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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우 May 30. 2023

돈 되는 글을 쓰는 방법

헝그리 정신은 헝그리를 낳는다



"글이 돈이 돼?"



글은 돈이 된다. 엄격히 말하면 모든 돈 되는 것들은 글에서 시작된다. 부동산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경제의 흐름과 인간의 심리를 잘 파악해야 한다. 그런 동향을 살피는 것에 가장 쉬운 접근이 뉴스인데 부동산 투자에 성공하려면 우선 글로 된 뉴스를 잘 읽어야 한다. 글 자체가 돈이 되지 않지만 글을 통해 돈을 만드는 방식이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고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투자를 하려면 글을 읽어야 한다.



sns는 어떨까? 대표적으로 가장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인스타그램을 예로 들어보자. 지금 나는 북클럽 계정을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 조금만 있으면 1000 팔로워가 될 예정이다. 내 본 계정이 7년이나 지났음에도 여전히 팔로워 600명인 것에 비하면 이 북클럽 계정은 만든 지 3개월 만에 1k 팔로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처음엔 인스타그램이 왜 돈이 되는지 몰랐다.



유심히 관찰해 보니 인스타그램에서 돈 버는 방법은 결국 광고를 기반한 상품 판매라는 걸 알게 되었다. 미모의 여성들이 다수의 좋아요와 팔로워를 유치하고 나면 다음 순서로는 광고 목적으로 상품을 노출해 주거나 자신의 쇼핑몰을 만들고 공동구매를 진행한다는 문구가 많다. 즉 자신을 영향역 있는 사람 일명 '인플루언서'로 만들고 나면 홍보업체는 그 인플루언서에게 제품과 소정의 수고비를 제공한다. 이게 가장 초보적이면서도 계정의 질을 떨어트리는 방법이다. 진짜 선수들은 은근히 제품을 노출하고 자신이 직접 판매한다. 즉 인스타그램 계정을 잘 성장시키면 아주 좋은 홍보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먼저 자신일 뭘 팔아야 할지 정한 다음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다.



과거에는 자영업을 하게 되면 전단지나 현수막 정도가 홍보의 전부였다. 그나마 요식업계는 배달 책자에서 배달의 민족까지 홍보수단이 매우 상승했지만 배민을 쓰는 만큼 그 역효과와 비용도 자영업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그럼에도 요식업을 좀 아는 사람들은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통해 바이럴마케팅을 한다. 그러니 인스타그램 계정 하나만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고연봉 직장인 못지않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이런 인스타그램 계정을 키우려면 사진과 색감이라는 감성적인 부분도 있어야 하지만 그보단 맥락과 주제에 맞는 글을 잘 쓰고 명확한 타깃층을 설정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이때도 글 쓰기는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사진을 잘 찍어도 그것이 최종 판매와 연결되게 하려면 효과적인 dm발송 이라거나 제품 안내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dm발송도 카톡도 글쓰기다. 역시 글쓰기는 돈이 된다.



직관적으로 돈이 되는 글쓰기도 있다.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일정 금액을 약속받고 쓰는 글이다. 칼럼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뉴스나 잡지에서 만날 수 있는 글들은 대부분 프리랜서 작가들의 평소 통찰이나 자신의 전문 영역의 글을 쓴다. 이들의 대부분은 사회적인 명사인 경우가 많다. 유명 대학 교수라거나 신문사에서 주필을 했거나 하는 등이다. 일반인들이 이런 라인에 줄을 댈 수는 없기 때문에 나 같은 사람은 신문사 칼럼니스트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두 번째로 증권사 애널리스트 들이나 신문사 기자들은 월급을 받고 글을 쓰는 직업으로써의 글쓰기다. 석사들이나 박사들도 논문을 통해 글을 쓰는데 마찬가지로 일정 부분 돈을 받는다. 



그러나 머니머니 해도 돈 되는 글쓰기의 꽃은 책이다. 책으로 돈 벌기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출판사의 기획을 의뢰받고 그에 맞춰 글을 써주는 경우가 첫 번째다. 이들은 이미 인지도가 있는 작가들이거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이들이 본인의 사설을 너무 잘 쓰거나 우연한 기회에 유명해져서 의뢰받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경우는 순수 창작이다. 현재 가장 대중적인 순수 창작은 장르 문학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들의 대다수는 플랫폼에서 연재를 한다. 네이버 스토리나 카카오 페이지, 문피아 등에서 활동하며 주된 장르는 판타지 무협 로맨스 이세계물이다. 적어도 이들은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글이 공개가 되기 때문에 꽤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작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도만 생기면 매우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위로 올라가는 것도 쉽지 않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대다수의 에세이스트들이 몰려 있는 곳이 이곳 브런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에세이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글들이 있지만 에세이가 가장 많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이 좀 더 순수한 창작의 목적으로 이주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면 출판의 기회까지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출간을 목적으로 하는 많은 이들이 지금도 브런치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금 내 글도 브런치 툴을 이용해 작성하고 있고 현재 나는 세 번째 도전도 실패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런치에는 브런치 작가로 선정하는 일련의 기준이 있을 텐데 내가 이때까지 발행한 글이나 그 패턴이 브런치와는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성실성을 담보하기 위해 이렇게 100일간 매일 1시간 100개의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이걸로도 브런치 작가가 되지 못한다면 어딜 가도 안 될 거 같긴 하다. (다행히 금방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내 글은 돈이 안된다."



