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인공지능 수업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된다. 인공지능은 사람인가? 에 대한 질문이다. 일단 사람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정의부터 살펴보자 사람은 유아기 때 자극에 대해 반응하며 성장하다가 언어를 배우며 주변 사람들과 소통한다. 그리고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자아의식, 자유의지, 책임감을 배운다. 즉 사람은 단순히 지적인 행동만 하지 않고 정신적 활동을 복합적으로 하는 고도의 지적인 생명체이다. 그런 관점에서 인공지능도 사람처럼 지적인 능력과 함께 복잡한 정신적 활동을 하도록 만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일단 인공지능의 지적 행동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오감을 이용해 자극(데이터)을 받아들이고 기계학습으로 판단하고 반응하는 과정은 기술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특정 분야의 인공지능을 다른 분야로 활용할 때는 기계학습을 다시 시켜야 한다. (알파고가 바둑 게임에서는 승리할 수 있지만 다른 게임에서 승리하기까지 오랜 학습이 다시 필요함) 현재 인공지능은 적용하는 분야 이외에서 활용하는데 문제가 많다. 이런 면에서 인간의 두뇌는 매우 다양한 문제를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과 차이가 크다.
인공지능의 다양한 알고리즘
과학에서 모델(Model)은 현실세계를 설명하는 개념적 정보이다. 사람 두뇌에도 현실세계에 대한 모델이 많고 지적 사고를 하는 과정에서 모델이 미치는 영향은 크다. 예를 들면 낯선 사람을 만나 대화할 경우와 친한 친구와 대화할 때 수준이 달라지는데 상대방에 대한 모델(배경, 취미, 관심사 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대화와 인식의 수준이 달라진다. 따라서 머리 속에 주변 환경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담긴 모델이 있으면 행동하기 훨씬 좋아진다. 그런데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는 모델은 우리가 적절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데 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이 세상의 많은 지식을 모델로 학습하고 저장하는 것이 가능한지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공상과학 영화 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란 영화가 있다. 우주 탐사 우주선에 비행사를 돕기 위해 인공지능이 개발되었는데 나중에 인공지능이 우주선을 탈취하려고 비행사를 속이고 비행사들의 행동을 예측해 자기를 방어한다. 결국 영화는 몇몇 비행사가 목숨을 잃고 인공지능도 전원이 커지면서 끝난다. 이는 터이네이터 제네시스 란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여기에 인공지능에 자아의식을 만드는 것으로 확대하면 더 복잡해진다. 자아의식은 외부의 모든 관계나 영향을 제외하고 자기 내면의 마음을 성찰하며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다. 다양한 현상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고 이런 감정들이 사람의 다음 행동에 영향을 준다. 또한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하려고 하는 윤리의식을 가지고 있다. 지적인 행동을 하더라도 자아의식이 없다면 죄책감을 느낄 수 없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제어 없이 해서 사회에 큰 문제를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자의식을 개발하는 것은 아직 먼 애기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아무 책임을 질 수 없다.)
그런데 현재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탈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객관적으로 메인 포탈에 뉴스를 올린다고 하며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는데 좀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 모델링과 로우 데이터는 결국 사람이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뉴스 편향성에 대한 논란을 인공지능에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 모델링 개념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쉽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한동안 혈액형이나 MBTI 유형을 따지는 것이 유행인 적이 있었다. 사람의 성격 유형을 나눈 뒤 나는 어떤 유형으로 분류되고 그 성격을 파악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인공지능의 모델링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인식의 틀에서 사람을 분류하고 그 특징을 알고 그에 맞게 대응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과학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책을 읽어보면 패러다임 이론이 나온다.
토마스쿤 과학혁명의 구조
자연현상을 인식하는 인식의 틀이 패러다임이다. 기존의 정상과학을 설정한 후 수많은 자연현상을 그 정상과학 틀 안에서 해석하고 검증해간다.(퍼즐놀이) 그리고 그 정상과학을 더욱 견고히 한다. => 하나의 패러다임이 형성됨 그러다가 정상과학에 반하는 많은 반증 사례가 나오면 패러다임 위기에 빠지고 이를 설명하는 새로운 정상과학이 나온다. 그리고 두 이론이 서로 경쟁하다가 새로운 정상과학으로 지휘가 바뀌는 것을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한다. 자연현상을 객관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인식의 틀조차 모델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측면에서 사람의 인식 틀, 모델링을 통해 사회 가운데 가장 폭발적으로 드러나고 충돌하는 영역이 정치인 것 같다. 특히 한 나라의 운명과 미래를 책임질 대통령 선거는 정치 시즌의 꽃이다. 요즘 두 후보의 많은 정보를 뉴스에서 듣게 되고 관심 있게 확인한다. 그런데 과연 어떤 정보가 진실이고 어떤 정보가 가짜 뉴스인지 구분하기 너무 어렵다. 워낙 많은 뉴스와 정보가 시시때때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여러 후보 중 어떤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하고 투표해야 할지 국민들이 결정해야 하는데 그 결정이라는 행동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은 결국 인식의 틀, 모델링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모델링을 형성하도록 만드는 것을 정치적 용어로 "프레임"이라고 부른다.
조지 레이코프 프레임 전쟁
그래서 정치라는 분야는 모든 영역을 가장 잘 드러내고 이미지화시키는 종합예술과 같다. 그리고 각 정당들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프레임을 형성하도록 노력한다. 프레임안에는 후보의 과거 인생의 족적과 선택들, 가족 관계 등이 포함된다. 그래서 후보의 공약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 행적, 과오, 가족 문제 등을 통해 그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쟁, 지정학적 상황, 이념 대립 등이 강한 분위기이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까지 추가하여 모델링이 되어 더욱 혼란스럽다. 하지만 우리는 인공지능과 다르게 지적능력뿐만 아니라 자아의식과 상식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잘 판단하리라 소망한다. 대선으로 시끄러운 요즘 인공지능의 모델링 관점에서 바라보니 좀 새롭게 보이는 것 같다. 다들 자신의 모델링과 다양한 정보를 통해 판단하고 꼭 이번 선거에 투표하길 바란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를 당하는 것이다. - 플라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