 아슬아슬하기도 했었지만 끝내 완성된 집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사랑하는 딸 셋과 함께 매년 벚꽃이 피는 마당을 보면서 원하던  "행복"을 찾고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의 명작동화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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