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건강을 지킨댔지 시력이 좋아지는 게 아닙니다
현대인들의 가장 많은 걱정 중 하나라면 눈이 아닐까. 컴퓨터와 스마트폰 화면을 하루종일 바라보며, 우리의 눈은 상당히 피로한 일상을 보낸다. 눈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챙겨먹어야지 싶어서 약국을 가 보면, 우리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루테인이 아닐까. 또한, 요새는 다른 영양제들처럼 루테인에 대한 광고를 자주 접해볼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주변에서 루테인에 대해서 질문을 할 때, 꼭 받는 질문이라면 "루테인을 먹으면 시력이 회복되나?"이다. 종종 받는 또 다른 질문은 "루테인을 먹으면 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는데, 그러면 휴지기를 가지면서 복용해야 하는건가?"이다. 항상 그렇듯, 영양제를 챙겨먹는다는 것은 좋다. 하지만 눈 건강을 지킨다는 루테인, 제대로 알고 챙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루테인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생물학과 화학 지식을 먼저 설명해야 한다. 동물과 광합성을 하는 식물에는 다양한 색소가 존재하는데, 그 중 주황색과 노란색 계열의 색소를 카로티노이드라고 부른다. 카로티노이드는 산소가 포함되어있냐 아니냐에 따라서 또 종류가 나뉘는데, 루테인은 그 중에서도 산소가 포함되지 않은 구조의 잔토필(Xanthophylls)이라고 불리는 색소를 말한다.
루테인이 눈과 연관이 있다고 하는 이유는, 실제로 눈의 황반과 수정체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블루라이트라고 알려진 강한 자외선을 흡수하여 눈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활성 산소를 환원시켜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루테인. 하지만 체내에서 합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주로 고지방 식사를 할 때 루테인을 섭취할 수 있고, 짙은 녹색잎채소와 계란 노른자로도 루테인을 얻을 수 있다. 녹색잎채소에는 시금치, 브로콜리, 케일, 양배추, 옥수수, 상추와 호박이 잘 알려진 채소. 항상 그렇듯, 천연 재료에서 챙겨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일일히 식단에 신경쓰기 어렵다면 영양제 형태로 챙겨먹는 것이 좋다.
왜 우리가 루테인을 꼭 챙겨먹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냐면, 체내에서 합성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집중을 해 보자. 안타깝게도, 루테인은 20대 중반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중년기 이후부터는 루테인의 양이 부족해진다. 따라서 제대로 루테인을 챙겨먹지 않는다면, 결국 노화로 인해 수정체가 흐려지는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물론 황반변성을 초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루테인을 챙겨먹음으로서 중/장년층의 황반변성과 수정체 관련 병변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된다.
다른 비타민이나 건강식품들과는 다르게, 루테인에서는 따로 부작용이나 임산부에게 미치는 영향 등이 보고된 것이 없다. 이는 아무래도 루테인의 권장 섭취량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한국 식약처에서 이야기하는 루테인의 하루 최대 섭취량은 20mg이다. 눈 건강을 위해서는 이의 절반인 10mg가 권장량인데, 이는 당근 21개의 분량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왠만큼 루테인을 영양제 형태로 죽자고 퍼먹는 게 아닌 이상, 권장량을 충분히 섭취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
다만 하나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은, 루테인과 관련해서 상당히 많은 낭설들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해석에 있어서 주의를 요하는데, 오죽하면 유럽연합 식약처에서 안내문(밝은 빛을 요하는 환경 관련/정상 시력의 유지)까지 세세하게 발행할 정도. 또, 루테인이 고혈압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복용을 하면 안 된다고 복약지도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실제로는 루테인 섭취가 고혈압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연구 결과로 보고가 되어있다. 더 나아가, 루테인을 복용하는 것이 심혈관계 질환을 촉진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미 국립보건원 연구팀에서 진행한 임상실험에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또한, 루테인과 관련된 낭설들을 간단히 정리해둔 페이지를 참고하면, 루테인의 섭취가 다양한 장기에서의 발암 기전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었으나, 최근까지도 이와 관련하여 상관관계를 따지기에 해당 연구들에서 볼 수 있는 허점을 반박하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낭설은, 루테인을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많은 연구들에서 이미 말을 했으나, 루테인을 챙겨먹는 것이 노화로 인한 황반 변성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황반변성이 시력 저하는 물론, 심각할 경우에는 실명을 초래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루테인을 먹는다고 이미 나빠진 시력이 돌아올리는, 전혀 없다. 당근을 많이 씹어먹고 루테인을 꼬박꼬박 챙겨먹어서 시력이 좋아질 것이면, 라식과 라섹을 전문으로 하는 안과는 진즉에 망했을지도.
이러한 이야기를, 앞에서 질문해준 사람들에게 풀어주면 돌아오는 대답은 "어떤 루테인을 어떻게 챙겨먹어야 좋은 것이냐"이다. 사실 루테인이 이런 게 좋다고 딱 집어서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눈 건강을 위해 섭취해야 할 양을 고려한다면, 루테인의 성분이 10mg에서 20mg 사이인 영양제를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볼 수 있겠다. 또, 루테인은 빛과 습기는 물론 높은 온도에서 쉽게 변질이 된다. 따라서 서늘한 곳에, 불투명한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루테인은 따로 합성이 되지 않는 것으로 모자라 20대 중반부터는 슬슬 줄어든다는 것. 그러니 식품으로든 영양제로든 챙겨먹어야 한다는 것. 그렇게 챙겨먹는 것이, 중장년층에서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황반 변성과 수정체 관련 병변을 예방할 수는 있지만, 이미 망가진 시력은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눈 건강을 위해 먹는 루테인은 과신해도 좋다. 하지만 이미 나빠진 시력을 돌려주는 무안단물은 아니라는 것만 마음에 새겨주었으면 하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