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징조-7. 아이가 사라졌다

2장 징조

by 우주의메신저

7. 아이가 사라졌다


매주 월요일은 선율이 와 카페에 가는 날이다. 서울 매장이 정휴일이라 인천에서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수업이 끝날 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학교로 달려갔다. 선율이는 근처 카페에서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를 함께 먹는 것을 좋아했다. 사춘기라 친구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2미터 거리 두기로 가다가 카페 근처에서 재잘재잘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정보 수업 수행평가 봤는데 4개 틀렸어.” 선율이 가 얘기했다. “많이 틀렸네?” 내가 말했다. 그러자 선율이 가 “반에서 제일 잘 한 애가 2개 틀렸어. 문제가 되게 어려웠어.”라고 말했다. “와! 근데 언제 그렇게 공부했어?” 사실, 집에서 선율이 가 공부하는 거 본 적 없었기 때문에 사실 놀랐다. 왜냐하면 학교가 끝나고 바로 학원에 갔다가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 거의 12시가 다 된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을 공부할 시간 따위 없는 게 뻔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알아서 척척 공부하는 아들이 마냥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이 날 저녁은 모처럼 가족이 집에 모여 식사를 했다. 선율이 아빠는 지방에서 근무하다가 아이랑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싶다며 얼마 전에 우리 동네로 막 이사 왔었다. 어른들은 밥 상 앞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선율이는 밥 먹고 자기 방에 들어가서 게임에 몰두했다. 선율이 아빠는 “특공무술 가야 할 시간인데 10분 전에는 준비하고 가야지.”라고 말했다. “5분 전인데 얼른 운동 안 가니?”라고 재촉하기 시작했다. 정시가 되었다. 아이 아빠의 얼굴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얼른 운동 가라고 그래. 다른 건 몰라도 시간 약속은 잘 지켜야지.” 라며 애써 꾹 눌러 담고 있었다. 5분이 지났다. 나는 눈치를 보고는 방문을 조용히 열고서 “야, 빨리 운동 가.”라고 팔을 툭툭 건드렸지만 선율이는 곤란한 표정으로 “중간에 끝내 버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돼.” 라며 얼굴은 나를 바라봤지만 손가락은 엄청난 속도로 열일 중이었다. 10분이 지나서 마지못해 도복으로 갈아입고서 방을 나서서 현관으로 나가서 신발을 신고 우리에게 다녀오겠다며 인사를 하려고 하는 찰나에 아이 아빠가 버럭! 하며 호통을 쳤다. “어디!!! 인사도 안 하고 가!!!!!” 순간 적막이 흘렀다.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은 듯 엄마와 나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살기였다. 선율이 표정이 순간 굳어버린 채 나가버렸다.

잠시 후 아이 아빠가 간다면서 집을 나서려고 하길래 나는 “모처럼 선율이 운동하는 거 보고 가.” 라며 함께 집 앞 도장으로 갔다. 바깥에서 봐도 애가 보이지 않았다. 관장님이 우리를 보고서 나오셨다. “선율이 오늘 안 왔는데요?” 하라고 말씀하시자 우리의 당황한 표정을 읽고서 우리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하셨다. “아! 네... 알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라며 급하게 도장을 나섰다. 우리는 모두 집 밖으로 나가서 아이를 찾기 시작했다. 핸드폰도 안 가지고 나가서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으니 막막하기만 했다. 한참 찾고 있는데 아이 아빠한테 전화가 왔다. “선율이 그쪽으로 내려갔어.” 아이 아빠가 맞은편에서 아이를 보고 불렀더니 처다 보고 쓴웃음을 짓더니 손을 흔들고는 아래쪽으로 내려갔다는 거였다. 체육센터를 세 번이나 가고, 공원도 다 찾아봤지만 어디에도 없어서 막막하기만 했다. 한창 밖에서 선율 이를 찾고 있는데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선율이 찾았어.” 엄마가 혹시나 해서 집에 올라가 봤더니 선울이가 집 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엄마는 선율 이를 다시 데리고 나왔다. 나는 선율 이를 보고 안아줬다. 그리고 가족 모두 집 앞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한 개씩 들고 나왔다. 옆 건물 화단에 걸터앉아 솔바람을 쐬면서 선율이 등을 토닥토닥 어루만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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