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김포로 가는 길, 2시간짜리 대화〉

#장례식장의시간 #희곡적글쓰기 #그리움의대사 #환호보다곁에



아버지
“오늘은 길이 많이 막히네.”


“그래도 괜찮아요.
엄마한테 가는 길은
늘 조금 돌아가도 되잖아요.”

(차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라디오는 꺼져 있고,
창밖엔 겨울이 천천히 서 있다.)

아버지
“요즘 몸이 좀 안 좋아.”
“이럴 때면… 더 보고 싶어져.”

(‘보고 싶다’는 말 뒤에는
항상 한 사람이 숨어 있다.)


“엄마는 아빠를
평생 혼자 두는 법이 없었죠.”

아버지
“그러게.”
“동반자라는 말,
이제 와서 더 무겁네.”

(두 시간.
차가 막혀서 생긴 시간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이 흘러나온다.)

아버지
“그때는 왜 그렇게 바빴을까.”
“왜 그 말을 안 했을까.”


“그래도 지금
이야기해주셔서 좋아요.”

(나는 결혼식보다
장례식장에 더 자주 간다.
환호의 순간보다
수렁의 순간 옆에
서 있고 싶어서.)


“저도 많이 힘들었거든요.”

(김포.
쉴 낙원.
이름이 참 조용하다.)

오늘,
아빠와 엄마를
조금 더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를 조금 덜 미워하게 됐다.

#희곡적글쓰기 #그리움의대사
#환호보다곁에 #가족서사 #아빠와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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