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4차 산업혁명, 코로나 판데믹, 디지털전환시대,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전환교육 등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교사들의 수업도, 삶도 점점 바꿔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시대, 교육, 학교, 교사의 변화를 교사 개인의 수업과 태도와 생각의 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요즘 저의 수업 내용을 에세이 형식으로 연재하고자 합니다.
“유유자적(悠悠自適)” ; 속세를 떠나 아무것에도 매이지 않고 자유로우며 편안하게 사는 삶!
이 단어를 교직생활의 모토로 삼으며 지난 10년동안 학생들과 함께 텃밭에서 상추, 치커리, 감자 등을 가꾸고 커피와 인문학 책을 즐기며 교직의 낭만을 추구하는 생물교사이었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된 후 겨울방학이 다가오는 어느 날! 교감선생님의 운명적인 부탁(?)을 받았습니다. 당시 과학부장이였는데 온라인 교과서 선도학교 사업에 지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뭐지... 안한다고 버티기도 했지만 결국 선도학교에 지원하여 책임자로 운영하게 되었습니다ㅠ 처음에는 IT를 다루는 것에 하나도 모르겠고 굳이 지금까지 수업을 바꿔야 하나? 불만과 불평이 입밖으로 나오는 것을 겨우 겨우 참으며 젊은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씩 해갔습니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업무라는 짐이 점점 무거워져 도저히 피할 수 없었기에 겨울방학동안 심호흡을 한번 하면서 차근 차근 온라인 교과서를 만들었습니다. 노션이라는 프로그램은 원래 일정 정리하고 메모할 수 있고 콘텐츠를 삽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이를 교과서화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와 홈페이지 자료를 참고하면서 기능을 배워갔고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만들어보는 교과서 웹페이지였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교과 내용을 구성하고 원하는 영상, 이미지 콘텐츠를 삽입할 수 있었습니다. ‘어?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온라인상으로 쉽게 할 수 있네??’ 처음에는 귀찮았지만 하나 하나 만들어가면서 과거 수업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점점 마음에 들었습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안된다고 소리치는 낭만교사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추구하는 과학교사 사이에 갈등하는 “대혼란의 멀티버스!!” ㅋ 결국 과학교사로써의 자아가 이겨 계속 만들게 되었습니다. ^-^
표1. 처음 만든 과학사 온라인 교과서
개학날이 되고 새롭게 준비한 수업자료를 가시고 학생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잘 못알아들으면 어떻게 하지? 라는 걱정도 잠시 아이들은 크롬북, 온라인 교과서도 너무 편안하게(?) 잘 사용하는 모습에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개인 크롬북을 가지고 수업을 하기 때문에 중간, 중간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바로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 이해해갔습니다. 하지만 한편 수업때 아이들이 노트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딴 짓(?)을 하지 않을까? 걱정되었습니다. 보통 교실 뒤에 앉아있는 학생들에게는 게임, 웹툰의 유혹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각한 방안이 패들렛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하여 모둠별로 필요한 자료를 찾아 온라인 상에 올리게 하고 같이 댓글을 달면서 온라인 토론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교사는 온라인으로 올라오는 자료와 토론 내용을 컴퓨터 모니터로 보면서 실시간 코멘트도 해주고 피드백도 해주었습니다.
표2. 패들렛과 크롬북
이렇게 아이들과 상호작용하는 수업 방식에 아이들은 재미있어 했습니다. 그냥 앉아서 수동적으로 듣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교사가 제시하는 문제상황을 아이들이 스스로 힘을 합쳐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생각을 공유하면서 해결해가는 수업이 되었습니다. 이런 수업 이후에 자는 학생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다들 대화하고 놀면서 배우는 수업에는 잠을 자지 않았습니다. 교실은 어느덧 활기가 찼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우울한 마음들이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조금씩 회복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때 진짜 학교가 살아있구나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스스로 무언가를 자기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학교 시험은 항상 아이들에게 좌절을 주고 너의 능력으로 이것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는데 이 수업에서는 한 시간동안 한가지 미션을 해결해가는 게임과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능력치가 쌓이면서 레벨업되는 시간이 바로 수업임을 느끼게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그동안 배웠던 내용을 게임형 수업 플랫폼을 이용하여 온라인상으로 퀴즈를 내고 아이들은 크롬북으로 정답을 눌러 맞추게 했습니다. 서로 먼저 정답을 맞추겠다고 집중하는 모습이 재밉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맞춘 학생에게는 상품을 줄 때 아이들은 의기양양하며 자랑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렇듯 소통 – 협력 – 문제해결 – 성장 이라는 수업의 목표에 SW AI 기술이 첨가될 때 더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새롭게 바뀐 수업과 환경속에서 저는 SW AI 교사로써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 하면 좀더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대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저는 아직도 교사로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솔직히 무섭습니다. 하지만 그 도전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수업을 듣는 학생들입니다.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 활기찬 웃음소리, 미소가 “선생님은 할 수 있어요” 라고 응원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이 길을 한번 걸어가보고 싶습니다. 내 수업을 듣는 아이들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