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장, 외국인 없으면 멈춘다

정책의 신 – 시즌 4-3: 공존의 조건

by 에르네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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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의 산업단지.
붉은 점퍼를 입은 이나라 대통령과 정책실장 정책의가 귀마개와 안전모를 쓴 채 공장 안을 걷고 있었다. 기계는 요란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그 옆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이들은 전부 동남아계 외국인이었다.

“여긴 직원의 80%가 외국인입니다.”
CALTEC 부품 2 공장의 송 사장이 마스크 너머로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청년들은 이 공장에 오지도 않아요. 아예 채용 공고를 클릭조차 안 합니다.”

정책의가 메모를 하며 물었다.
“그래서 이 외국인 직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고용된 겁니까?”

“합법 체류자 위주로 씁니다만, 브로커가 연결해 주는 경우도 많아요.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외국인고용허가제도는 너무 느려요. 급한 생산라인 맞추려면 결국 편법을 쓰게 됩니다.”

공장 한편에서 작업 중이던 네팔 출신 근로자가 다가왔다. 한국어는 유창하지 않았지만, 질문에는 성실히 답했다.

“일, 힘들어요. 그래도 고향보다 좋아요. 그런데... 월급 조금 올려 달라고 하면, 한국인처럼은 안 된다고 합니다. 왜요?”

정책의는 그 말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나라 대통령은 창고 벽에 걸린 낡은 플래카드를 바라보았다.
‘외국인 근로자 없으면 이 공장도 없다!’

그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한국인의 일자리라며 지켜야 할 ‘자존’이, 정작 아무도 원하지 않는 자리로 변하고 있었고, 그 빈틈을 외국인이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노동은 저임금, 불안정, 불공정으로 덮여 있었다.

밖으로 나온 이나라 대통령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공장은 굴러가고 있지만, 사회는 삐걱대고 있군요.”

정책의가 고개를 끄덕였다.
“공장은 외국인이 지키고, 청년은 일 없다고 한숨 쉬고, 사장은 범법자가 되기 싫은데 합법 절차가 너무 느려 도리 없이 편법을 쓰고... 이건 구조의 붕괴입니다.”

“그리고 방치하면,” 이나라가 이어 말했다.
“갈등으로 번지겠죠. 한국인이 외국인을 질시하고, 외국인은 불만을 조직화하고, 결국 사회의 균열로 이어질 겁니다.”

정책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균열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외국인 정책이 아니라, 청년과 노동,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나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공존의 설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다음은 교육과 정주 문제를 확인해보죠. 그들이 한국에서 단지 일꾼이 아니라,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를 말입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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