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추억은
갈색빛으로 물들어
찡그린 눈으로 들여다보아야
찰나의 반짝임이 보인다.
변치 않을 것 같던 시간은
어느덧 쓸쓸한 보랏빛을 비추며
깊숙한 곳으로 숨어 들어간다.
새삼스레 남겨진
시간의 발자국은
야위어질 수밖에..
사랑해가 이해해로 변하는 시기.
언제까지 열정적으로 사랑만 볼 수 없다는 말.
맞는 말이지만 섭섭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처음의 그 모습을 자꾸만 그리워하는 걸 보면 사랑앞에서는 언제나 철이 없는 것 같다. 늘 은은한 온돌처럼 한결같은 사람이지만 마음 한구석이 언제나 허전했다. 사랑해가 이해해로 변했던 만큼 이해해가 사랑해로 다시 변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다.
누군가는 그정도도 이해 못하냐고 하고, 누군가는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할것이다. 단지, 열정적이었던 처음의 내 사랑만이 그리운건 아니었다. 그 때의 애틋함, 그 때의 간절함, 그 때 서로를 보던 눈을 잊고 싶지 않았던 것 뿐인다.
더 이상의 말은 철없이 떼쓰는 것뿐이라 생각이 들었을 때 말 문을 닫았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어느 글귀의 말처럼 이해해로 가득 차 사랑해가 들어갈 자리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헤어지기에는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의 말처럼 나도 은은한 온돌이 되어가는 갈까. 아니면 이해하기에 사랑하고 사랑하기에 이해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