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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우 Mar 15. 2024

돈 쓰는 게 무서운 사장님

부동산 창업일기 #7

부동산 창업 54일차. 초반엔 매물 모아가는 데만 집중했어요. 솔직히 네이버 광고 전송을 아직 한 건도 못했습니다. 3월 까지도 매물을 모아가는데 주력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지금 제가 겪고 있는 부동산 창업 초반 제가 겪고 있는 시행착오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현재 저는 무자본 창업에 가깝습니다. 사무실은 보증금 없이 월 30만 원의 합동 사무실 입니다. 공유 오피스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합동 사무실이라고 해도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개인 사무실 처럼 쓸 수 있었죠. 하지만 50일이 지난 현재 결국 개인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블라인드 하나 내 맘대로 달 수 없는 게 그 이유입니다.

나름 전략적이었죠. 창업 초반엔 개설등록과 프로그램 설치로 인해 이리저리 끌려다니면 일주일 정도는 낭비할 거라 생각했고, 매물 작업을 위해 워킹을 다니면 마찬가지로 최소 한 달은 사무실에 붙어 있을 수 없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예상은 적중했고 비용 측면에선 이득을 봤습니다. 하지만 멘탈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부동산도 사업이고 내 사무실에서 업무를 봐야 제대로 된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담이 긍정적인 압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이쪽에서 오랫동안 업을 하고 계신 소장님들은 1층 부동산에서 월세 2~300만 원 내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잘 운영 중인 사무실 이전도 마음먹으면 주저 없이 하더군요. 그러나 저는 왜 이리 돈 쓰는 게 망설여 지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생 아끼던 습관이 문제일까요? 결국 이런 소극적인 태도는 사업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돈 이란 게 없을 때 참 무섭습니다. 있을 땐 좀 더 과감하고 다양한 상상도 하게 되는데 반대로 금전적 압박이 오면 사고가 굳고 행동도 움츠러 들게 됩니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북부인들은 "윈터 이스 커밍" 번역하자면 "긴 겨울이 다가 오고 있다"란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일상에서는 참고 견디다 보면 자연스럽게 봄이 오지만 금전적 겨울은 스스로 이겨내지 않으면 더 깊고 긴 겨울에 잡아 먹혀 버립니다.

결단: 다음 주 중으로 10층 사무실 계약과 지역 내 협회 가입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소소하게 집기 마련과 인테리어도 들어가야 겠죠. 기왕에 하는 거 특기를 살려 좀 예쁘게 만들어야 겠습니다.

사업을 일으키려면 비용 투입은 당연합니다. 이러한 비용 투입이 익숙하지 않는 사람에겐 곤욕이 되겠지만 그걸 극복하지 못하면 사업을 하면 안 될 일이죠. 점차적으로 늘려가 봅시다. 돈을 막대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내 돈과 사업에 투자할 돈 그리고 투자하고 얻고자 하는 목표 수익을 명확하게 설정하면 투자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줄어 들 겁니다. 사업에 투자하려고 했던 돈을 회삿돈이라고 최면을 좀 걸어야 겠습니다. 제 돈 쓰는 건 무섭지만 회삿돈은 내 돈이 아니니까 말이죠 ㅎㅎ 이래서 모든 사장님들이 쫌팽이 소리를 듣나 봅니다.

기왕에 말 나온 거 회삿돈으로 소고기 좀 사 먹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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