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ude behaviour "
“당신 딸 좀 깨워줘요. 아무리 불러도 안 일어나요.”
홈대디는 한숨을 내쉬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이오, 일어나. 7시 넘었어. 네 기상시간이잖아!!“
첫째 아이오의 아침은 늘 다이나믹하다. 에너지 넘치고 솔직한 감정을 가진 아이오지만, 그만큼 경계를 넘을 때도 있다. 특히 아침에는 짜증이 많아 더욱 그렇다.
7시의 시작: 아이오 깨우기
아침 7시, 아이오의 방으로 조용히 들어간다.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방. 암막 커튼을 걷으면 아이오가 자연스럽게 일어나곤 했다. 그런데 며칠 전, 커튼을 걷어도 깨어나지 않아 방 불을 켰다가 온갖 짜증을 들어야 했다. 오늘은 방법을 달리해, 불을 켜지 않고 조용히 기다려 봤다. 인기척을 느낀 건지 아이오가 슬며시 일어나더니 나를 보자마자 잠투정을 시작했다.
“엄마, 아빠!!(음냐음냐..)”
“Wake up 아이오! 학교 가야 해!”
내가 재촉하자, 아이오는 묵묵부답. 더는 기다릴 수 없어 결국 방 불을 켜니, 아이오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곤 나를 밀쳐내고 다시 이불속으로 숨어버렸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세상에 이렇게 버릇없을 수가 있나?’
하지만 꾹 참았다.
아빠의 등장
결국 아이의 아빠, 카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Could you help me? I was trying to wake her up but she still..) “당신 딸 좀 깨워줘요. 아무리 불러도 안 일어나요.”
카순은 특유의 한숨을 내쉬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이오, 일어나. 7시 넘었어. 네 기상시간이잖아!”
무서운 아빠의 말에 결국 아이오는 말없이 일어났다. 속으로는 통쾌했다. ‘거봐, 일어나라 했을 때 일어났어야지!’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삐죽 나온 입으로 나를 째려보던 아이오는 옷을 느릿느릿 입고는 크림통을 가져가 숨겨버렸다. 크림을 발라주려던 내 손은 멈췄다.(아침마다 아이의 등에 아토피 크림을 발라줘야했다.)
“왜 그러니? 나는 널 도와주려고 하는 거야.”
내 말에 민망했는지 아이오는 멋쩍게 웃었지만, 여전히 투덜댔다. 급기야 “스탑잇!”이라며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순간적으로 속이 답답해졌다. 아이오를 단호하게 혼낼 수 없는 내 입장이 떠올랐다. 한국어로 마음껏 표현할 수 있었다면 좋겠지만, 영어 실력이 제한적이다 보니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나는 이 집의 부모가 아니었다. 아이오를 어디까지 엄하게 대해야 하는지 늘 고민이었다. 하지만 이후 아이오의 부모님은 내게 분명히 말했다. “우리도 아이의 행동을 고치려면 야미가 좀 더 단호해질 필요가 있어, 잘못된 행동은 바로잡아줘.”
조금씩 조율되는 거리감
그날 이후, 부모님의 말은 내게 큰 용기를 주었다. 아이오의 잘못된 행동은 그냥 넘기지 않고, 단호한 태도로 대하기 시작했다. 마냥 감싸는 것이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우리의 관계는 점차 조화롭게 변해갔다. 조금씩, 하지만 확실히.
이제는 아이오가 아침에 짜증을 부려도 내 마음은 예전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오늘도 ‘참을 인’을 되새기며 크림을 손에 묻히고, 아이오가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하루하루 우리는 그렇게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