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엄마처럼 살지 마

1장 위기의 사춘기

by 우주의메신저

15. 엄마처럼 살지 마


물론 나는 대학을 나왔고 일본에 유학도 했다. 그러나 현업은 전공과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도 일본의 커피 거장들을 스승님으로 인연을 맺고 장인정신으로 만드는 커피 기술을 배운 것은 천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귀국 후에 배운 방식 그대로 고수하려고 했더니 시대 흐름과 맞지 않았던가보다. 일부의 커피 마니아들만 오는 매장이 되었다. 그래서 매출이 오르지 않다 보니 늘 자금난에 허덕였다. 손님 중에는 “테이블도 공부할 수 있게 편안한 테이블로 바꾸고 인테리어도 다른 카페들처럼 젊은 사람들 좋아하는 분위기로 다시 만들어 보세요.” 라며 조언도 해 주셨다.


나는 고집이 있었다. 일본의 커피인들처럼 말이다. 사실 일본식 커피는 자기만족이 강한 분야다. 항상 스승님이나 교류하던 커피 거장분들에게 오픈 당시부터 꽤 오랜 기간 동안 추구하던 커피를 손님들이 이해해 주지 않아서 늘 경영난에 허덕였었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그러나 그분들은 순수하게 자신들이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커피를 위해 앞만 보고 묵묵히 정진했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굳건히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나도 귀국 후 커피점을 오픈하고 난 이후 사람들로부터 온갖 달콤한 유혹이 있어도 그분들의 뒷모습을 하늘의 북극성처럼 바라보면서 커피를 만들었기 때문에 방황하지 않고 그대로 정진할 수 있었다.

이렇게 나는 그분들이 그랬듯이 일상을 묵묵히 반복하고 또 반복하면서 오래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커피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커피가 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매일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연 내 아이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업종 포화로 경쟁도 치열하고 전문가로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 일을 아이에게 하라고 굳이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선율이는 고된 자영업자로 사는 것보다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안정된 전문직 종사자가 되기를 내심 바랐다. 그리고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어떻게든 기반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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