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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제안한 챌린지

by 김세인

딸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즈음이었다. 친정 엄마가 집에 놀러 오셨다. 아이는 할머니가 오시니 신이 나 할머니의 잠자리까지 따라가 이불 위에서 뒹굴거렸다. 할머니가 돋보기안경을 쓰고, 신문을 보고 있으니 아이도 책을 가져가 옆에 누웠다.


아이는 세계명작 동화 중 『집 없는 아이』를 골랐다. 중간중간 삽화가 많이 있고, 글씨 크기도 큰 저학년이 읽기 좋은 동화책이었다. 아이는 ‘아 재미있다’하고 감탄을 내뱉으며 책장을 덮었다. 그러고는 옆에 있는 할머

니에게 말했다.


한미, 이 책 한 번 읽어봐. 진짜 재밌다니까. 빨리.


손녀의 성화에 못 이겨 읽던 신문을 뒤로하고 엄마는 동화책을 펼쳤다. 삼사십 분 동안 엄마는 동화를 읽었다. 아이는 다른 책을 읽으며 할머니가 잘 읽고 있는지, 어떤 표정인지 살피며 키득키득 웃었다.


“한미(할머니의 애칭)도 다 읽었다. 연아 말대로 이 책 진짜 재밌네.”

”그치, 한미? 주인공이 진짜 불쌍하지. 나라면 엄마 아빠가 없으니 너무 무섭고 힘들었을 것 같아. “

”응. 마음이 정말 짠하더라. 그런데 한미는 주인공 친구 마티아가 참 인상적이더라. 마티아가 없었더라면 레미가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잘 헤쳐나갈 수 있었을까. 연아는 마티아 같은 친구가 있니?”


“음.. 아직은 없는 거 같아. 나는 아직 단짝이 없어서 외로울 때도 있어. 한미는?”

“어디 보자. 그래, 한 두 명은 있네. 그 친구들은 어려울 때나 기쁠 때나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거든. 연아한테도 마티아 같은 친구가 생기면 참 좋을 거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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