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iss Nov 03. 2021

사후(사업 이후)에 책임져야 한다 | 도시재생 마인드

몇 백억 이라는 예산이 자신이 사는 지역에 투입된다. 다른 곳도 아니고 내 사업장이 있거나 거주지가 있는 지역에 말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혜택'일까? 아니다. 무거운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막대한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이곳이 공공재 가치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파급효과가 커서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곳(것)이어서 '투자'되는 것이다.


이러한 주민들의 공감대에서 시작하지 못한 도시재생사업은 결국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스펀지 사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흡수만 하여 쓸모가 없어져 버려지는 사업 말이다. 어떠한 사업을 진행하든지 간에 주민들의 책임져야 하며 관리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보행로를 정비해 주면 그것을 유지관리해야 하며, 거점시설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어떻게 자체적으로(모두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손 벌리지 않고) 운영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주차장이든 공간이든 새롭게 제공되면 이를 통해 나오는 수익은 어떻게 지역에 환원할 것인가를 생각할 많은 책임과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도시재생사업은 이전 다른 공공사업과 같이 그저 공급되고 주민들이 '혜택'만 받는 사업과는 다르다. 다르다고 분명 계획이나 제안서를 써서 유치했을 것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다른 지역을 놔두고 이곳을 선택한 것은 ‘평등’ 원칙에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특혜’ 원칙에 따라 대상지가 선정되고 진행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사업 후에도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이것(곳)이 요구한다면 분명 '혜택'받지 못한 지역과 갈등은 커질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유휴공간과 시설이 늘어 궁극적으로 지자체 재정 부실에 영향을 주게 된다.


책임지지 못할 것이라면 책임질 수 있는 조직에 응원을 보내거나 그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실상은 책임지기는 꺼려지나 참견은 해야 하고 남이 하는 것은 배 아프고 나에게 해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꼬인 마음을 가지는 주민들이 고 그들은 지역에 힘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해도해도 안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렇다고 관리하기 쉽고 효과가 미미한 사업에만 호의적이어서도 안된다. 수십 년간 쇠퇴한 지역에서 그 정도로는 재생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시 찾아오지 못할 기회만을 날리게 되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따라서 도시재생 사업비는 공공에서 지역에 '투자'하는 개념으로서, 회수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민의 생각이 중요하다. '투자' 받았다면 잘 운영하고 그것을 키워야 하는 '몫'은 투자받은 지역과 사람들이 무겁게 지고 가야 한다. 그 '몫'을 지지 않겠다면 '투자' 받으면 안 될 것이다. 


돈은 받아 혜택은 받고 싶지만 실행하기는 귀찮으며 책임지기 싫다는 태도로 도시재생사업에 절대 참여해서 안된다.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

이전 18화 '자발적 실행'으로 '참여'하자 | 도시재생 마인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