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청년, 늘어나는 외국인

정책의 신 – 시즌 4-2: 공존의 조건

by 에르네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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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브리핑룸, 오전 8시 45분. 정책실장 정책의가 회의실 문을 밀자, 이미 스크린에는 ‘대한민국 인구동향과 고용구조 변화’라는 제목의 슬라이드가 떠 있었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긴급 보고를 준비한 자리였다.

“실장님, 올해 처음으로 주한 외국인 체류자가 3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전체 인구의 약 6% 수준입니다.”
통계청장이 말하며 슬라이드를 넘겼다. 그래프는 달처럼 휘어져 외국인 숫자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곡선을 보여줬다. 그에 반해 출생률과 청년 고용률은 바닥을 기고 있었다.

“그런데도 청년 실업률은 9.2%. 기형적 구조입니다.”

정책의는 눈썹을 찌푸렸다. “이거, 이대로면 한국인은 일자리가 없다고 외치고, 외국인은 힘든 일을 도맡게 되고, 결국 둘 다 불만만 쌓이는 구조잖습니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지방에선 진작부터 외국인 없으면 공장 못 돌린다고 난립니다. 하지만 합법 고용은 절차가 까다롭고, 불법 고용은 단속 불안에 불법 체류자만 양산합니다.”

“이러다가는 외국인에 대한 반감만 커져요. 젊은이들은 일 못 구한다고 하고, 외국인은 혐오 대상이 되고…”

이나라 대통령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외국인을 적대시해서는 안 됩니다. 이들은 지금 이 사회를 지탱하는 실질적 구성원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변화에 맞게 제도를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예요.”

정책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태블릿을 눌렀다. 화면에 인구 피라미드가 떴다. 60대 이상은 넓고, 20대 이하는 뾰족했다.

“고령화가 지금 속도로 계속된다면 2040년쯤엔 생산 가능 인구 절반이 사라집니다. 그 자리를 누가 채울 것인가? 지금은 결정의 시간입니다.”

이나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창 너머 서울을 내려다보았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외국인과 경쟁할 것이냐, 공존을 설계할 것이냐. 하지만 공존은 단순한 환대가 아닙니다. 제도와 교육, 문화가 모두 따라줘야 하죠.”

정책의는 노트를 펴며 물었다. “그럼 첫 단계는 뭘까요?”

“‘공존의 조건’을 하나하나 정립하는 거예요.”
이나라는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외국인이 일을 하며 존중받을 수 있는 구조, 한국 청년이 힘든 일이라도 정당한 대가와 의미를 갖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

잠시 정적이 흐르고, 정책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음 현장, 어디로 가보시겠습니까?”

이나라는 한숨처럼 답했다.
“공장입니다. 외국인 없으면 못 굴러가는 그곳.”

그리고 며칠 뒤, 대통령과 정책실장은 이름 모를 지방의 한 전자부품 공장을 찾게 된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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