이 글은 내가 쓰기 위한 목적이었지 누가 읽어주길 바라는 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아니었다. 시작부터 글렀다. 장르소설 작가들은 조회수에 사활을 건다. 그렇지 못한 이들은 이미 도태되었다고 봐야 한다. 우연히 조회수가 터지는 경우도 있지만 실력이 없는 재미가 없는 글은 결국 묻히게 된다. 세상이 그렇다. 그나마 이 글이 조회수를 조금이라도 올릴 수 있다면 그 이유는 제목으로 어그로를 조금 끌었기 때문일 것이다. 썸네일과 어그로는 정말 정말 중요하다.



가장 높은 수준의 글쓰기 중 하나는 문학이 아닐까. 문학의 역할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인간 본연의 정신을 찾아가는 한편 세상과 우주에 대해서도 말하는 것도 포함하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깊은 곳까지 문자로 표현해 내는 것이 문학이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 탓에 좋은 문학작품은 일반인의 상상력을 뛰어넘기 때문에 평범한 독자의 외면을 받는다. 문학엔 소설과 시 수필 희곡이 있고 나는 이 중에 수필을 가장 많이 썼고 소설과 희곡은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해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소설은 돈이 될까? 수필은 돈이 될까? 나는 소설을 써 본 적이 없어서 소설가들이 잘 팔릴만한 글을 쓰는 건지 일단 재미와는 상관없이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자의적으로 원한다면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소설은 일종의 클리쉐가 있을 테니 그걸 분석하고 적용하면 웰메이드 소설이 나올 것 같긴 하다. 특정 분야에 10년 이상 종사하면 그 분야의 생태계가 눈에 들어오기 마련인데 그 정도 수준이 되면 자신의 재능 여부와는 관계없이 보는 눈은 확실하게 생기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직업적이 되어 버려서다. 쉽게 말해 BTS 스타일의 음악은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든지 작곡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비슷하게 작곡할 수 있는 것과 그만큼 유명해지는 건 완전 별개의 영역이다.



지금의 나는 하루 1시간 글쓰기에 익숙해져 가는 중이기 때문에 그런 생태계 까지는 잘 모른다. 아직까진 명확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이제는 진짜 솜씨 좋은 글과 그저 그런 글들은 감으로 구분할 수 있는 정도는 된 것 같다. 똑같은 류의 문장이라도 유치하거나 위대한 건 진짜 한 끝 차이다. 싸구려 무대의상이 대기실과 길에서는 허접해 보여도 무대 위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 그만큼 멋진 옷도 없다. 같은 장르 같은 감성의 200만 유튜버의 영상인데도 한쪽은 취향이고 한쪽은 아니듯 이 한 끝의 차이는 정말 크다. <코스모스>에서 칼 세이건이 우주에서 바라보면 지구는 하나의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하다고 했는데 어쩌면 이 한 끝도 사실은 인간이 바라본 지구만큼 큰 점이 아닐까?



대중성을 외면한 체 자신의 세계에 빠져 일부러 어려운 말만 찾아서 글 쓰는 사람들도 있다. 미셸 푸코가 그랬던가?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지만 구조주의 철학자 중에 한 명이 그랬다(무책임). 글을 쉽게 쓰면 독자로 하여 글을 해석하는 재미를 빼앗는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요즘처럼 어떻게든 쉽게 글을 쓰려는 사조와는 맞지 않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어려운 글쓰기에는 조건이 필요하다. 여유로운 삶이다. 예술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삶이 여유로운 이들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삶이 각팍한 사람들은 우선 끼니부터 해결해야 하는 게 옳지 않겠는가. 헝그리 정신으로 뭔들 해봐야 그것들은 모두 헝그리 정신에 기반한 것들이기 때문에 그 범주를 벗어나긴 힘들다. <인간의 굴레에서>의 주인공 필립도 지독한 궁핍을 맛보고 나서 삶의 여유로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가난이라는 굴레가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잘 보여주었다. 물론 예술의 발전과 기술의 발전이 궁핍에서 탄생한 건지 아니면 적당히 안정된 삶에서 탄생한 건지는 연구해봐야 할 사안이긴 하다. 사실 결핍과 평온 사이에서의 문제라기보다는 엉뚱함과 집요함이 만들어 내는 것인 것 같긴 하다. 



오늘 이 글을 쓴 이유는 나도 돈 되는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글을 써서 유명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유명해지면 내가 뭘 써도 팔리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글이 부끄러워 증거로 남기는 걸 두려워 하지만 나는 부끄러운 글이라도 돈이 된다면 공개하고 싶다.



최근 내 지인들은 내 글의 발전하는 과정을 보고 즐거워하고 칭찬해 준다. 처음부터 완벽한 건 없다. 아니 완벽한 건 애초에 없다. 우리의 삶은 불안정을 인정하는 과학의 토대에 세워져 있는 탓이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도 난 살아간다. 그래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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