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미에게 그 이야기를 들은 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계속 고민을 했다. 와이프한테 말하자마자
그녀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야미가 그렇게 얘기했다고?
이건 우리의 개인적인 일이야.
베이비시터가 이 일에 관여해서는 안돼."
"좋은 뜻으로 전해준거 같아."
"그래도 아이오가 비밀로
해달라고 했으면 우리한테
전하지 말았어야지."
"응.."
.
.
이 일이 있고나서부터
와이프는 계속해서 베이비시터의
신경을 일부러
건드리는 것처럼 보였다.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듯한 모습인데
왜 저렇게 하는지,
그냥 놔두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불똥이 튈 것 같았다.
야미도 은근히 기분이 상한 듯
1층으로 잘 내려오지도 않고
저녁식사도 따로 먹겠다고 하는 등
점점 거리가 더 멀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여자들 사이의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집안에서
난 어찌해야 할지 머리를
감싸 쥐며 고민했다.
.
.
그러던 어느 날, 와이프의 생일이 되어
야미에게 베이비시팅을 맡기고 우린
외박을 하게 됐다.
나는 이번기회에 집안 분위기도 바뀌고
와이프가 기분 좋은
생일날을 보내게 하고 싶었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직원에게 추천받은 예쁜
목걸이도 선물로 준비했다.
평소 마시는 것과는 다른
고급 와인 한잔과
함께 분위기는 무르익으며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울리는 불길한 문자음
[띵동]
"뭐...??!?!"
그런데 어떤 문자를 받고는
대뜸 찢어질듯한 목소리로
소리를 내지르는 와이프.
레스토랑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
민망했지만 와이프를 진정시켜야 했다.
"무슨 일이야??"
"이 문자 좀 봐봐."
야미에게서 온 문자였다.
문자의 내용은 이랬다.
.
.
[티나에게, 오늘 생일인데
이런 문자를 보내게 되어 미안해요.
티나, 전 여태 여러 번 참아왔어요.
아이오는 정말 무례한
행동을 자주 해서 제가 너무 힘들어요.
그래도 아이니까
최대한 타이르면서 우리 관계를 잘
이어가려고 노력해 왔어요.
그런데 오늘 밤일은 제가 참을 수 없어요.
집으로 돌아오면
아이와 다 같이 이야기를 했으면 해요.
내일 봐요.]
"이게 무슨 말이야..?
아이오가 공을 야미 얼굴에 던져서 맞았다고?"
"응 그런 거 같아. 그래서 야미가 화난 것 같아."
"왜 하필 오늘.."
"됐어.. 그냥 집으로
빨리 돌아가자. 집에 가서 그냥 쉬고 싶어."
"알겠어, 일어나자."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와이프의 생일밤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집에 오자 이미
모두가 잠든 듯 고요하고 어두운 집
우린 집에 오자마자 작업실로 들어가
유아용 cctv를 확인했다.
거실에서 케이토와
놀아주고 있는 야미의 모습이 보였고
피아노연습을 하다 말고
계속 야미와 케이토에게 말을
거는 아이오의 모습이 보였다.
이내 아이오와 야미가
말씨름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곧이어 아이오의 몸집만 한 노란색 짐볼이
내던져졌고 얼굴에
정통으로 맞은 야미의 모습이 포착됐다.
.
.
아내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