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웃이 될 수 있을까?

정책의 신 – 시즌 4-4: 공존의 조건

by 에르네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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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한 중소도시.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문화 인구 비중이 18%에 육박하는 이 지역은 ‘보이지 않는 갈등의 실험장’이라 불릴 정도였다.

이나라 대통령은 민간인을 동반하지 않고, 정책의 실장과 수행원 몇 명만 데리고 조용히 마을회관으로 들어섰다. 회관 한쪽에는 외국인 주민들이 모여 있는 다문화 가정상담소가, 다른 한쪽엔 지역 주민들이 모인 생활협의회가 있었다.

“대통령님, 처음 뵙겠습니다.”
정중히 인사하는 이는 아웅 모하메드, 미얀마 출신 이민자로 이 마을에 12년째 살고 있었다. 그는 이제 다문화가정 통번역 봉사단을 이끄는 중견 시민이었다.

그는 곧장 말했다.
“우린 그냥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기서 아이 낳고, 세금 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외국인’입니다.”

“외국인이 이웃이 되기까지,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책의가 물었다.

아웅은 말없이 문밖을 가리켰다.
회관 앞에 모여 있던 몇몇 원주민 노인들이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안을 힐끗거리며 속삭이고 있었다.

“편견입니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 아직도 듣습니다.”

같은 시각, 생활협의회 측의 김 노인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우린 조용히 살아왔어요. 근데 어느 날 갑자기 길거리에서 다른 언어가 들리고, 아이들끼리도 한국말을 못 해요. 불편해요, 겁도 나고.”

이나라는 양쪽을 번갈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합니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누구에게나 위협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정책의가 조심스럽게 나섰다.
“우리는 외국인을 수용한 게 아니라, 이웃으로 만들 준비가 안 된 겁니다. 일만 시키고, 삶의 공간은 닫아놨습니다.”

이나라 대통령이 직접 발언했다.
“정부는 새로운 ‘정주통합 모델’을 만들 겁니다. 언어교육은 지역주민과 함께 배우고, 아이들의 학교는 통합형으로 운영합니다. 단순한 포용이 아닌, ‘상호문화 공존 체계’로 갑니다.”

아웅의 눈빛이 반짝였다.
“우린 한국이 좋아서 온 겁니다. 정착할 기회를 주신다면, 이 나라의 미래를 함께 지킬 겁니다.”

하지만 한편, 회관 근처 공터에선 익명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당신의 일자리를 누가 빼앗고 있습니까?’

이나라는 그 문구를 바라보며 입을 다물었다.
진짜 싸움은 정책 이전에 인식이었다. 외국인이 이웃이 되는 데 필요한 건 제도뿐 아니라, 마음이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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